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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마리화나 합법화...오바마 "재정협상 타결될 것"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진행자) 천일교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미 서북부 끝에 위치한 워싱턴 주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마약의 일종인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 하고 시행에 들어갑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 협상과 관련해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전화통화를 했지만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 국토안보부의 예산낭비 사례가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뉴욕의 전철역에서 열차에 부딪혀 한국인이 사망한 사건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알아봅니다. 마리화나라면 흔히 대마초로 불리는 마약인데요, 미국에서 처음으로 합법 시행에 들어간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연방정부를 이루는 50개 주가 각각 독자적인 헌법과 법률을 갖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주마다 주민들의 생활양식이 판이하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마리화나 혹은 대마초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마약류로 분류돼 있고요, 흔히 삼 또는 대마라는 식물의 잎을 말려서 담배처럼 말아서 피우는데요. 그동안 미국 모든 주에서 철저히 불법화 돼 왔습니다. 하지만 워싱턴 주에서는 지난 달 대통령 선거 당시 주민투표에서 과반수의 찬성으로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이 가결됐고요. 한달 뒤인 오늘(6일)부터 법이 발효되는 것입니다.

진행자) 마리화나를 합법화 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마리화나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마리화나가 필로폰과 같은 다른 마약류에 비해 습관성이 훨씬 약하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각종 독성물질로 인한 폐해를 따져봐도 담배나 술에 비해 더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대마초 한 대 피운 것을 갖고 중죄인 취급하는 것은 지나친 인권 탄압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 주에서는 동성결혼도 합법화 됐죠?

기자) 맞습니다. 역시 지난 달 주민투표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이 가결됐는데요, 이 법 역시 오늘부터 시행에 들어갑니다. 미국에서는 뉴욕과 코네티컷, 아이오와 등 7개 주가 이미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정부의 재정 협상 문제 다시 짚어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 요즘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요. 최근에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 증세 없는 협상은 없다고 단언했고요. 베이너 의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제안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5일) 저녁 베이너 의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물론 재정 협상과 관련한 접촉으로 보이는데요.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제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전히 진전이 없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말까지 타결이 되지 않으면 이른바 재정 절벽이 현실로 닥치게 되는데요. 오는 21일부터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협상 시한은 2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행정부의 협상팀을 이끌고 있는 재무장관이 재정 절벽을 감수하겠다는 발언을 했군요?

기자) 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유층의 증세가 없으면 재정 절벽도 감수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놨습니다. 그 만큼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은 단지 재정 확보 차원을 넘어 부의 재분배를 위해서라도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꼭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같은 입장은 재정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인들은 그 원인이 공화당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문가들은 재정 절벽이 당장 미국민들에게 큰 타격이 된다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도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은 또 어제(5일) 재계 최고경영자 모임에서 연설했는데, 곧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낙관적 입장을 나타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5일) 기업체들의 최고경영자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연설에서 재정 협상과 관련한 몇가지 의견을 피력했는데요. 연설 내용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can probably solve this in about a week. It's not that tough…”

의외로 일주일 정도면 이번 재정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낙관했는데요. 이번 협상은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니지만 현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균형 예산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또 국민들은 그것을 원하기 때문에 자신을 당선시킨 것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의회의 부채 한도 조정 승인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정부가 빚만 더 늘리려 한다며 부정적입니다.

진행자)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심각한 마당에 국토안보부의 예산 낭비 사례가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다죠?

기자) 네. 국토안보부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요소들을 방지, 제거하는 일을 담당하는 정부기관인데요, 최근 의회 보고서에서 예산 낭비 사례가 지적됐습니다. 정보수집을 이유로 하천에서 운용할 수 있는 물고기 형태의 수종 로봇을 개발한 사업이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업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에서 왜 로봇을 만들었나요?

기자) 네. 선박이나 항만 시설 조사 등 다양한 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 분명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겠지만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뿐아니라 효율성도 문제라는 겁니다. 미국 보스턴의 한 업체가 국토안보부의 자금 지원으로 개발한 바이오스위머(BIOSwimmer)라는 무인수중이동체도 어쩌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게 될지 모를 일인데요. 지금까지 로봇 개발과 제작비로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것은 물론, 운영비 또한 만만치 않은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가령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 시에는 큰 호수나 강이 없는데도 수중 로봇 운영비로 9만8천 달러가 책정됐습니다.

진행자) 다른 낭비 사례가 더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수중 로봇 외에도 여러 사업들이 도마에 올랐는데요. 공화당의 톰 코번 상원의원에 따르면 텍사스 주 포트 워스에 배치한 바퀴달린 이동식 화장실 구입비에 2만4천 달러가 지출돼서 역시 과다하다는 지적이고요. 지난 가을 뉴햄프셔 주 킨에서 열린 호박 축제에 28만6천 달러를 지원한 것도 문제라는 겁니다. 미국 정부의 국가부채는 현재 16조4천억 달러를 돌파했고요. 해마다 1조 달러의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뉴욕의 지하철역에서 한인이 열차와 충돌해 사망한 사건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일 뉴욕에 거주하는 한인 이민자 한기석 씨가 맨해튼의 한 전철역에서 30대 흑인 남성과 시비 끝에 떠밀려 선로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미처 빠져나올 틈도 없이 마침 역으로 들어온 열차에 부딪혀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지켜 보던 사람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았고, 때마침 현장에 있던 지역 신문 사진기자는 그를 도와주기는커녕 사진 촬영에 몰두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그 지역 신문에는 선정적인 사진까지 크게 실렸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에서 발행되는 `뉴욕포스트’ 신문 1면에 실린 사진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데요. 사진은 사망한 한기석 씨가 프랫홈에 팔을 올리고 몸을 기댄 채 바로 앞에 다가선 열차를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신문은 이 사진에 ‘죽음을 앞두고 있는 남자’라는 제목을 달았는데요, 사진을 보면 누군가 손을 뻗어서 끌어 당기기만 했어도 한 씨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로 이 때문에 사진을 촬영한 기자, 그리고 `뉴욕포스트’ 신문의 선정적인 보도 행태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 씨를 떠민 흑인 청년 나임 데이비스는 곧바로 경찰에 체포돼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전세계 영향력 있는 인물 1위에 올랐군요?

기자) 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오바마 대통령을 선정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요, 2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선정됐습니다. 지난 해 2위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위로 내려갔고요, 이밖에 아시아인으로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9위로 가장 높았습니다. 한국계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각각 30위와 45위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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