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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일방위지침 개정 착수...이탈리아서 난민선 침몰, 수백명 사망·실종


세계 각 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오늘도 VOA 김근삼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일본이 미일 외교·국방장관 회의 합의에 따라 양국 방위협력지침 개정에 착수했습니다. 이탈리아 남부 해안에서 난민선이 침몰해 수백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애도의 날을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늘도 아시아로 먼저 가보겠습니다. 일본이 미국과의 방위협력지침 개정에 착수했다고요?

기자) 네. 어제 미일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개정하기로 합의한지 하루 만에, 일본 방위성이 검토준비위원회를 설치하고, 개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이와 관련해, 최근 일본을 둘러싼 안보환경이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지침을 대담하게 수정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을 담게 될까요?

기자) 미국과 일본은 어제 양국 안보 회의에서 두 나라 안보동맹을 21세기의 새로운 환경에 맞게 현대화하기로 했는데요. 방위지침 개정과 관련해 북한의 위협과 국제 테러, 또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한 안보동맹을 구축하고, 특히 일본의 역량을 강화해 안보동맹에 더욱 기여하도록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었습니다.

진행자) 일본의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아베 정부는 그 동안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비롯해 방위 태세 강화를 추진해왔고, 어제 미국도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따라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진행자) 어떤 변환가요?

기자) 집단적 자위권은 말 그대로 자국이 아닌 동맹국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안보동맹인 미군이 공격을 받았을 때, 일본이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서 대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일본은 그 동안 집단적 자위권은 있지만 평화 헌법에 따라 행사할 수 없다는 해석이었지만, 아베 정부는 이런 해석을 바꾸려고 하는 겁니다.

진행자)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게 되면 구체적으로 일본 방위 태세가 어떻게 달라지는 겁니까?

기자) 일본은 평화헌법에 따라 군대가 아닌 자위대를 갖추고 있고, 그래서 탄도미사일이나 함대지, 공대지 미사일 같은 공격용 무기 체계는 보유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로 하면, 이를 근거로 일본도 공격 능력을 갖춰나갈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손을 들어줬지만, 사실 주변국들은 우려하고 있는 사안 아닙니까?

기자) 네. 특히 과거 일본의 침략으로 고통을 겪었던 중국과 한국 등에서 우려가 큰데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오늘 미일 군사동맹이 갈 수록 위험한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일본 아베 정권은 방위력을 대폭 증강하고, 자위대가 적국의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도록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를 지지하는 미국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한국 언론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국 정부는 조심스러운 반응입니다. 한국 당국자는 일본이 평화 헌법의 이념과 전수방위의 원칙을 준수하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만약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이 북한으로부터 위협을 느꼈을 때, 일본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도 있는겁니까?

기자) 미한 동맹과도 관련이 있는, 상당히 민감한 사안인데요. 이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 신문'이 흥미로운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 회의에서 일본은 자위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적 기지를 선제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는 겁니다. 이 신문은 또 미국이 역시 긴밀한 안보동맹인 한국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을 원치 않을거란 전문가의 분석도 실었습니다.

진행자) 어제 이탈리아 남부 해역에서 난민선이 화재로 침몰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망자와 실종자가 수백명에 달한다고요?

기자) 네. 이탈리아 해경의 오늘 발표에 따르면 배에 탔던 500여명의 난민 중 113명의 주검을 확인했고, 200명 이상이 여전히 실종된 상태라고 합니다. 현장에서는 오늘도 수색작업이 계속됐지만, 어제 150여명이 구조된 이후 추가 구조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고가 어떻게 발생한겁니까?

기자) 이탈리아 당국에 따르면 배에 탔던 난민은 모두 에리트레아 출신입니다. 배는 20m 길이의 바지선이었는데요, 리비아 미스라타를 출발해서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관고장으로 배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난민들이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 불을 피웠고, 이 불이 화재로 번지면서 배가 침몰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사고가 난 곳이 평소에도 난민들이 많이 오는 곳이었습니까?

기자) 람페두사 섬은 아프리카 북부 튀니지에서는 11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난민이 계속 도착하고 있고, 특히 바다가 잠잠한 9월과 10월에 많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배를 타고 도착한 난민이 3만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이탈리아 내무장관이 직접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안젤리로 알파노 장관이 현장을 찾았는데요. 람페두다섬이 유럽의 관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비단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 전체의 비극이라고 말했습니다.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도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이 발생했다며 별도의 애도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탈리아는 오늘 오후 1분간 전국적으로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람페두사 섬은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도 방문했던 곳이죠?

기자) 지난 7월 이었는데요. 당시 교황은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람페두사 섬을 찾았었습니다. 교황은 당시 난민들을 직접 만나고, 국제 사회의 도움을 요청했었는데요. 이번에 또 비극적인 침몰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교황은 오늘 아시시를 방문 했는데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고통스런 상황을 피해 도망쳐야 하는 난민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아시아로 가보겠습니다. 타이완 마잉주 총통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겁니까?

기자) 타이완 사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지난해 재임에 성공한 마잉주 총통과 총리 격인 행정원장, 검찰총장이 어제 모두 조사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뭣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은거죠?

기자) 타이완 정계를 뒤집어 놓은 도청사건 때문인데요. 타이완 왕진핑 입법원장은 마 총통의 정적입니다. 그런데 검찰총장이 왕 입법원장의 불법 청탁 정황이 담긴 통화 내용을 확보해서 마 총통에게 보고했고, 마 총통은 이를 가지고 왕 입법원장을 공격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검찰 수사팀이 마 총통의 정적인 입법원과 야당 의원들을 표적으로 불법 도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오히려 마 총통이 수세에 몰리면서 최대의 정치 위기를 맞았습니다.

진행자) 검찰조사는 어떻게 이뤄졌습니까?

기자) 야당이 검찰총장을 불법 도청 및 정보 누설 죄로 고발했고, 혐의와 관련된 마 총통까지 조사를 받은건데요. 마 총통은 황 총장이 자신에게 정보를 전달한 것은 정상적인 보고 절차였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마 총통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최근 열린 반정부 집회에는 수만명이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타이완 언론들은 마 총통이 별도로 기소되거나, 사법 처리를 받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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