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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북한 내 화상진료 200여 군으로 확대'


지난 2010년 4월 평양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난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
지난 2010년 4월 평양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난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
북한 내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가 203개 군으로 대폭 확대됐다고 세계보건기구 WHO가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세계보건기구 WHO 평양사무소는 10월 소식지에서, 북한 보건성과 협력해 북한 내에서 원격 화상진료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9월 말 현재 평양산원과 김만유병원 두 곳을 중심거점으로 북한 내 9개 도의 인민병원과 203개 군 단위 병원들이 원격 화상진료 체계로 연결됐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먼거리 의료봉사체계’라고 부르는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는 병원들을 빛섬유 통신케이블로 연결해, 컴퓨터 화상과 음성을 통해 멀리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말합니다.

WHO에 따르면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는 지난 2008년 김만유병원과 평안북도 인민병원, 만경대구역병원에서 처음 실시됐습니다.

이후 2009년 말까지 전국 9개 도의 인민병원에 이어, 올해 4월까지 60개 군 병원이 연결됐고 이후 계속해서 다른 군으로 확대됐습니다.

WHO는 원격 화상진료 확대를 위해 북한에 컴퓨터와 카메라 등 장비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기술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병원이 화상진료 체계에 연결될 때 전문가들을 보내 준비작업을 돕고, 현지 의료진에 운영 방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WHO는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가 북한 현실에 매우 적합하다고 판단해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4월 WHO 사무총장으로는 9년만에 처음 북한을 방문한 마거릿 찬 사무총장은 방북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서 원격 화상진료가 시작된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80% 이상이 산악지역인 것을 감안할 때, 원격 화상진료를 통해 외딴 지역에서도 높은 수준의 건강관리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입니다.

찬 사무총장은 또 의료진에 대한 훈련과 질병 감시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WHO 평양사무소의 10월 소식지에 따르면, 현재 원격 화상진료망을 통해 환자 관리와 의료진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WHO는 지방에서 치료하기 힘들거나 흔치 않은 증세에 대해 중앙의 전문가들이 원격 연결을 통해 진단과 치료에 대한 조언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원격 체계를 통해 지방 병원의 의료진이 중앙의 교수와 과학자들로부터 최신 의료기술과 연구 성과에 대해 교육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원격 수술, 질병 감시, 병원 자료 공유 등으로 적용 분야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지는 이밖에 북한 보건성이 내년 4월 아시아 지역의 화상진료 전문가들을 초청해 평양에서 기술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10년부터 원격 화상진료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수 천 건의 진료가 이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던 환자들이 유능한 의사의 도움으로 새 삶을 누리게 됐다며, 특히 평안남도의 12살 소녀는 난치성 질환으로 다리를 자를 뻔했지만 원격 화상진료를 통해 완치됐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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