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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차베스 대통령 사망...'시리아 탈출 난민 100만명 넘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의 현안들을 정리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영권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베네수엘라로 가 보겠습니다. 암 투병 중이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결국 숨졌군요.

기자) 네, 현지 시각으로 어제(5일) 오후에 사망했다고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발표했습니다. 2년 간의 암 투병끝에 숨을 거둔 겁니다. 차베스 대통령은 58살로 국제사회의 풍운아, 남미 좌파 정권의 선봉장, 베네수엘라 빈곤층에게는 영웅으로 불리며 14년 간을 통치해 왔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장례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7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습니다. 차베스 대통령의 유해는 수도인 카라카스의 군사학교에 안치되며 장례식은 8일 치러질 예정입니다. 군사학교 앞에는 수 많은 시민들이 모여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차베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도자 아니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에 반기를 들며 이란, 벨라루스, 여러 남미의 좌파 정권들과 반제국주의 전선을 주도한 장본인입니다. 또 카리스마적인 지휘 스타일에 풍부한 석유를 기반으로 빈민층 복지에 전폭적인 투자를 해 영웅 칭호를 받고 있습니다. 무상 의료와 교육 등 다양한 조치들을 취했죠. 세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빈곤율은 지난 2003년 62 퍼센트에서 2009년에는 29 퍼센트로 크게 내려갔습니다. 또 문맹율 역시 2001년의 7 퍼센트에서 2007년에는 5 퍼센트로 내려갔습니다.

진행자) 반면 나라 안팎에서 비난도 적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기자) 독재를 통해 국가의 민주적 기반을 흔들고 야당을 상당히 탄압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또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보다 단기적인 대중영합주의 정책에 집착해 국가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빈곤층에 대한 지원 등 단기적 처방은 성과를 거뒀지만 국민들에게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며 든든한 사회 기반을 조성하는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차베스 대통령의 성장 배경과 집권 과정도 독특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차베스 대통령은 가난한 가정 환경때문에 시골의 진흙집에서 할머니의 손에 자랐습니다. 야구 선수가 꿈이었던 어린 차베스는 육군사관학교에 직학한 뒤 혁명에 대한 야심을 품었고 1992년 동료들과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실패한 뒤 투옥됐습니다. 그리고 출소 뒤 정당을 만들어 1998년 권좌에 올라 내리 세 번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2002년에는 반대파의 쿠데타 기도를 빈민층의 압도적 지지로 물리쳤습니다. 하지만2년 전 암 선고를 받았고, 작년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여러 지도자들이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이 어떤 파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대의 산유국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인데요. 자칫 정치 불안정이 장기화되면 국제 유가와 원유 확보, 투자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국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정치일정, 특히 대통령 선거가 중요할텐데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사망 후 30일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도록 돼 있습니다. 현재 차기 지도자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입니다. 올해 50세로 버스 기사 출신인 마두로 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이 지난 10월 후계자로 지목한 이후 지지율이 크게 올랐습니다. 마두로 부통령은 지난달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50 퍼센트의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반면 야권의 후보로 유력한 40살의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 주지사의 지지율은 36 퍼센트 였습니다.

진행자) 그럼 차베스식 사회주의 정권의 연장이 매우 유력하다는 얘기군요.

기자)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좌파 연대의 중심축이었던 차베스 대통령이 떠났기 때문에 지지세력 간에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차베스 대통령의 지지 세력에는 강경 사회주의 지식인들과 군 장교들, 그리고 사업가들이 혼재돼 있습니다. 이들이 주도권을 놓고 분열할 경우 극심한 정국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또 정국 혼란이 가중될 경우 선거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앞날에 안개가 매우 짓게 껴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차베스 대통령이 과거 미국과 각을 세웠었는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차베스 집권 시절보다는 관계가 더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5일) 차베스 대통령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지지, 정부와의 건설적인 관계 발전을 바란다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차기 정권이 민주주의와 법치, 인권을 존중한다면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결국 공은 차기 정권의 손에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함께하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로 가 보겠습니다. 난민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어와 있군요.

기자) 네, 유엔난민기구 UNHCR은 오늘(6일) 내전을 피해 해외로 탈출한 시리아 난민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시리아 인구의 5 퍼센트, 매일 1천 4백 명이 시리아 국경을 넘고 있다는 겁니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최고대표는 난민과는 별도로 수 백만명의 주민이 국내에서 피란을 떠나고 있다며 나라 전체가 재앙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내전이 2년째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고통이 상당하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치열해 지면서 올해 난민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NHCR은 올 1월 이후 4십만 명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시리아 난민들은 이웃나라인 레바논과 요르단, 터키, 이라크, 이집트의 난민촌에 머물고 있으며, 절반이 어린이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UNHCR은 많은 어린이들이 소지품도 없이 국경을 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그럼 난민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겠군요.

기자) 유엔은 세계 수십 개 나라가 총 15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협상 노력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2월말까지 실제로 받은 금액은 2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구테레스 대표는 비극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내전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전이 주요 도시들에서 정부군과 반군간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엔이 휴전에 관한 중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양측이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반군 모두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정부는 테러집단과는 협상을 할 수 없다고 하고, 반군은 아사드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유엔안보리의 강력한 제재 결의도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여전히 공중에 뜬 상태입니다.

진행자) 희망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작은 희망의 신호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군과 반군이 서부 도시 탈 칼라크에서 휴전에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교전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유엔은 지난 2년 동안 7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끝으로 이란으로 가 볼까요?

기자)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됐습니다. 이 발언을 한 주인공이 미군의 중동지역 책임자인 제임스 매티스 중부군 사령관이어서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매티스 사령관이 어떤 근거를 제시했습니까?

기자) 이란 정부가 핵 협상으로 시간을 벌면서 핵무기 개발을 위해 계속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란이 제재로 타격을 받아야 핵무기 개발 계획을 재고하는데 효과가 미미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의 경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이란 석유장관은 지난 7일 지난 9개월간 국제사회의 제재로 석유 수출이 40 퍼센트로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제규모가 5천 억 달러에 달하고 외화보유액도 700-800 억 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견딜만 하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제재가 상류층이 아닌 서민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리알화 가치의 하락으로 수입이 타격을 받으면서 물가가 크게 올라 서민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이란에서는 이런 문제로 범죄율이 크게 올라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영권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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