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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 3의 3위 서점 연쇄기업 보더스 파산보호신청 임박


미국 3위의 서점 업체인 보더스가 심각한 경영난 때문에 곧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0년 사이에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 경영 난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먼저 보더스가 어떤 업체인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답) 보더스는 지난 1971년 미시간 주 앤 아버의 대학가에서 중고 서적을 판매하는 작은 서점으로 시작해 미국 3위의 대형 서적업체로 성장한 기업입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미 전역에 수 많은 서점을 개설했는데요, 지난 해 말 현재5백9개의 대형 서점, 1백69개의 중소형 서점을 보유했습니다.

문) 보더스가 이처럼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나요?

답) 경쟁 면에서 동네의 작은 서점들을 압도했기 때문입니다. 보더스가 운영하는 대형 서점들은 10만 권에서 17만 권에 달하는 다양한 책들과 함께 음반과 신문, 잡지는 물론이고, 간단한 다과와 음료까지 판매했고, 서점 안에 의자와 소파를 비치해 편하게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더구나 책값이 일반 서점에 비해 저렴한 것도 급성장의 주요 요인이었습니다.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자연히 손님들의 발길이 보더스로 향하면서, 동네의 작은 서점들이 경쟁에서 탈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보더스가 지금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보더스는 지난 해 3분기 매출이 4억7천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이상 줄었습니다. 또한 순 손실액은 7천4백40만 달러로 전년도 보다 2배나 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미 지난 해 말에 전국에서 2백4개 보더스 서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현재 매장임대인들과 도서공급업자들에게 집세와 책값을 지불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부채 규모는 5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한 때 거대한 규모로 동네의 작은 서점들을 모두 몰아냈다는 뜻에서 공룡이라고 불렸던 보더스가 이처럼 몰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책을 읽는 사람들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인가요?

답)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지난 2000년부터 온라인 서점업체인 아마존 등 인터넷을 통해 책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데다 최근에는 전자책이 인기를 끌면서 전통적인 서점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월마트 같은 대형 할인판매점들이 책을 싼 값에 팔고 있는 것도 서점 업계를 위협하고 있는데요, 미국 2위의 서점 업체인 ‘반즈 앤 노블’도 마찬가지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문) 그런데 특히 보더스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서점 이나 출판 업계와 전혀 관계없는 인사들이 보더스의 회장을 맡으면서 효율적인 경영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온라인 판매와 관련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온라인 판매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2001년, 보더스는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 닷 캄을 통해 책을 판매하는 전략적 제휴를 택했는데요, 이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는 것입니다.

문) 경쟁자인 아마존에게 온라인 판매를 의뢰했던 것이 문제였다는 뜻인가요?

답) 그렇습니다. 아마존은 보더스와의 거래를 통해, 보더스 고객들의 도서구매 습관 등 귀중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고, 나중에 이를 바탕으로 보더스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카콜라가 경쟁사인 펩시콜라에게 판매를 의뢰한 것과 같은 대단한 실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보더스는 이 같은 문제점을 깨닫고 2008년에 독자적인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했지만, 경쟁자들을 따라잡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문) 보더스는 조만간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완전히 문을 닫는 것인가요?

답)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국 기업 파산법에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의 청산을 규정한 챕터 7과 기업을 회생시키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한 경우에 적용하는 챕터 11 등, 2개가 있는데요, 보더스는 챕터 11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보더스는 부채의 일부 또는 전부의 상환이 동결되면서,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문) 구조조정이라면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전체 6백78개의 서점 가운데 약 3분의 1이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약 2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 반면에 보더스의 파산보호신청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도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가장 먼저 보더스의 경쟁자이자 미국 2위의 서점 연쇄기업인 반즈앤노블이 즉각적인 수혜자로 떠오르는데요, 보더스가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하게 될 경우 최고 10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보더스의 파산과 함께 서점들이 줄어들면 온라인 책 판매와 전자 책 판매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3위의 서점 업체인 보더스가 경영난 때문에 곧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한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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