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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사찰 관련 실질적 방안 제시"...유엔 특사, 시리아 내전 장기화 경고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강대국들과의 핵 협상에 이어, IAEA에도 핵 시설 사찰에 관한 새 방안을 제시하면서, 핵 문제 타결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엔-아랍연맹 공동 시리아 특사가 다마스쿠스를 방문했지만, 평화회담 개최를 위한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어제 톈안먼 광장에서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차량 돌진 사건의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입니다.

진행자) 이란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이란의 핵 협상 관계자들이 어제(28일)에 이어 오늘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 본부에서 자국 핵 시설 사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란은 현재 강대국들과 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고, 별도로 IAEA와는 핵 시설 사찰에 관한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이란은 강대국들과의 핵 협상에서 보다 광범위한 핵 사찰을 수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어제 IAEA에서도 문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떤 제안입니까?

기자)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레자 나자피 IAEA 주재 이란 대사는 새 제안이 핵 협상 문제를 풀기위한 실질적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란과 IAEA는 2년 가까이 핵 사찰 협상을 벌였지만 진전이 없었습니다. IAEA는 그 동안 핵무기 개발을 위한 고폭 실험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란 군 시설에 사찰을 요구했고, 이란은 이를 거부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란에 중도파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재개된 이번 협상에서는 어느 때보다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나자피 대사는 이란과 IAEA의 견해 차이를 해소할 시기가 온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과거 협상 과정에서 겪었던 갈등이 변화의 걸림돌이 되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외무차관이 IAEA 사무총장과 만났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이란의 실무협상을 지휘하는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이 어제 IAEA 본부에서 아마노 유키아 사무총장과 면담했는데요. 이 역시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이란 협상 대표가 IAEA 수장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아락치 차관 역시 핵 사찰 문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접근을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분위기를 보면 다음 달 7일 재개되는 이란과 강대국들 사이의 핵 협상에서도 기대를 갖게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이란은 내일부터 이틀간 역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P5+1 국가들과 전문가 회의를 갖습니다. 다음달 협상을 앞두고, 양측 전문가들이 기술적이고 실무적인 사안을 미리 협의하는 자린데요. 이란이 이렇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협상 타결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 소식 한 가지 더 살펴보죠. 이란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내놨다고요?

기자) 메흐디 호세이니 이란 석유장관 보좌관이 오늘 '파이낸셜타임스'에 실린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미국과 유럽 기업이 자국 석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바이백 계약을 없애겠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백에 대해 좀 설명을 드리면, 외국 기업이 이란에 투자 하더라도 운영권은 이란 정부에 주고, 수익만 받아가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제한을 없앤다는 것은, 외국 기업의 석유개발 소유권을 인정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상당히 획기적인 변화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취임 후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한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호세이니 보좌관은 어제 인터뷰에서, 이란이 앞으로 3년간 10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으며, 바이백 계약을 없애기로 한 것도 이를 위한 조치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외국 기업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선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 로하니 정부 이후 이미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이미 이란과 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 핵 협상 진전으로 이란에 대한 제재가 완화된다면 더욱 탄력을 받을텐데요. 이란의 획기적인 투자 제한 완화 조치가 성과를 거둘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시리아로 가보겠습니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아랍연맹 공동 특사가 시리아를 방문 중이라고요?

기자) 네. 브라히미 특사는 시리아 주변국들을 순방한 데 이어 어젯밤 다마스쿠스에 도착했습니다. 브라히미 특사는 다음 달 평화회담 개최를 위한 해법을 모색 중인데요. 시리아 아사드 정부와 반군의 요구에 심각한 차이가 있고, 또 반군 사이에서도 분열이 심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브라히미 특사는 시리아 방문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평화회담을 통한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시리아가 장기간 내전으로 황폐화된 소말리아 같은 상황이 되가고 있고,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 열린 '시리아의 친구들' 회의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이 시리아 야권과 반군 측에 평화회담 참가를 촉구했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반군 내에서도 분열이 있다는 겁니까?

기자) 오히려 갈등이 깊어지면서 현재로선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리아 야권과 반군 중에도 일부는 평화회담 참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퇴진하기 전에는 협상에 임할 수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지난 27일에는 19개 이슬람 반군 단체들이 평화회담 참가자를 배신자로 간주하고 처형하겠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브라히미 특사가 시리아에 있지만, 절충점을 찾기가 어려워 보이는군요?

기자) 브라히미 특사도 어제 인터뷰에서 아사드 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브라히미 특사는 아사드 대통령이 시리아 과도 정부 구성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새 정부에서 계속 지도자로 남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브라히미 특사는 앞서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시리아 정부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는 당초 다음달 중에 평화회담을 개최한다는 목표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에 합의하면서 그런 목표를 제시했었습니다. 시리아 내전의 모든 당사자들이 모여서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폭력사태를 중단시키자는 건데요.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를 놓고 회담 개최 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시리아에서는 현재 화학무기금지기구 소속 감시단이 화학무기 폐기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내년 중순까지 모든 화학무기와 관련 시설을 전량 폐기한다는 계획이고, 우선 다음 달 초까지 화학무기 생산 시설을 모두 폐기한다는 목표였습니다. 화학무기금지기구에 따르면 감시단이 지난 4주간 시리아가 신고한 관련 시설 23곳 중 21곳을 방문했고, 생산 시설을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시리아의 화학무기 생산 능력이 크게 제한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나머지 2 곳은 아직 방문하지 못한건가요?

기자) 네. 2곳은 안전 상의 이유 때문에 방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 내 모든 화학무기 생산 시설을 폐기하기 위한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시리아 정부도 계속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엔 중국 소식입니다. 어제 베이징 톈안먼 광장 인근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여러명이 숨졌는데. 중국 당국이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군요?

기자) 톈안먼 광장은 베이징의 중심이고, 지난 1989년 중국 민주화 운동이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죠. 어제 이 곳에서는 차량이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돌진해서 다리를 들이받고 불길에 휩쌓였는데요. 차에 타고 있던 3명과 행인 2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경찰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입니다. 또 베이징 인근 호텔 등을 샅샅이 수색하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된 2명의 위구르인을 찾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차에 타고 있다가 숨진 3명 말고, 용의자가 더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하지만 이번 사건이 고의적인 테러고, 위구르인이 저질렀다는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었습니다. 다만 경찰이 수배한 용의자의 이름을 보면 위구르 인으로 보입니다. 신장 자치구에서는 그 동안 중국의 통치에 반대하는 독립 운동이 있어왔고, 위구르족과 한족 간의 유혈 충돌도 벌어졌었습니다.

진행자) 만약 테러가 사실이라면, 치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겠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앞으로 베이징에서 큰 정치 행사들을 앞두고 있는데요. 특히 주요 공공기관이 몰려있고, 경비가 가장 삼엄하다는 톈안먼에서 테러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그런 상황이 재발된다면 심각합니다. 중국 경찰은 톈안먼 일대의 경비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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