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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머만 무죄 평결에 흑인 사회 술렁...중국산 정보기술 제품 수입 규제 추진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흑인 청소년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조지 짐머만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져 미국 흑인 사회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미 의회에서 중국산 정보기술 제품들의 수입을 규제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미국 기밀 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막대한 분량의 기밀 문서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가 차기 주일대사로 지명됐습니다.

진행자) 흑인 청소년 살해 사건에 대한 법원 평결이 내려졌군요?

기자) 네. 지난해 2월에 벌어졌던 사건인데요. 미 남부 플로리다 주에서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하던 조지 짐머만이 순찰 도중 가게에서 물건을 사가지고 나오던 흑인 청소년 트레이번 마틴 군을 발견하게 됩니다. 짐머만은 당시 마틴 군이 혹시 마약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의심을 하게 됐고 심문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었습니다. 그러다 급기야 총기가 발사된 겁니다. 짐머만은 이로 인해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었는데요. 결국 사건이 벌어진 지 거의 1년 반만에 무죄 결정이 내려진 겁니다. 배심원단의 평결 발표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배심원단의 평결 발표] “We the jury find George Zimmerman not guilty. So say we all.”

배심원단은 짐머만이 무죄라는 점에 모두 동의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사건은 그동안 인종 차별 논란 등을 불러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사건은 처음부터 가해자가 히스패닉계 백인이고, 피해자가 흑인이라는 점 때문에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또 정당방위와 총기 과잉 사용의 구분을 어떻게 결정해야 할 지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특히 성인이 무장을 하지도 않은 어린 청소년을 제압하지 못해 총기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갖가지 의혹과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막상 재판이 끝났는데도,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는 것 같죠?

기자) 그렇습니다. 배심원단에 의해 무죄 평결이 내려지고 살인 혐의를 받던 피의자가 유유히 풀려나자, 특히 미국 흑인 사회가 동요하기 시작했는데요. 처음부터 우려가 됐던 부분입니다만,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단 6명 가운데 5명이 백인이었다는 점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인종 구성으로 인해서 흑인 피해자에게 불리한 결정이 내려진게 아니냐는 것이죠. 이에 따라 휴일인 어제(14일)는 전국 각지에서 흑인들의 시위가 산발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진행자)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시위도 벌어졌다고요?

기자) 네. 흑인들이 중심이 된 이번 시위는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시카고 등지에서 벌어졌는데요. 대부분 시위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차를 공격하거나 건물 외벽에 경찰을 비난하는 문구를 그리는 등 격앙된 반응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과거 20여년 전 이른바 ‘로드니 킹’ 사건으로 흑인 사회에 폭동까지 일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로드니 킹 사건은 지난 1991년에 로스앤젤레스에서 백인 경찰관 4명이 20대 흑인 청년 킹을 무차별 구타한 사건인데요. 당시 킹은 술에 취해 과속 운전을 하다가 경찰과 추격전 끝에 붙잡혀서 백인 경찰관들에게 심하게 두들겨 맞았는데요. 이 모습을 이웃 주민이 촬영해 일반에 공개되면서 흑인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특히 당시 재판에서도 이 경찰관들은 무죄 평결을 받아서 결국 전대미문의 흑인 폭동 사건이 발생했던 겁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도 자제를 촉구했군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14일) 특별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이번 사건과 재판을 한 걸음 물러나 차분히 되돌아보자고 당부하면서 법원 결정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다시 이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이번 사건의 희생자 트레이번 마틴 군을 기리는 일도 잊지 말자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고요?

기자) 네. 사건 직후인 지난해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했었습니다. “만일 나에게 아들이 있었다면 마틴과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다”라고 한 건데요. 대통령까지 나서서 마틴 군의 죽음을 감정적으로 애도하자 전 국민에게 애도 분위기가 전달된 것도 사실인데요. 그런데 공화당의 스티브 킹 하원의원이 어제(14일) 한 방송에 출연해서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애당초 '잘못된 대응'을 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 하원에서 중국산 첨단 제품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나 해킹을 우려하기 때문인데요. 공화당 소속 프랭크 울프 하원의원이 최근 발의한 2014회계연도 예산법 개정안에 그 같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정보통신(IT) 납품 업체들이 미국 연방 정부나 관계 기관에 제품을 납품하려면 중국 정부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 의회는 지난해에도 2013회계연도 예산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비슷한 규제 조항을 포함했었습니다.

진행자) 지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도 양국은 사이버 안보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했었는데요, 실제로 그 같은 법이 마련된다면 중국 측이 크게 반발할 것같은데요?

기자) 그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도 인터넷 보안을 핑계로 중국 기업을 차별 대우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었고요. 특히 양국 간 신뢰는 물론 경제 무역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미-중 양국이 지난 전략경제대화로 모처럼 화해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자칫 이번 법안으로 또 다시 불편한 관계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 정부가 민간 인터넷 업체들에게 중국 해커와 관련된 정보들을 제공했다고 하죠?

기자) 네. 미국 정부가 올해 초에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에게 중국 해커들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터넷 주소 목록을 제공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미 국토안보부가 중국 군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해킹 단체 관련 인터넷 주소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인터넷 업체들에게 조심하도록 일러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관련 당국자들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전문가들은 이 방법이 실효성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만일 특정 인터넷 주소로 한번 침입했다면 그 이후에는 얼마든지 다른 주소로 변경해서 침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 업계에서도 이 같은 정부 활동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중국발 해킹의 실체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의 기밀 폭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방대한 분량의 각종 기밀 자료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죠?

기자) 네. 스노든의 제보를 토대로 미국 정부의 사생활 감시 활동을 최초 폭로한 영국 신문 가디언지 취재기자의 스노든 관련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글렌 그린월드 기자는 스노든이 미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감시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서 분량만 해도 수천 건이라고 밝혔는데요. 스노든이 확보한 자료들에는 국가안보국의 활동이 너무도 상세히 설명돼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알면 정보 당국의 도청을 피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고, 또 스스로 도청을 하는 방법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스노든이 뭔가 추가 폭로를 할 수도 있다는 얘기처럼 들리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린월드 기자는 사실 스노든 조차도 미국의 정보 감시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사안이거나 이를 모방한 다른 조직이나 국가들이 또 다른 범죄에 악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앞으로 어떤 위급한 상황에 처해지게 되면 또 모를 일입니다. 스노든은 현재로 20여일째 모스크바 공항 환승구역에 머물러 있는데요. 최종 망명 국가 남미로 향하기 위해서 러시아에 임시 망명 신청까지 한 상태이지만 앞길이 순탄치는 않아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스노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사람이 있다죠?

기자) 네. 스웨덴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는 스테판 스발포르스 교수가 스노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스노든이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 옹호에 힘썼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스발포르스 교수는 추천서에서 스노든은 영웅적인 노력을 통해 미 국가안보국이 실행한 사이버 감시 활동의 존재와 규모를 폭로했다며 추천 사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알아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 주재 미국대사를 지명했군요?

기자) 네. 지난 1, 2차 대선 때 오바마 대통령 선거 진영의 자금을 관리했던 캐롤라인 케네디가 차기 주일대사로 지명됐습니다. 해외에 파견되는 대사는 미 의회 상원으로부터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요. 캐롤라인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로 변호사 등으로 일해 오다 지난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의 1기 대통령 선거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캐롤라인은 집권 2기 주요 인선이 있을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이었습니다.

진행자) 또 유럽 주요 국가 대사직에도 측근들이 대거 지명됐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재선 캠프에서 재무담당 국장을 지낸 루퍼스 기퍼드는 덴마크 대사에 지명됐고요. 제임스 코스토스는 스페인 대사에, 존 에머슨은 독일 대사에 각각 지명됐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종의 보은 인사 아니냐며, 대통령 선거 공신들에게 대사직을 선물처럼 나눠주는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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