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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권 다룬 영화들, 잇따라 개봉


탈북자 출신 김규민 감독이 제작해 화제가 된 영화 '겨울 나비'.
탈북자 출신 김규민 감독이 제작해 화제가 된 영화 '겨울 나비'.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삶과 탈북자, 납북자 가족들의 애환을 다룬 영화들이 최근 1-2년 사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제와 장르도 다양해 북한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기여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 ‘약혼’ 트레일러]

이 달 중순 선 보이는 영화 ‘약혼’의 한 장면을 듣고 계십니다.

이 영화는 탈북 여성들이 북한과 중국에서 겪는 다양한 인권 유린 현실, 한국에 도착한 뒤 과거를 감추고 살아야 하는 아픔들을 매우 구체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녹취: ‘약혼’ 트레일러]

사선을 겨우 넘자마자 중국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술집으로 팔려가 구타를 당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탈북 여성들의 고통스런 현실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해 말 일반에 공개된 독립영화 ‘선처’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기독교 선교사들과 북한 기독교인들의 애환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 탈북 여성이 직접 주인공을 맡은 이 영화는 ‘기독교는 마약’이라는 북한 당국의 교육과 달리 중국 내 탈북자들에게 무한 애정을 베푸는 선교사, 그리고 그를 통해 참 사랑을 깨달아가는 탈북자들의 얘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쪽복음을 들고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다 국경수비대에 발각돼 고통을 받는 북한인들, 도망자의 삶 속에서 증오와 복수, 살인, 선처가 어떻게 소통되고 승화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천천히 먹어 체하겠다…"

지난 해 개봉된 90분짜리 극영화 ‘겨울나비’는 탈북자 출신 김규민 감독이 제작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북한의 가난한 모자에게서 일어난 비극적인 이야기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탈북자들의 체험을 재구성해 만든 ‘그래도 나는 탈북한다’, 한국에서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미혼모 탈북 여성의 애절한 삶을 다룬 독립영화 ‘여행자’ 도 이달 중순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인권 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입니다.

탈북자 뿐아니라 납북자와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룬 영화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72년도 6월 9일날...저희는 그 때 어렸었고..."

다큐 영화 ‘외로운 메아리’는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 납치된 한국인 가족들의 비극과 고통스런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본인 납북자 관련 영화와 애니메이션 영화 ‘메구미’가 제작된 경우는 있지만 한국에서 납북자 관련 영화가 제작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통영의 딸’ 운동으로 잘 알려진 오길남 씨 가족의 아픔을 다룬 다큐 영화 ‘혜원아 규원아’ 도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혜원아 규원아’ 에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죄인처럼 살아가는 아버지의 애절한 부정이 절절하게 녹아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이 다큐 영화를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에 보급해 북한의 납북자 송환을 압박할 계획입니다.

길거리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엉성한 한국말로 북한의 자유를 외치는 파란눈의 외국인들. 그리고 이를 생소한 듯 바라보는 한국의 젊은이들.

지난 해 11월 첫 선을 보인 다큐 영화 ‘따뜻한 이웃’은 한국에서 북한인권 운동을 벌이는 외국인들의 시선을 통해 북한의 현실에 무관심한 한국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진단과 해법까지 제시합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현실과 기독교인 수감자들의 아픔 속에 희망을 그리고 있는 독립영화 ‘숙녀와 수용소’, 북한 어린들의 맑은 동심 속에 성분 차별과 폐쇄성, 어린이 노동착취 등을 그린 ‘량강도 아이들’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밖에 북한 당국의 횡포와 주민들의 고통을 괴물과 사람 관계로 묘사해 실험적으로 보여주는 독립영화 ‘인사이드’ 등 북한의 현실을 다양한 각도로 보여주는 영화도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탈북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작된 이런 영화들이 북한 주민들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상황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반기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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