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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비상사태 해제...미 해군 병력, 필리핀서 구호 작업 돌입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집트가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석 달간 유지해온 국가 비상사태를 해제했습니다. 필리핀 태풍 하이옌 피해 지역에서는 미군 항공모함과 해군 병력이 긴급 구호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 격납용기에서 오염수가 유출되는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이집트로 먼저 가볼까요? 국가비상사태가 풀렸다고요?

기자) 네. 이집트 정부는 지난 석 달간 시행해온 국가비상사태를 오늘(14일) 공식 해제했습니다. 앞서 이집트 법원은 지난 12일 비상사태 해제를 명령했었고, 오늘 이집트 정부가 이를 이행한 것입니다. 하지만 함께 풀릴 것으로 예상됐던 야간통행금지는 당분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당초 이집트가 왜 비상사태를 시행했었습니까?

기자) 이집트에서는 지난 7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군부에 의해 축출됐습니다. 그러자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의 시위가 계속됐고, 군경이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해 1천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과도정부가 지난 8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무르시 지지 시위와 관련 세력의 활동을 강력히 단속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체포됐고요.

진행자) 비상사태를 해재한 건 혼란이 가라앉았기 때문입니까?

기자) 비상사태를 해제한 건 당초 제시한 시한이 다됐기 때문입니다. 이집트에서는 유혈사태가 최고조에 달했던 때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무르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도 간간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초 무르시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이 열린 날에는 이집트 대법원 주변 등에서 큰 규모의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과도정부는 지난 9월 원래 한 달로 예정했던 비상사태를 두 달 더 연장하면서, 국내외에서 비난을 받았었습니다. 이번에도 얼마 전 카이로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이집트 정부에 비상사태 해제와 민주적인 통치를 강력히 요구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겠군요?

기자) 네. 미국은 앞서 이집트 법원이 비상사태 해제를 결정한 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집트 시민들도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는데요. 특히 그 동안 심각한 타격을 받았던 관광업계 등이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야간통행금지도 곧 해제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수감 중인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소식도 있는데, 좀 전해주시죠?

기자)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무르시 전 대통령은 어제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성명을 냈습니다. 자신이 축출된 과정을 군부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이는 국가에 대한 반역이자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 7월 축출되기 하루 전, 군부에 의해 이미 납치됐다는 내용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전히 자신이 대통령으로 다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까?

기자) 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어제 성명에서 여전히 자신이 이집트의 유일한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쿠데타가 번복되고 자신이 대통령으로 다시 복귀하지 않는 한, 이집트의 안정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아로 말했습니다. 쿠데타가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진행자) 무르시 전 대통령은 현재 계속 수감 중인 상태죠?

기자) 네. 또 살인과 폭력을 교사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내년 1월에 공판을 다시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무르시 지지자 12명에 징역 17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이집트 관영 매체가 오늘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들은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벌어진 시위 과정에서 폭력 혐의로 체포됐는데, 이번에 상당한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현재 이집트에서는 비슷한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필리핀 태풍 '하이옌' 피해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 항공모함이 현지에서 구호활동에 돌입했군요?

기자) 지난 12일 홍콩을 출발한 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와 7척의 미 해군 군함이 태풍 최대 피해지인 타클로반 인근 해상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선단에는 승무원 5천5백명이 탑승하고, 항공기도 80대나 실려있는데요. 즉각 긴급 구호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진행자)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 해군에 따르면 무엇보다 21대의 헬기와 수직이착륙기가 초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타클로반에서는 태풍으로 공항과 도로가 피해를 입었고, 특히 구호가 가장 시급한 지역에 접근이 어렵습니다. 또 구호품과 인력을 실어나를 차량이 있다고 해도, 기름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운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 해군은 활주로가 없어도 이착륙이 가능한 헬기와 수직이착륙기를 동원해서 차량으로는 접근이 힘든 곳에도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초기 구호 활동에 큰 도움이 되겠군요?

기자) 네. 또 미군은 구호물자 운송 외에 인명 구조와 긴급 복구 작업에도 투입될 예정입니다. 미군은 이번 주말까지 1천명의 병력을 추가로 파견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일본도 자위대 병력 1천명을 필리핀에 보낸다고요?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늘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에 밝힌 내용입니다. 1천명은 자위대의 해외 긴급구호 활동 파견으로는 가장 큰 규몹니다. 구호활동 참가는 자위대의 활동 범위와 역할을 확대하려는 아베 정부의 의도에도 도움이 되는 조칩니다.

진행자) 타클로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구호물자가 전달되기 시작했다는 소식과 함께 치안 상황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필리핀 정부는 오늘 5만 명에게 긴급 식량을 배포했는데요. 여기에는 쌀 6 킬로그램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비상 식량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타클로반 주민의 25 퍼센트, 또 전체 태풍 피해 주민의 3 퍼센트 밖에 안되는 수준이라, 여전히 지원이 시급합니다. 또 타클로반 시정부는 여전히 마비 상태인데요. 평소 2천5백명이 일하는 청사에는 오늘 70명만 출근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어제 타클로반 감옥에서 탈옥한 죄수들이 무장한 채 주민들을 공격하고, 식량을 약탈했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기자) 아직 검거하지 못했습니다. 또 탈옥범의 규모 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심각한 태풍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치안 불안의 고통까지 겪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희생자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을 집단 매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참혹한 광경이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정부에도 점점 비난이 몰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필리핀 정부가 태풍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난 상황에 대해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고, 또 피해자 지원과 사태 수습도 원활하지 못하다는 비난입니다. 타클로반에서 탈출한 주민들 중 일부는 태풍이 상륙하기 전 대피하라는 경고를 받지 못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 집계에 대한 의문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초 지역 정부와 경찰 추산은 타클로반에서만 사망자가 1만명이 넘는다는 것이었지만,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이를 2천명에서 2천5백명 수준으로 정정했었습니다.

진행자) 정부가 사망자 집계를 축소했다는 건가요?

기자) 사망자 수가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적십자에 따르면 초기 실종자가 2만2천명에 달하는데요. 물론 이 중에는 단순히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현재 타클로반에서는 전기와 통신이 모두 끊긴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필리핀 정부의 최대 2천5백명 선보다는 훨씬 많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 사망자 집계는 어제 2천275명에서 오늘은 2천35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소식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 격납용기에서 오염수가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요?

기자)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따르면, 원자로 건물 지하에 투입한 원격 조작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격납용기 압력억제실 주변 2곳에서 오염수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콸콸 세어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 동안 원자로 냉각에 쓰인 오염수 저장탱크에서 오염수가 유출된 사고는 있었지만, 원자로 건물 내부에서도 오염수가 계속 유출되고 있다는 것은 처음 확인된 겁니다.

진행자) 왜 문제가 생긴건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녹아내린 핵연료가 격납용기에도 손상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격납용기 오염수 유출로 어떤 위험이 있습니까?

기자) 도쿄원전은 그 동안 원자로를 냉각시키고 난 오염수를 저장탱크에 보관하면서 추가 오염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하지만 격납로에서 고농도 오염수가 직접 세어나온다면 오염수 관리에 큰 허점이 있는겁니다 또 이런 고농두 오염수가 건물 지하로 흘러들어가서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결국 인근 지역이나 바다로 오염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누수 지점이 더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곧 쓸 수 없게된 원자로의 핵연료봉을 제거하는 더욱 위험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는데요. 격납용기의 손상을 보수해야 한다면 관련 작업이 더욱 늦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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