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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탈북자들이 말하는 ‘삐라’


지난달 25일 한국 김포시의 한 야산에서 대북 전단 20만장을 북으로 띄워보낸 탈북자 단체 회원들.
지난달 25일 한국 김포시의 한 야산에서 대북 전단 20만장을 북으로 띄워보낸 탈북자 단체 회원들.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전해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최근 남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를 놓고 갈등을 빚었는데요. 대북 전단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탈북자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장양희 기자입니다.

[녹취: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 “삐라 살포 움직임이 포착되는 즉시 서부전선에 무자비한 군사 공격이 시작될 것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달 한국의 북한자유연합이 대북 전단을 살포할 경우 군사적 보복을 가하겠다고 경고해 한때 남북간 긴장이 높아졌습니다.

대북 전단은 대부분 한국 내 탈북자 단체 주도로 이뤄지는데 탈북자단체들은 김 씨 일가의 3대 세습에 대한 비판, 대한민국 체제와 시장 경제의 우월성 등을 전하는 것이 삐라의 살포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전단을 실은 대형풍선은 미 달러나 중국 인민폐, 볼펜, 라이터, 가정상비약, 각종 문서나 영상 자료가 담긴 DVD, CD, USB 등을 싣고 가기도 합니다.

대북 전단은 강한 바람을 탈 경우에만 함경도나 평양 인근에 떨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 황해도와 강원도에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지역마다, 사람마다 다릅니다. 함경도 출신 미국내 탈북자 김광일 씨입니다.

[녹취:김광일] “그쪽과 거리가 멀어서 한번도 본적이 없어요. 주로 개성이나 강원도쪽에 많이 떨어진다고 들었거든요.개성이나 강원도 쪽에,그쪽에서 군복무한 형들 얘기 들어보면 직접 봤데요.수거하는 과정에 보나봐요.”

역시 함경도 출신 탈북자 찰스 김씨도 외화벌이로 출장을 다니던 중 이야기를 들었을 뿐 전단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찰스 김] “ 삐라 본 얘기는 않하고 대신 거기다 보낸 물건 있잖아요. 사탕이나 양말, 만년필을 갖고 삐라는 버리더라고요. 물건은 좋다고 말하더라고요.”

또 탈북자 김광일 씨는 탈북한 이후 중국의 인터넷을 통해 본 삐라가 전혀 새롭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김광일]”제가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은 없었어요.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새롭지 않았어요.중국에 있을때 책들을 많이 봤거든요. 황장엽씨 책도 보고 남한에 대해 궁금한 게 없었어요.”

전단을 직접 주운 경험이 있는 탈북자 이숙씨와 김은호씨는 남한에서 날아온 전단과 자신의 탈북은 무관하다고 합니다.

[녹취:이숙, 김은호] “탈북자김은호: 북한에서 보내는 거, 남한에서 보낸 거 다 봤죠. 자유세상으로 오라는 내용이었고. 탈북하는데 전혀 영향은 없었습니다.”
“탈북자 이숙:산에서 전단을 봤어요.종이가 너무 질이 좋고, 남한이 크게 발전 됐구나.. 한국이 발전됐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단 한장이 삶을 바꿔놓은 탈북자도 있습니다. 이민복씨는 전단의 625전쟁 관련 내용으로 충격을 받고 바로 그해 탈북했습니다.

[녹취:이민호] “ 북한의 혁명주의라는 것이 증오의 철학인데, 증오의 근간을 6. 25전쟁에서 잡아요. 증오의 근원이 미국과 남조선이라는 사상교육을 받았는데 그 전쟁을 우리가 했다는 말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요. 믿는데 시간은 걸렸어요. 누가 전쟁을 일으켰을까. 전쟁 초기참가자들이나 38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되겠다. 물어보니까 정말 우리가(북한이) 쳤더라고요.”

탈북자들은 북에서 직접 봤거나 들은 전단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탈북이후 확인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전단이 북한 주민에게 끼칠 영향과 의미에 대해서는 이런 의견들을 내놓습니다.

[녹취:김광일] “솔직히 한두번도 아니고 몇십년을 보내왔는데 달라졌으면 벌써 달라졌죠. 남한도 중지하고 말들을 하고 있는데 강행할 필요가 있을지 싶습니다.”

[녹취:찰스 김]”삐라 한번 보고 그걸 이해하긴 힘든데 많이 보면 달라지겠죠. 안보내는 것 보다는 낫겠죠. 긴가민가 하면서도.”

[녹취:이민호] “대북풍선은 조용히 북한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데, 사람은 아는 만큼 움직입니다. 그걸 알까봐 막는것이 북한 당국입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죠.우리가 그거를 그렇게 자극적으로 하지 말고 순수한 마음으로 조용하게 보내면 되는건데, 그들이 스스로 깨닫게 해서 그들의 손에 의해서 하나 되게 만들어야지 .”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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