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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기밀 폭로 사건 파장 일파만파...국제신용평가사, 미국 신용전망 상향 조정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전직 정보요원이 홍콩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가 미국의 신용전망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시리아 반군에게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습니다. 국무부가 해외 공관 직원들의 비위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당국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했던 장본인이 사라졌다고요?

기자) 네. 미 정보당국의 민간인 사찰 활동을 언론에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 요원 에드워드 스노우든이 갑자기 자취를 감췄습니다. 불과 어제(10일) 새벽까지도 홍콩의 한 호텔에 머물러 있었는데요. 현재 어디에 있는지, 또 어디로 이동할 것인지 행방이 묘연한 상황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그가 홍콩 어딘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됩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이번 폭로가 반역죄에 해당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붙잡히면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도 있겠군요?

기자) 네. 일단 미국 정부는 스노우든의 신병을 인도해 달라고 홍콩에 요청한 상태지만 중국 등과의 관계를 고려해 홍콩 당국이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오히려 미국의 송환 요구에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중국 역시 비리 혐의로 미국으로 도피한 자국 관리들을 본국으로 데려오는 데 미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인데요. 또 스노우든의 해외 망명 시도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가 얼마 전 비리 혐의로 몰린 중국 관리의 미국 망명을 거부했던 전례로 볼 때 비슷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사안을 최초 보도했던 영국 가디언 신문 취재기자가 더 폭로할 내용이 있다고 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이 사건을 폭로한 스노우든이 자취를 감추자 이를 최초 보도한 가디언 신문 기자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글렌 그린월드 기자는 스노우든과 아직도 연락이 닿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그의 행방을 밝히기는 거부하고 있는데요. 그린월드 기자는 아직 밝히지 않은 중대한 사실들이 많다면서 차례로 이를 폭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노우든은 이 기자에게 여러 기밀 문서들을 넘긴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폭로할 내용이 10여 가지에 이른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아무리 전직 정보요원이었다 하더라도, 여러 비밀 문서들을 쉽게 손에 넣고 유출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스노우든은 당시 계약직 신분으로 국가안보국을 위해 일했던 것인데요. 하지만 그가 입수해서 언론에 유출한 비밀 해외정보감시법원 명령문은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최상급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여러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직원은 국가안보국 내에서도 고위급 인사 30여명 만이 해당된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이를 도와준 제3의 인물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스노우든을 영웅시하는 사람들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역자에서 영웅에 이르기까지 기밀을 폭로한 스노우든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 일부 중진의원들은 스노우든의 본국 송환을 잇달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로 전문 매체 위키리스크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그를 영웅으로 치켜세웠습니다. 또 백악관 청원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스노우든의 사면을 위한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안에 대한 미국민들의 여론조사도 실시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함께 성인 1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일단은 국가안보국의 테러를 막기 위한 전화기록 추적 활동을 수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56%로 절반을 조금 넘어섰습니다. 또 응답자의 62%는 설령 사생활을 침해하더라도 정부가 테러 위협을 조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전자우편에 대한 감시 활동은 반대하는 사람이 조금 더 많았는데요. 특이한 것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일수록 테러 조사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는데요. 이는 과거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주장할 만한 답변인데요. 아무래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사가 미국의 국가 신용전망을 상향 조정했군요?

기자) 네. 한 국가의 신용평가는 점수에 따라 영문자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신용등급’과 추세를 분석하는 ‘신용전망’으로 나뉘는데요. 미국은 본래 ‘트리플A’, 즉 A가 3개인 최고등급을 유지해 오던 나라입니다. 그러다 2년전에 S&P사로부터 ‘더블A플러스’로 한단계 강등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됩니다. 당시 국가부채 비율이 너무 높고 정치권의 재정협상이 답보상태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그 뒤 ‘부정적’으로 보던 신용전망을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겁니다.

진행자) 미국의 신용전망을 안정적으로 보게 된 배경은 뭘까요?

기자) 네. S&P사는 어제(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통화당국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있고, 대규모 경제 충격을 약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단기적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30% 미만이라고 설명했는데요. S&P는 또 최근 미국의 세입과 장기적 재정 문제 개선이 미국의 신용전망 상향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꽤 줄어들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의회예산국이 앞서 지난달에 2013회계연도, 그러니까 오는 9월 30일까지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 규모가 6천42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해마다 1조 달러가 넘던 부채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는 정부의 적자 해소 노력도 있겠지만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예산자동삭감, 즉 시퀘스터의 영향도 적지 않습니다.

진행자) 경제 관련 소식 한가지 더 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10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 제이슨 퍼먼 국가경제회의(NEC) 수석 부의장을 지명했습니다. 퍼먼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의 세금 정책과 일자리 창출 사업, 재정 절벽 대처 방안 등을 입안하는 등 사실상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주도해 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어떤 일을 하는 자리입니까?

기자) 네. 월간 실업률과 일자리 창출 실적 등 고용 상황을 포함한 각종 경제 지표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고요, 각종 경제 현안을 자문하는 자리입니다. 경제자문위원장은 내각 구성원이기 때문에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퍼먼 지명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드리면요, 하버드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08년에 오바마 선거 진영에 합류한 뒤로 백악관 관료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그가 지나친 자유 무역 옹호자라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반정부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시리아 반군에게 미국 정부가 무기 지원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한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행정부가 시리아 반군 진영에 무기를 지원할지 결정하기 위한 논의를 벌이기 시작했는데요. 미 국무부와 국방부, 중앙정보국 등 관계 기관 최고 담당자들이 어제(10일)부터 준비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또 내일(12일)은 오바마 대통령과 고위 국가안보 분야 관료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만일 미국 정부가 반군에게 무기 지원을 하게 된다면 시리아 사태가 확 바뀌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 반군에게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미국이 내전 상황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단계적으로 시리아 영공에 대한 비행금지 조치 등도 논의될 수 있습니다.정부 관계자들 가운데는 앞으로 며칠 안에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이 승인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진행자) 국무부가 해외 공관 직원들의 성추문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죠?

기자) 네. 국무부가 해외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이나 직원들의 성추문 사건을 파악하고도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CBS 방송이 어제(10일) 국무부 감사관실의 문건에 관해 보도했습니다. 최근 이뤄진 국무부 소속 직원들의 비위 사건 조사가 부당하게 조작되거나 중단됐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어떤 비위 사건들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감사관실 문건에 따르면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공식 해외 순방 때 국무부 직원들이 성매매를 했다는 내용을 비롯해서, 레바논 베이루트에 근무하던 국무부 소속 보안 직원이 대사관이 고용한 외국 경비원을 성폭행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마약 조직으로부터 마약을 구매한 국무부 경비원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 같은 비중있는 사건들이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고, 더구나 국무부 고위 간부가 조사 중단을 지시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국무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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