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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연에 미 상업영화도 등장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관람한 공연에서 주제곡과 함께 상영된 미국 영화 `록키'의 한 장면(조성중앙TV 화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관람한 공연에서 주제곡과 함께 상영된 미국 영화 `록키'의 한 장면(조성중앙TV 화면).

김정은 북한 제1국방위원장이 관람한 공연에 미국 만화영화 주인공이 등장하고 대표적 상업영화 주제가가 연주되기도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이 직접 지도해 만들어진 모란봉 악단.

지난 6일 펼쳐진 이 악단의 공연에서 화려한 서구풍의 옷을 입은 젊은 여성단원들이 김 제1위원장 등 북한 최고 지도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영화 ‘로키’의 주제가를 열정적으로 연주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지난 9일 모란봉 악단의 시범공연 내용 중 일부 장면을 녹화 방영한 데 이어 11일 밤엔 전체 내용을 내보냈습니다.

미국 만화영화의 대표격인 미키마우스가 무대에 등장해 외부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이 공연에서 미국의 대표적 상업영화인 ‘로키’의 주제가도 주요 장면을 배경으로 연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미국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의 세계적인 히트곡 ‘마이웨이’도 연주됐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김 제1위원장은 환한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을 제국주의 나라로 혐오했던 북한에서 이 같은 공연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흥미롭지만, 이를 단계적으로 공개한 배경도 궁금증을 낳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찍이 스위스 유학을 경험했고 미국 프로농구팬으로 알려진 김 제1위원장의 취향이 반영됐다는 평가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김 제1위원장이 서구문화에 우호적이라는 점, 그리고 앞으로 문화 개방에 이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것임을 예고하는 무대로 평가했습니다.

대표적 자본주의 문화상품들이 공연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인민생활 개선을 위해 자본주의적 요소를 도입할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도 나옵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입니다.

[녹취: 고유환 동국대 교수] “자본주의에서 사용되는 문화 컨텐츠나 경제관리에서의 일부 내용 이런 것들도 인민생활 향상이나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데 필요하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의미로 보여지는데요.”

또 미국의 대표 문화상품을 북한 최고 지도부가 감상했다는점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익명의 북한 전문가는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개인적으론 서방 문화에 우호적이었다”며 “김 제1위원장이 서구문화의 겉모습을 받아들이는 데는 개방적이겠지만 서방의 제도를 받아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환용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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