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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비료공장 폭발, 사상자 200명...보스턴 폭탄 테러 용의자 추적 중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VOA 천일교 기자 나와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서부 텍사스 주의 비료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20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보스턴 폭탄 테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등에게 독극물 편지를 발송한 용의자가 체포됐습니다. 미 상원에서 추진되던 총기규제법안의 표결이 무산됐습니다.

진행자) 보스턴 폭탄 테러가 있은지 이틀 만에 이번에는 텍사스에서 공장 폭발 사고가 일어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굵직한 사건 사고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텍사스 주 웨스트 시의 비료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처음 사고가 난 것은 어제(17일) 저녁 8시쯤인데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이 비료 공장에서 두 시간 쯤 뒤에 또 다시 연쇄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진행자) 피해자가 많이 발생했나요?

기자) 네. 시간이 갈수록 사상자 규모가 늘고 있는데요. 현재는 최소 5명에서 최대 1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부상자도 170여명에 달하는데요. 일각에서는 사망자가 60~7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폭발이 상당해 강했던 것같군요?

기자) 네. 목격자들은 이번 폭발이 마치 영화에서 본 핵 폭발과 비슷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귀가 찢어질 듯한 폭발음과 함께 검은 버섯 구름과 불기둥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인근 주택과 건물 100여채가 완전히 부서졌는데요. 현장에서 취재하고 있는 언론사 기자들은 마치 참혹한 전쟁터를 연상케 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현장을 직접 목격한 텍사스 주 공공안전국 공무원, D.L. 웰슨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목격자 윌슨 씨] “I can tell you I was there. I walked through the blast area, I searched…”

폭발 당시 현장 부근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마치 이라크 전쟁터에서나 있음 직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윌슨 씨는 상황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폭발 사고의 원인은 뭘까요?

기자) 네. 아직 사상자 수습도 채 이뤄지지 않았고요, 또 현장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밝혀지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습니다. 다만 비료 공장의 특성상 ‘무수 암모니아’라는 인화성 화학물질을 많이 다루게 되는데요, 취급 부주의나 전기 이상 등에 따른 폭발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 관계 당국의 견해입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보스턴 폭탄 테러 속보도 잠깐 살펴보죠. 어제(17일) 한때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17일) 오후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용의자 신원이 파악됐고 경찰이 검거했다고 긴급 보도했습니다. 사고 현장 부근에서 촬영된 폐쇄회로 TV 영상이 결정적이었다는 근거도 제시가 됐었는데요. 그러나 그 뒤 경찰은 공식 브리핑에서 아직 검거된 용의자는 없고, 신원도 파악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수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건가요?

기자) 그렇다고 비관적인 상황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경찰이 폐쇄회로 TV에서 용의자 영상을 확보한 것은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건 현장에서 압력솥 폭탄을 담은 것으로 추정되는 검정색 가방을 등에 멘 남성 등 용의자 2명의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현재 이들의 행방을 추적중인데요. 수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사진이나 영상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왜 이토록 혼선이 빚어지는 거죠?

기자) 언론들의 과열된 취재 경쟁이 오보와 추측 보도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12년만에 대형 폭탄 테러가 또 다시 대도심에서 벌어진데 대해 미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고, 일반인들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지만 수사 상황은 별다른 진전이 없자 언론들이 조바심을 내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언론에 취재원으로 등장하는 경찰 관계자나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도 신중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안 그래도 당초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대학생이 억울하게 용의자로 몰렸다는 소식이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대학생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다가 무혐의로 풀려났는데요. 이를 두고 수사에 인종적 편견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가 이슬람 신자라는 이유 만으로 의심을 받아 부당하게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지적인데요. 그 사우디 청년 역시 폭발 현장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용의자로 의심을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보스턴을 방문한다고 하죠?

기자) 네. 오늘(18일) 보스턴에서는 테러 희생자들과 부상자들을 위한 추모와 위로 행사가 진행되는데요. 이 자리에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로 인해 보스턴에는 더욱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상원의원을 겨냥한 독극물 편지 사건 소식인데요. 용의자가 붙잡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연방 상원의원에게 독성물질 ‘리신’ 분말이 담긴 편지를 발송한 용의자가 붙잡혔는데요. 폴 케빈 커티스라는 이름의 40대 모창가수로 확인됐습니다. 커티스는 미시시피 주 북동부 코린스의 자택에서 어제(17일) 긴급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왜 그 같은 독극물 편지를 보낸 건지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커티스가 발송한 편지의 내용을 보면 범행 동기를 어느 정도는 가늠해 볼 수 있겠는데요. 편지에는 ‘잘못을 보고도 침묵한다면 무언의 공모자나 마찬가지다. 나는 KC로, 이 메시지를 승인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KC는 본인 이름의 영문 약자로 파악되는데요. 뭔가 정부와 의회의 국가 운영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또 모창가수라는 그의 이력도 특이하군요? 용의자는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용의자 커티스는 앨비스 프레슬리와 같은 유명가수를 흉내내는 모창가수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평소 좀 특이한 주장을 했다고 하는데요. 현재 미국내 암시장에서 인체 일부가 거래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자신이 과거 한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이를 알게 됐다면서 온라인 게시판 여러 곳에 관련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 청소업 등 몇가지 사업을 병행했지만 운영이 잘 안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자신의 사업과 관련해 정부 기관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가졌던 것으로 그의 주변 사람들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용의자가 특정 공화당 의원에게 편지를 보낸 이유도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로저 위커 상원의원과는 미시시피에서 열린 특별연회와 모금행사에서 공연할 때 여러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용의자 커티스는 위커 의원을 만날 때마다 컨트리 음악계에서 자신을 무너뜨리기 위한 음모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을 했지만 이를 곧이 듣지 않고 회피했다는 주장인데요. 이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 독극물 편지 사건은 보스턴 테러와는 관계가 없어지는 건가요?

기자) 네. 경찰은 아직까지 독극물 편지와 보스턴 테러 사건과의 연관성을 찾지는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테러와 폭발, 여러 위협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하지 수사 당국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는데요. 최근 미 연방 법원에는 건물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도 걸려와서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 연방 상원에서 총기 규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얼마 전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모든 총기 구매자들에 대한 예외없는 신원조회 의무를 담고 있는 총기 규제 법안이 상정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어제(17일) 미 상원은 이 법안의 토론 종결 여부를 표결에 부쳐 찬성 54표, 반대 46표로 부결됐습니다. 상원 토론 종결 투표에서 60표 이상을 얻어야 72시간 내로 토론을 끝내고 찬반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도 반대표가 있었던 겁니까?

기자) 네. 극히 일부지만 민주당이나 그에 동조하는 무소속 의원 가운데도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사실 총기 규제 문제는 소속 정당에 의해 확연히 구분되기 보다는 총기 로비 단체의 막강한 영향력과 지역 주민들의 성향에 더 좌우된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상당히 실망했을 것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이번 법안에는 고성능 공격 무기나 대용량 탄창 규제도 포함되지 않은, 어찌 보면 규제력이 매우 약한 수준의 법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법안조차 부결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를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총기 피해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워싱턴 역사상 매우 수치스런 날”이라며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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