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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신임 FBI 국장 내정...유전자조작 조작 밀 파문


미국의 주요 소식들을 알아보는 워싱턴 24시 입니다. 오늘은 김영권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수사국(FBI)의 새 수장을 내정했다구요?

기자) 네, 새 FBI 국장에 제임스 코미 전 법무부 부장관을 낙점하고 신원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악관은 이르면 며칠 안에 지명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FBI는 미 법무부 소속으로 국내 모든 연방 범죄와 정보 업무를 총괄하는 강력한 기관입니다.

진행자) 새 FBI 수장에 부시 전 행정부 관리를 임명한 게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초당적’ 이란 말은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자주 사용하는 단골 메뉴입니다만 야당 출신 인사를 요직에 임명하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코미 전 부장관 내정의 배경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매우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겁니까?

기자) 저희가 이 시간에 계속 전해드렸듯이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이른바 3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 국세청(IRS)이 보수 시민단체들을 겨냥해 세무조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국세청장이 물러났습니다. 보수시민단체는 야당인 공화당의 주요 지지세력이죠. 둘째는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사건에 관한 보고서 조작에 관한 논란, 그리고 미 법무부가 ‘AP’통신의 통화기록을 압수해 조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언론탄압이란 비난에 직면해 있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런 3재와 이번 내정이 어떤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기자) 경제 회복과 이민법 개혁, 총기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이런 삼각 파도까지 밀려오자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을 한 것으로 미 언론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출신 인사를 임명해 공화당의 거센 비난 공세를 넘어서겠다는 겁니다. 파도에 정면으로 대항하기보다 파도에 올라타겠다는 거죠.

진행자) 새 FBI국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코미 전 부장관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공화당 출신이지만 초당적 성향으로 원칙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인물이란 평판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 출신으로 테러리즘과 강력범죄를 오래동안 담당했었죠. 뉴욕주의 수석 연방검사를 거쳐 2003년부터 부시 전 행정부에서 2년 간 법무부의 2인자 역할을 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 부장관 시절에 아주 유명한 일화가 있었다구요?

기자) 네, 부시 행정부의 불법도청 재인가를 막아내 초당적으로 큰 인기를 받았었습니다. 당시 백악관의 주요 참모들은 9.11 테러 이후 테러분자을 쫓는다는 명목으로 영장 없이 혐의자들을 도청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재인가를 주장했죠. 그런데 코미 전 부장관이 이는 불법이자 부적합한 행위라며 반대하고 나선 겁니다.

진행자) 백악관의 결정을 반대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코미 전 부장관이 불법 도청 재인가에 반대하자 당시 알베르토 곤잘레스 백악관 법률고문과 앤드류 카드 비서실장은 그의 상관인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을 찾아 갔습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당시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요. 소식을 들은 코미 전 부장관이 먼저 병원으로 돌진해 장관을 설득하고 인가를 막았습니다. 코미 전 부장관은 키가 2미터가 넘는 상당한 장신인데요. 그래서 당시 우스개 소리로 그가 긴 다리로 병원의 계단을 먼저 뛰어 올라갔기 때문에 불법 도청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원칙을 중시하는 모습때문에 초당적인 인기를 끈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은 그를 영웅이라고 칭송하기도 했었죠. 이 문제는 상당한 논란을 빚어 상원 청문회까지 열렸는데요. 청문회에 출석한 코미 전 부장관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코미 부장관] “I was very upset . I was very angry…”

코비 전 부장관은 관리들의 부적절한 결정과 행동에 매우 분노했었다며 법의 공정성과 원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새 FBI 국장에는 과거 다른 인물이 매우 유력시되지 않았나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렸던 3재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리사 모나코 백악관 대테러담당 보좌관의 지명이 거의 확실시 됐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큰 신임을 얻고 있었고 검찰 출신으로 로버트 뮬러 현 FBI 국장의 비서실장을 했기때문에 매우 유력했었죠. 게다가 미 역사상 FBI의 첫 여성이란 상징성도 있어서 관심을 모았었죠. 하지만 벵가지의 미 영사관 피습 사건 당시 법무부의 안보 책임자였다는 게 백악관에 큰 부담이 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수사국 국장은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공화당 출신이자 초당적 인물이기때문에 지명될 경우 인준이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하지만 그가 부장관 퇴임 후 대형 헤지펀드 업체와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의 법률자문으로 근무한 것이 인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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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워싱턴 24시 듣고 계십니다. 다음 소식 알아볼까요?

기자) 미 서부 오리건주에서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조작 밀이 발견돼 미국의 밀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미 농무부는 29일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유출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문제의 유전자조작 밀이 어떻게 발견된 건가요?

기자) 오리건주의 한 농부가 발견해 오리건 주립대학에 조사를 의뢰하면서 밝혀졌습니다. 대학은 문제의 밀이 거대 종자업체인 몬산토가 10년 전 개발했던 유전자조작 밀과 같은 종자임을 확인하고 미 농무부에 이를 보고한 겁니다. 몬산토는 지난 2005년 이 종자에 대한 검사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유전자조작 식품들에 대해 논란이 여전하지만 이를 통해 재배되는 작물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왜 유전자 조작밀이 문제가 되는 거죠?

기자) 유전자 조작 옥수수와 콩은 승인이 됐지만 밀은 연구만 진행될 뿐 아직 승인되지 않았기때문입니다. 게다가 미국 밀의 주요 수입국인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나라들은 유전자조작 곡물에 대해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파장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조작 밀이 인체에 위험하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농무부 당국자는 문제의 밀을 먹어도 안전하며 시중에 유통된 증거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농무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우려는 커지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앞서 전해드렸듯이 수입국들의 우려가 클 것 같은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본이 당장 일부 미국산 수입 밀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카 가스히로 미국 주재 일본대사관 공사는 어제(30일)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조작 밀은 대부분의 나라가 우려하는 것이라며 미 농무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수입 중단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 정부 입장에서는 우려가 클 수 밖에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농무부 관리들은 당장 이 문제가 음식 안전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진화작업에 나섰습니다. 수입국들이 이런 배경을 진지하게 참작해 주길 바란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조작 밀이 인위적인 범죄와 연루된 것인지, 또 밀 경작지에 얼마나 확산됐는지의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밀 수출국으로 밀 생산의 거의 절반을 외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워싱턴 24시 김영권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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