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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북경협 재개 기대감 고조”


2007년 6월 개성공단에 공장을 둔 한국 신발업체.
2007년 6월 개성공단에 공장을 둔 한국 신발업체.
한국의 주요 대통령 후보들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통령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또 다른 정치공세라는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한국에 화해지향적인 세력이 집권하고 새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선다면 중단된 협력과 교류사업들이 전면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다른 야권 후보들과는 달리 낡은 대결관념에 사로잡혀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을 되풀이하려 한다며 노골적으로 야권 후보 편을 들었습니다.

5.24 조치로 중단된 남북경협이 재개되기를 북한 당국이 얼마나 바라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됩니다.

북한 내부의 이런 분위기는 다른 경로로도 전해졌습니다.

5.24 조치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근 개성 공장을 다녀온 대북 경협업체 ‘산과들 농수산’ 관계자는 16일 ‘VOA’에, 북한측 관계자들이 공장이 하루빨리 가동됐으면 좋겠다며 자신들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 측이 그동안 공장 설비를 잘 관리해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재가동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남북물류포럼의 김영윤 박사도 최근 북한을 드나드는 학자와 사업가들로부터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는 북한 내부의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 “금강산 관광 예를 들어 이런 부분에 대한 협상에 남쪽과 어떻게 얘기가 되지 않겠느냐 그런 부분들 이런 것들도 굉장히 긍정적인 입장에서 해야 되겠다는 그런 것 같아요.”

그렇지만 북한이 이처럼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희망을 직간접적으로 표명하고 나선 것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또 하나의 정치공세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 같은 남북경협을 중단시킨 자신들의 책임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기 때문에 진정성이 없다는 겁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임강택 박사입니다.

[녹취: 임강택 통일연구원 박사] “지금 남북간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진행되는 사업들이 있잖아요, 그런 것에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게 더 확실한 메시지이지 말로 좀 떠든다고 해서 한국 여론이 움직이고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하는 그 정도 수준은 벌써 극복하지 않았나 싶구요.”

이와 함께 북한이 경제난 타개를 위해 중국과 추진하고 있는경협 사업들이 자기들의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임 박사는 북한이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중국과의 경협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약하다며, 이 때문에 한국과 다시 경제협력에 나서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등에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계속 고집할 경우 한국의 새 정부가 경협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는 데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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