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0 (월요일)

한반도 / 사회·재난·인권

[인터뷰] 북한 억류됐던 유나 리 "북 당국, 미국인 조속한 석방 기원"

미국의 소리 방송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중인 유나 리 기자(왼쪽). (자료사진)
미국의 소리 방송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중인 유나 리 기자(왼쪽).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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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원
3년 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여기자 유나 리 씨가 케네스 배 씨의 조속한 석방을 기원했습니다. 또 배 씨의 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전 ‘커런트 TV’ 기자인 유나 리 씨는 2009년 3월 탈북자 관련 취재 중 중국과 북한 사이의 국경을 넘었다가 체포돼 5개월 만에 풀려났습니다. 유나 리 씨를 백성원 기자가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유나 리 씨, 안녕하십니까?

유나 리) 예, 안녕하세요. 유나 리 입니다.

기자) 북한이 또다시 한국계 미국인을 납치한 소식, 듣고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

유나 리) 제가 집에 온 지 이제 3년이 좀 넘었는데요. 그 때 상황으로 다시 저를 데려가는 느낌이었어요. 가족들이 고통스러워 할 것, 그 다음에 미국 정부가 부단히 애쓰면서 그 분을 데려오려고 힘쓰는 것들, 여러 가지 생각들이 교차됐어요.

기자) 그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억류 시점이 지난 달 초로 알려져 있구요. 이제 한 50여일, 두 달 가까이 돼 가는데요. 유나 리 씨 경우엔 지금 이 시점에 어떤 과정에 있었나요?

유나 리) 저의 경우를 보면 한 달 정도, 한 달 좀 넘게 조사를 받았구요. 그 다음에 거의 한 달 반 좀 넘게 기다리는 시간이 있었어요. 그 다음에 법정으로 넘어갔죠. 저희 사건이.

기자) 그럼 지금 한창 조사를 받고 있는 기간이겠군요.

유나 리) 제 생각에는 아마 조사가 거의 끝나는 단계가, 지금 그 분의 혐의가 무엇인지 발표가 됐잖아요. 조사가 끝났다는 얘기에요, 그러면.

기자) 그 혐의라는 게 지금 ‘반공화국 적대범죄’, 이렇게 북한이 제시를 하고 있거든요. 유나 리 씨, 그리고 또 동행했던 로라 링 씨 모두 북한에서 ‘반공화국 적대범죄’ 혐의를 받았던 게 맞죠?

유나 리) 그렇습니다.

기자) 북한 당국이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그 쪽으로 혐의를 맞춰가려는 인상이 강했다, 전에 저희하고 인터뷰 하실 때 그런 얘길 하신 게 기억나는데요. 당시 조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됐죠?

유나 리) 제가 왜 그렇게 말씀을 드렸냐 하면요. 제가 어떠한 이야기를 하든 그 분들이 원하는 대답이 아니면 사실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어요. 그 기록하는 자체에 대해서. 그렇기 때문에 그 분들이 혐의는 물론 정해져 있고, 원하는 대답을 유도했다 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기자) 굉장히 강압적인 분위기였나요?

유나 리) 신체적인 구타나, 그런 건 절대 없었지만 정신적으로 부정할 수 없게끔 조사가 진행이 됐죠.

기자) 그 한가운데서 상당히 시달려야 하셨을 것이구요. 따라서 그 때쯤 억류 상황에선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유나 리) 북한 자체가 예측이 가능하지 않은 정부이기 때문에 제 앞날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이 가장 두려웠구요. 그 다음에 외부와 접촉이 없지 않습니까? 가족이 와서 나를 봐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통화가 가능해서 바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태에 있을 것 같아요. 그대신 스웨덴 대사가 유일한 대화창구였기 때문에 지금 저희 때와 같이 스웨덴 대사가 부단히 노력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예. 물론 케네스 배 씨가 현재 어떤 상황인지 바깥에서 전혀 알 길은 없습니다만, 당시에 가장 이 시점에서 고통스러웠던 점은 어떤 걸까요?

유나 리) 아무래도 제가 처한 상황, 제가 처한 상황이 고통스럽다기 보다는 가족이 나 때문에 받을, 나 때문에 겪을 힘든 상황을 생각하는 게 더욱 고통스러웠어요.

기자) 가족 말씀을 하셨는데, 유나 리 씨께서 억류 과정을 앞서 다 겪었던 분이라, 케네스 배 씨 가족 생각이 먼저 떠올랐을 것도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유나 리) 당연히 이쪽에서 소식이 전해지지 않기 때문에 더 불안하고 고통스러우실 거에요. 그렇지만 그 분이 곧 돌아오신 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렇게 말하는 건, 쉽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겪은 사람으로서, 같은 상황을 겪은 사람으로서 그 믿음이 없으면 하루 하루 견디기가 고통스러우실 것 같아요. 그런 믿음을 버리지 마시고, 그 분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집으로 돌아오실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이 방송을 들을 순 없겠지만, 지금 억류돼 있는 케네스 배 씨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유나 리) 건강 잘 챙기세요. 힘들어 하지 마시고, 지금 시간이 하루 하루 지나는 것이 집으로 가는 시간에 가까워 진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기자) 조금 다른 얘긴데요. 최근 미국에 와 있는 이라크 난민들의 얘기를 담은 다큐멘타리를 발표하신 걸로 압니다. 이라크 난민 얘기긴 합니다만, 저도 봤습니다만, 북한에 대한 잔상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게 떨치기 힘든 거겠죠?

유나 리) 제가 북한 탈북자의 이야기를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주 미안한 마음이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남아 있구요. 그 분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서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상황에 있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 분들의 이야기를 대신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북한 난민들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난민들 모두가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만 사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땅에 와서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는 자체도 또한 못지 않게 힘듭니다. 그래서 제 이번 새 이야기는 그 분들이 겪어가는 상황, 새로운 땅에 와서 새 삶을 찾아가는 데 어떠한 힘든 부분이 있는지 여러분들하고 같이 나누고 싶었습니다.

기자) 예.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람들 얘길 하셨습니다만, 오늘 그 목소리를 짧게나마 전해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유나 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