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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교수, 북한서 영어 가르친 경험 책으로 담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의 스튜어트 로운 교수(왼쪽)가 북한 평양의 중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경험을 책으로 펴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의 스튜어트 로운 교수(왼쪽)가 북한 평양의 중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경험을 책으로 펴냈다.
평양에서 중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경험을 담은 책이 발간됐습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의 스튜어트 로운 교수는 이 책에서 북한 수재학교 학생들의 일상과 생각을 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수재 교육기관인 금성학원.

문화예술과 컴퓨터 부문 수재들을 양성하는 이 곳에서는 늘씬하고 키가 큰 무용과 소녀들이 조랑말처럼 뽐내며 뛰어다니고, 복도에서는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울려퍼집니다.

매 학급은 20 명으로 구성돼 있고, 책상마다 컴퓨터가 비치돼 있으며 정면에는 텔레비전이 놓여 있습니다. 학생들은 예의발라서 교사가 교실에 들어서거나 나설 때 일제히 일어나고, 양손으로 공손히 과제물을 제출합니다.

점심시간에 식당에는 수 백개의 쇠그릇에 쌀밥과 달걀, 고기, 김치가 수북히 담겨 있습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의 스튜어트 로운 역사학 교수는 이같이 생생한 북한의 교실 풍경을 책으로 담았습니다.

‘평양 수업: 교실에서 본 북한’ (Pyongyang Lessons: North Korea From Inside the Classroom)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4월 말부터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을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로운 교수는 책에서 북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얘기하기 보다는 그들이 어떤 일과를 보내는 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를 다뤘습니다.

로운 교수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6차례 북한을 방문해 2~3주 씩 머물며 금성학원과 금성 제1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로운 교수는 학생들이 색다른 것들에 큰 관심을 보였고, 추리, 탐험과 발견 이야기를 매우 좋아했다고 밝혔습니다.

로운 교수는 책 출간 전 `VOA'와의 인터뷰에서도 학생들의 이런 모습을 전했습니다.

[녹취: 로운 교수] “Boys and girls are fascinated by space science discovery, prehistoric animals, mysteries, fascinated by things..”

북한의 소년소녀들은 우주과학과 발견, 선사시대 동물, 추리 등 신비로운 것들에 매료돼 있고, 셜록 홈스와 루팽, 미국 추리 단편소설 등을 즐겨 읽는다는 겁니다.

평양 학생들은 또 축구를 매우 좋아합니다.

로우 교수가 가르친 남학생들은 수업시간에 틈만 나면 축구 이야기를 하려 했고, 영웅을 꼽으라는 질문에는 북한 지도자를 제외하고는 본인들의 어머니와 스페인의 축구선수 라이오넬 메시가 자주 등장했습니다.

로운 교수는 수업시간과 비공식적인 대화를 통해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학생들이 자신의 고국을 매우 자랑스러워 한다는 점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금성학교의 12 명 영어교사들은 로우 교수와 ‘친교회의’를 열곤 했습니다.

북한 교사들은 비슷한 영어 단어의 차이점을 비롯해 학구열을 불러일으키는 교습법 등 다양한 질문을 했습니다.

[녹취: 로운 교수] “if you come back if you bring us one gift we would treasure more than anything encyclopedia of Britannica…"

로운 교수는 VOA에, 북한 교사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단 한 가지 선물은 영국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교사들은 또 최신 영어교습법에 대한 책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로운 교수는 북한 전역의 교사들이 영국 영어가 미국 영어보다 우수하다고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고 전했습니다.

로운 교수는 자신의 교직생활 중 가장 재미 있었던 곳은 바로 평양이었다며 책을 마쳤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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