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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시민권제도' 대선 쟁점 부상...가정 내 에너지 사용 변화


25일 젭 부시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가 콜로라도 주 앵겔우드 시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5일 젭 부시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가 콜로라도 주 앵겔우드 시 유세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VOA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의 ‘출생시민권제도’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소식 먼저 전해 드리고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결과, 클린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똑똑한 기능을 가진 전자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일반 가정에서의 에너지 사용과 소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첫 소식 보겠습니다.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출생시민권제도(Birthright Citizenship)’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선 후보 가운데 출생시민권제도에 대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공화당 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입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16일 자신의 공식 선거 홈페이지에 이민제도 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 ‘출생 시민권제도’ 폐지론을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출생시민권이라면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에게는 자동으로 주어지는 시민권을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대표적인 속지주의 국가인데요. 속지주의란 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은 자동으로 그 나라 국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걸 말합니다. 미국은 수정 헌법 14조에 근거해서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원칙상 자동으로 미국 국적, 그러니까 시민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죠. 그런데 트럼프 후보가 바로 이 ‘출생시민권'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출생시민권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이런 출생시민권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아주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출산일이 다가온 다른 나라 여성이 미국을 방문해서 아기를 낳는 겁니다. 그러면 이 아기는 자동으로 미국 국적을 얻게 되는 거죠. 문제는 이 아기의 부모가 돌아가지 않고 아기와 함께 불법으로 미국에 눌러앉는 경우인데요. 트럼프 후보는 이 출생시민권제도가 불법 이민을 부추기는 최대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출생시민권제도를 어떻게 없앨 수 있나요?

기자) 네, 이 출생시민권을 폐지하려면 수정헌법 14조를 없애거나 바꿔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이런 내용을 담은 법안이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합니다. 아니면 주 의회 3분의 2 이상의 요청에 따라서 이를 다루기 위한 헌법회의를 소집해야 합니다. 그리고 설령 그렇게 돼서 수정안이 만들어진다 해도 전체 주 가운데 4분의 3 이상의 비준을 받아야 하다 보니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트럼프 후보의 출생시민권제도 폐지론에 대해 공화당 내 다른 후보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공화당 대선 후보들 간에도 의견이 나뉘고 있는데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등은 트럼프 후보의 주장에 동조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의 또 다른 유력 주자로 꼽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출생 시민권은 헌법상 권리라며 헌법이 부여한 권리를 박탈하기보다는 문제를 고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반박했고요. 쿠바 이민자 2세인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수정헌법 14조를 악용하는 사람을 막기 위해 뭔가 해야 하겠지만, 출생 시민권 자체를 폐지하는 데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요. 출생시민권제도 폐지를 반대한다던 젭 부시 후보가 ‘앵커 베이비’라는 말을 사용해서 논란이 되고 있던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기자) 네, 부시 후보가 지난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출생시민권제도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앵커 베이비라는 표현을 쓴 겁니다. 앵커 베이비는 바다에 anchor 즉 닻을 내리듯 부모가 아이를 미국인으로 만들어 자신들의 정착을 돕는다는 뜻으로,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외국인이 미국에서 출산해 시민권을 얻은 아기를 폄하해서 쓰는 표현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민자 자녀들에게는 좀 모욕적이기도 한 표현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부시 후보의 앵커 베이비 발언에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인권 운동가들이 즉각 비난하고 나섰죠.

진행자) 부시 후보는 논란이 일자 해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부시 후보는 본인이 언급한 앵커 베이비는 일부 조직적인 사기를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또 앵커 베이비는 중남미인들보다 아시아인들이 더 관계가 있다고 말하면서, 일부 부유한 아시아인들이 출산시민권제도를 악용해 일명 ‘출생 여행(birth tourism)’으로 부르는 원정출산을 통해 앵커 베이비를 양산한다고 밝힌 겁니다. 실제로 올해 3월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아시아 여성들을 대상으로 불법 원정출산을 제공한 조직이 적발돼 수사 당국이 단속에 나섰고요. 중국인 10명이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출생시민권제도를 아시아인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 단체들은 부시 후보가 아시아 이민자 자녀들을 향해 ‘앵커 베이비’라고 한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있고요. 아시아계 연방 의원인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과 주디 추 하원의원도 즉각 논평을 내고 부시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거기다 출생시민권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같은 당의 트럼프 후보도 부시 후보의 발언에 아시아인들이 상처를 받았을 거라며 비판하고 나섰는데요. 이처럼 대선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출생시민권제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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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역시 미 대선 관련 내용입니다.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최신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네, 여러 가지 악재와 논란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다른 민주당 후보들보다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새로운 여론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보스턴에 있는 서폭 대학교가 아이오와 주에서 실시되는 당원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인데요.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진행자)미국 대선의 풍향계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비중이 있는 주에서 나온 결과라 좀 더 눈길을 끄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들쑥날쑥하면서 “힐러리 대세론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 “는 이야기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 될 텐데요. 반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는 20%의 지지로 2위에 머물렀습니다.

진행자) 요즘 계속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조 바이든 부통령에 대한 조사도 있었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았는데요. 그래도 11% 지지를 얻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후보에 대한 민주당원들의 강력한 충성도를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 여론 조사가 선거 결과로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기자) 그건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클린턴 후보의 개인 이메일 논란이 자신들에게 개인적으로 별 문제가 안 된다는 답을 했는데요. 하지만 절반 넘는 응답자가 이 문제가 내년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에게 악재가 될 거로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 후보에 대한 아이오와 주 민주당 유권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아이오와 주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클린턴 후보가 가장 인기가 많긴 하지만 가장 정직하고 신뢰할만한 후보로는 샌더스 후보를 꼽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대권 도전을 선언한다면 상황은 또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소식이 또 하나 나왔군요.

기자) 네, 바락 오바마 정부 각료 중에서는 처음으로 톰 빌색 농무부 장관이 25일(화요일)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아이오와 주 주지사를 지낸 빌색 장관은 지난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도 클린턴 후보를 지지했었습니다.

진행자) 클린턴 후보에게 연거푸 좋은 소식이 있었는데, 하지만 마냥 마음 놓을 수만은 없는 처지죠?

기자) 네, 클린턴 후보는 아직까진 버니 샌더스 후보처럼 진보좌파성향 민주당원들의 마음까지 얻지는 못하고 있는데요. ‘무브온.org 정치행동’과 ‘루츠스트라이커’ 등의 진보 단체가 공동 서명한 편지를 오늘 중으로 클린턴 후보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클린턴 후보에게 현재 의회에 상정된 월가 관련 법안을 지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법안은 월가에서 고연봉을 받으며 일하던 임원들이 관직에 나갈 경우에도 계속 일정 부분 월급을 지급해왔던 관행을 없애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샌더스 후보나 마틴 오말리 후보 등 다른 민주당 후보들은 이 법안 지지 의사를 표명했지만 클린턴 후보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공식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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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우리가 가정에서 늘 쓰는 전기와 가스가 미래에는 사용 방식도 바뀌고 요금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저명한 에너지 연구기관인 ‘록키 마운튼 연구소’가 수요일(26일)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똑똑한 기능을 가진 기술과 기기의 등장으로 일반 가정의 에너지 사용 방식과 비용이 이미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정의 에너지 사용이 변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한다는 건가요?

기자) 연구소는 이런 변화를 ‘요구된 유연성’ 혹은 ‘플렉시왓츠(Flexiwatts)’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쉽게 말해서 더 유연하게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타이머 즉 시간 설정기와 에너지 조절 장치 등이 등장하면서 전기 사용량이 많은 작업 등을 할 때, 가장 적합할 때를 찾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진행자) 전기를 사용하는 데 적합한 시간이 따로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전기세가 시간 단위로 측정되기 때문입니다. 보통 전기회사들은 사람들이 전기를 많이 쓰는 시간에는 전기세를 많이 부과하고, 한밤중 같이 전기를 많이 쓰지 않을 때는 전기세를 낮추는데요. 전기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전자 기기를 전기세가 가장 낮을 때 돌린다면 당연히 전기세가 훨씬 줄어들겠죠.

진행자) 그렇데 이렇게 시간제에 따라 사용이 가능한 기기가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요즘 새롭게 출시되는 가전기기에 타이머 즉 시간 설정기가 부착되기 시작했다는데요. 예를 들어서 타이머가 부착된 세탁기를 산다면 전기세가 낮은 시간대를 설정해, 해당 시간에만 세탁기가 작동하도록 입력해 놓는 겁니다. 세탁기에 옷을 넣어두고 빨래 시작 단추를 눌러 놓으면, 세탁기는 설정된 시간이 됐을 때 알아서 자동으로 빨래를 시작한다는 거죠.

진행자) 이렇게 시간을 활용하는 게 큰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그렇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가정에서 이를 시행할 경우 기기설비 비용만 10에서 15% 절약할 수 있고, 전기세의 경우 10에서 40%는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 외 또 전기세를 줄일 수 있는 기기가 또 뭐가 있을까요?

기자) 요즘 많이 등장하고 있는 가정용 ‘스마트 기기’들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똑똑한 장치’로, 대표적인 것이 가족들이 생활하는 시간대와 전기세에 맞춰 집 온도를 조절하는 스마트 온도조절장치입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구글의 ‘네스트’라는 장치로 이미 출시가 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앞으로 똑똑한 기기와 기능 등이 계속 선보인다면 에너지 사용과 에너지 비용에 더 큰 변화가 생기게 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록키 마운튼 연구소 측은 새로운 방식에 관심만 가진다면,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은 결코 복잡하거나 많은 경험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고 조언했는데요. 그러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과 기술은 이미 우리의 삶에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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