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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미국 여성의 북한 방문기


`남포에서의 하룻밤’ 영화 포스터.
`남포에서의 하룻밤’ 영화 포스터.
매주 화요일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미국 여성 2 명이 지난 4월 북한을 여행하면서 몰래 찍은 영상으로 만든 기록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영화로 상도 받았는데요.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에 대한 결례는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 “사전허가 없이 북한 주민과 대화할 경우 간첩으로 간주될 수 있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달 자국민을 대상으로 발표한 북한 여행 주의경보의 내용입니다.

이런 경보가 없더라도 미국민 대부분은 북한을 위험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고, 또 때로는 이런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지난 2010년 쿠바를 방문했던 미국 여성 조라 프란치스 씨는 친구 라히다 타하 씨와 또 다른 공산주의 국가를 방문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프란치스 씨의 미국 `CNN방송’ 인터뷰 입니다.

[녹취: 조라 프란치스] “It was very interesting experience the reason why we..”

중국 베이징을 거쳐 4월 12일 평양에 도착한 두 사람은 운좋게도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 분위기를 경험했습니다. 다시 프란치스 씨입니다.

[녹취: 조라 프란치스]”We were lucky because ..100 birthday of Kim IL Sung..”

두 사람은 여행 안내자를 따라 잘 짜여진 한편의 연극 같은 특이한 체험을 했는데요. 비무장지대와 나포된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를 둘러보고, `미 제국주의’라는 제목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잠은 녹물이 나올 정도로 화장실이 낡은 오성급 호텔에서 잤습니다.

평소 영화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던 프란치스 씨는 가지고 간 카메라로 북한에서의 일정을 영상에 담았는데요. 상당수 건물이 1950년대 소련의 뉴스영화에 나오는 건물들 같았고, 도시 전체가 과거에 갇힌듯 불안정해 보였다고 설명합니다.

[녹취: 조라 프란치스] “All the buildings their kind of 1950’s communist..”

프란치스 씨는 군사행진, 소련식 동상, 1948년부터 2011년까지 철권으로 통치한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군중들의 모습도 담았습니다.

[녹취: 조라 프란치스] “We went to orphanage and I think to ..almost look like..”

또 고아원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공연은 마치 잘 조련된 동물을 연상케 했다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 씨는 국제우의전람관을 둘러보면서 미국의 빌리 그래함 목사가 선물한 성경과 마이클 조던의 농구공, 그리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선물한 재떨이가 북한 지도자에 대한 외국인의 존경심을 보여준다는 안내인의 설명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 씨는 모든 여행이 각본에 짜여진 듯했고 24시간 감시 아래 진행됐지만, 김일성의 100회 생일에 맞춰 남포호텔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북한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여행객들과 술을 마시고 춤 추는 안내자를 보면서, 철저한 억압 속에서 자유롭고 싶어하는 북한 주민의 인간적인 모습을 봤고, 이 것이 영화 제작의 동기가 됐습니다.

프란치스 씨가 제작한 `남포에서의 하룻밤’이란 제목의 13분짜리 기록영화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의 한 영화제에서 최우수 단편 기록영화로 뽑혔고, 보스턴 국제영화제와 선댄스 독립영화제에도 출품됐습니다.

프란치스 씨와 동행한 타허 씨는 행복과 번영을 연기해야만 했던 북한인 안내자에게서 슬픔을 느꼈고 감춰지지 않는 그들의 현실을 봤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나 독재정권 아래서도 그들 역시 행복을 꿈꾸고 가질 수 있는 평범한 소시민이라는 것을 세상이 알길 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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