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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맹 회원국들, 북한 인권 우려 늘어


30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비동맹운동 회담에 참석한 각 국 정상들.
30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비동맹운동 회담에 참석한 각 국 정상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오늘 (30일) 비동맹운동 정상회의가 개막했습니다. 비동맹운동은 내정불간섭을 내세워 다른 나라의 문제에 대해 그 나라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권 문제와 관련해 회원국인 북한에 등을 돌리는 나라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3세계 국가들의 연합인 비동맹운동 정상회의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쁠럭 불가담운동’으로 불리는 비동맹운동은 유엔 회원국의 3분의 2에 달하는 전세계120개 나라가 참가하고 있습니다.

동서 냉전이 끝난 뒤 노선 혼란으로 잠시 주춤했던 비동맹운동은 이번 테헤란 정상회의를 통해 결속을 강화하고 유엔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속한 주요 국제 기구인 이 운동은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 불간섭과 영토와 주권 존중, 평화 공존 등 5대 원칙에 따라 인권에 관해서도 해당 국가의 문화적 다양성과 특수성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회원국들 사이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유엔총회가 2005년부터 해마다 채택하고 있는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우려하면서 개선을 촉구하는 이 결의안은 지난 해의 경우 찬성 123 개국, 반대 16, 기권 51개국으로 통과됐습니다.

특히 비동맹운동 회원국의 거의 절반인 53개 나라가 결의안에 찬성했고, 반대한 회원국은 14개 나라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정국가에 대한 유엔의 결의를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비동맹운동 회원국들이 대거 결의안에 찬성 또는 기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9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대부분의 비동맹운동 회원국들과 북한 사이에 이념적인 결속은 더 이상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There is no longer an ideological bond between..

21세기는 국제사회의 인류보편적 원칙과 민주주의 절차를 준수하는 책임있는 정부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비동맹운동 회원국들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가 지지를 받기 힘들다는 겁니다.

북한은 그 동안 비동맹운동의 정신과 결속을 강조하며 핵과 인권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해 왔습니다.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2007년 테헤란에서 열린 비동맹운동 장관급 회의 연설에서 서방국들이 인권 등 사회문화 분야에서 자주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동맹운동 회원국들이 협력해 인권의 정치화, 선택성과 이중기준 적용을 적극 배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관영 ‘로동신문’은 지난 해 비동맹운동 창설 50주년을 맞아 김일성 전 주석의 교시까지 언급하며 반제국주의 가치를 추켜들자고 주장했습니다. “쁠럭 불가담운동의 본질은 반제 자주화 운동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투쟁만이 숭고한 목적과 리념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에 등을 돌리는 비동맹운동 회원국들의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유엔총회의 첫 북한인권 결의안에 반대했던 감비아와 리비아가 지난 해 찬성으로 돌아섰고, 역시 반대국이었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라오스, 투르크메니스탄은 기권으로 이동했습니다.

또 당시 기권하거나 고의적으로 표결에 불참했던 30여개 회원국들은 지난 해 표결에서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호소가 더 이상 회원국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This no longer applies even with members..

부인할 수 없는 많은 증인과 증거들 때문에 비동맹운동 회원국들도 북한의 참혹한 인권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인권단체들은 북한 정부가 이런 국제사회의 흐름을 이해하고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북 조사와 관리소 폐쇄 등 개선 조치를 조속히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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