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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세계은행 총재 “한국 성장모델 배울 것”…한·일 통화 스와프 연장 안 해


오늘 한국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서울통신입니다. 한국 출신의 세계은행 김용 총재가 방한해 빈곤퇴치를 위해 한국의 성장모델을 배우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양국 간 통화 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서울지국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진행자) 세계은행 김용 총재가 한국을 방문했군요. 이 소식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IBRD, 국제부흥개발은행. 세계은행의 정식명칭이죠. IBRD 김용 총재가 모국을 방문해 세계 각 분야의 권위자들이 참석한 토론회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과 빔 콕 전 네덜란드 총리, 작가 맬컴 글래드웰 등이 함께했습니다.

진행자) 연설은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김 총재는 저성장 국가를 구하는 최고 무기는 바로 지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많은 국가들이 빈곤을 퇴치할 정책을 알고는 있지만 그 정책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 용 세계은행 총재] “I believe we need a similar evolutionary…”

김 총재는 이어 앞으로 경제개발을 하려는 나라들이 한국의 성장모델을 배우길 기대한다면서 한국과 세계은행이 빈곤퇴치를 위한 정책전달 역할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김 총재가 북한을 돕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군요.

기자) 네. 북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 총재는 아버지의 고향이 북한임을 먼저 밝혔습니다. 아버지가 17살 때 남쪽, 한국으로 내려와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는데요. 사촌이나 고모들이 지금 북한에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지금 북한의 상황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은행은 도로를 깔아주고 전력이나 교육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잘하는데, 만약 북한이 세계은행에 이런 요청을 해온다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빈곤퇴치를 위해 한국 성장모델을 배우겠다, 이건 어떤 뜻인가요?

기자) 6.25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의 한국은 발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여겨지는 가난한 나라였죠.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어려운 나라를 돕는 세계 경제 10위권의 나라가 됐는데요.

바로 가난한 개발도상국들이 자신들과 처지가 비슷했던 한국의 눈부실 발전을 배울 수 있도록 세계은행이 앞장서겠다는 얘기입니다.

김 총재는 배울만한 한국의 성장모델 중 하나로 70년대 새마을운동을 꼽았는데요. 최근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도 그 나라 장관으로부터 새마을운동에 대해 얘기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엔 도시화가 당연하다고 봤는데 농촌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새마을 운동이 혁신적이라고 평했고요. 또 도시와 농촌을 동시에 개발하는 균형적인 접근법도 새마을운동의 교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IBRD, 세계은행은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이고 김용 총재는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세계은행은 1946년 6월에 발족한 국제금융기관의 중심적 존재입니다. 각국의 경제부흥과 개발촉진을 목적으로 설립됐고 지금은 주로 개발도상국의 공업화를 위해 융자-돈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이 세계은행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 총재는 서울에서 태어나 5살 때 미국 아이오와주로 이민을 갔고요. 하버드대학에서 의학과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9년에는 미국의 명문인 다트머스 대학 총장에 취임해 ‘아시아계 최초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기록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4월 임기 5년의 세계은행 총재에 선출됐는데요.
세계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백인이 아닌 총재라고 하네요.

진행자)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이달 말 만기가 되는 통화 스와프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군요.

기자) 네. 한-일 두 나라 고위관리들이 외교 문제가 아닌, 경제적 판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어제(9일) 금융시장 상황이 과거보다 안정돼 한-일 간 통화 스와프 계약을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측에서도 어제 조지마 코리키 재무상이 한국으로부터 연장 요청이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연장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통화 스와프는 두 나라 간 일시적인 외화 부족분을 서로 보완해주는 제도입니다. 상대 국가의 돈을 사용해 외환시세의 안정을 도모하는 게 목적인데요.

이로써 한-일 통화 스와프의 규모는 700억 달러에서 130억 달러로 줄게 됐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외환시장에 영향이 있지는 않을까요?

기자)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제와 오늘 한국 내 외환시장의 움직임은 한-일 통화 스와프 중단과의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는데요. 그만큼 통화 스와프의 경제적 쓰임새가 줄었다는 얘기입니다.

현재 한국이 쓸 수 있는 통화 스와프는 한-중 통화 스와프 등 천 억 달러가 넘고요. 외환 보유액도 지난 5월말 기준 3천 220억 달러나 됩니다.

비상금 주머니가 튼튼해졌고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따라 대외신인도 지표도 좋아졌다는 게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된 데는 외교문제도 개입돼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아무래도 독도 문제와 관련한 외교 갈등 때문이 아니겠느냐 이런 풀이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관련해 일본 재무상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로 통화 스와프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내비쳤습니다. 한국이 굽히고 나오길 바라는 일본 측 입장이 알려지면서 한국 정부가 먼저 스와프 중단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겁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결국 불구속 기소됐군요.

기자) 네. 선거비용을 실제보다 부풀려 나랏돈을 받아낸 혐의로 이석기 의원과 선거기획사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법원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이들은 교육감과 기초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과정에서 나랏돈 약 36만 달러를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광주와 전남 교육감 선거, 경기도지사 선거 등에서 국고 보전 비용을 과다 신청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모든 게 정치탄압이라며 법정에서 검찰의 불순한 의도가 모두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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