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30 (목요일)

세계 / 아시아

오바마, 아시아 중시 외교 본격 시동

19일 동남아시아연합 정상회의에 참여하여 각 국 정상들과 손을 맞잡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
19일 동남아시아연합 정상회의에 참여하여 각 국 정상들과 손을 맞잡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
백성원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동남아 3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21일 미국에 돌아왔습니다. 재선 후 첫 해외 방문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었는데요. 역사적인 버마 방문의 배경과 의미를 백성원 기자와 정리해 보겠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버마 방문은 방금 알려드렸구요. 오바마 대통령, 또 어디 어딜 다녔습니까?
 
기자) 예. 18일 태국이 첫 방문국이였구요. 그 뒤 버마, 캄보디아 순으로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사흘간의 순방이었으니까 비교적 짧은 일정이었죠. 하지만 만난 사람들과 참석한 행사들을 보면 상당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방문이었습니다.
 
진행자)어떤 점에서 그런지 하나씩 짚어보죠. 순방 첫날 태국과 버마를 연이어 방문했어요.
 
기자)예. 태국에선 잉락 친나왓 총리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공동기자 회견을 통해 이번 아시아 방문의 목적을 분명히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 얘길 들어보시죠.

[녹취: 오바마 대통령] “The United States is always will be a ‘Pacific Nation’…”
 
최근 미 행정부 인사들로부터 자주 듣는 얘기죠? 미국은 태평양 국가다, 그러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앞으로 미국의 안보, 경제, 일자리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동남아 순방의 가장 큰 메시지이기도 한데요. 미 대통령으로서 아시아 중시 외교가 1순위 정책이란 걸 직접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미국 외교 중심축이 아시아로 바뀌고 있다, 그 점을 뒷받침하는 발언이군요. 또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버마를 방문하는 의미도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인 버마 방문에 워낙 관심이 쏠려서요. 관련 질문이 많이 나왔습니다. 버마가 인권 유린 등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데 지금 굳이 거길 가는 게 시기 상조 아니냐, 주로 그런 의문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기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This is not an endorsement of Burmese government…”
 
버마 방문이 버마 정부를 정식 승인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버마 정부의 노력을 인정해 주기 위한 것이고 버마가 정식으로 승인받기 위해선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고 했습니다.
 
진행자) 버마는 민주화 노력에 더 박차를 가하라, 그런 메시지로 들리는 군요. 오바마 대통령, 바로 당일 버마로 향했죠?
 
기자) 예. 그곳에서 테인 세인 대통령과 회담을 했는데요. 회담 장소를 눈여겨 봐야 합니다. 수도 네피도가 아닌 군사정권 이전 수도인 양곤에서 했으니까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인 양곤대학을 찾은 건 민주화 노력에 더 박차를 가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됐습니다.
 
진행자)그래서 오바마 대통령과 버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만남이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수치 여사 자택을 직접 찾아가지 않았습니까?
 
기자) 예. 수치 여사와 나란히 기자들 앞에 선 오바마 대통령, 버마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준 민주화 지도자를 만나게 돼 기쁘다, 이런 소감을 밝혔습니다.
 
[녹취: 오바마 대통령] “I’m pleased that one of my first stops is to visit an icon of democracy…”
 
이 말을 받아서 수치 여사가 화답했습니다. 들어보실까요?
 
<Obama’s Asia Trip SWB 11/21 ACT 4> [녹취: 아웅산 수치 여사] “I believe we’ve been able to discuss various concerns openly and as…”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여러 관심사를 논의했고 버마와 미국 관계는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게 됐다, 그런 내용입니다.
 
진행자)자,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의 19일 양곤대 연설, 중요한 얘기가 많이 나왔어요.
 
기자)예. ‘개혁의 빛’이라는 주제였는데요. 공포 정치를 하는 국가가 주먹을 쥐는 대신 펼친다면 미국이 손을 내밀어 잡을 것이다, 이게 2009년 취임 시 연설 아닙니까? 이 내용을 다시 언급하면서 오늘 버마에 우정의 손을 내민다고 했습니다. 또 극적인 변화의 시기에 있는 버마의 경제 재건에 미국이 힘을 보탤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과거에 얽매일 필요가 없이 미래를 봐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그 말을 그대로 북한에 적용했더군요. 북한도 버마 처럼 개혁의 길로 나서라, 그런 신호를 보내지 않았습니까?
 
기자)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앞서 백악관 고위 관리들이 이미 북한에 버마의 선례를 거듭 제시했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도 버마 양곤대 연설에서 북한을 지목해 이렇게 촉구했습니다.
 
<Obama’s Asia Trip SWB 11/21 ACT 5> [녹취: 오바마 대통령] “To the leadership of North Korea, I have offered a choice…”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평화와 진전의 길을 택하라, 그럴 경우 미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진행자)어떻게 보면 오바마 행정부 집권 2기 대북정책을 집약한 것이다,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그런 평가가 많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버마처럼 개혁과 개방, 민주화의 길로 접어들면 손을 내밀어 잡겠다, 그런 약속인 셈입니다. 반면 북한이 또다시 도발에 나선다면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로도 읽히구요.
 
진행자)북한엔 분명히 기회도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전문가들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얘길 들어보시죠.
 
<Obama’s Asia Trip SWB 11/21 ACT 6> [녹취: 미첼 리스 전 실장] “They can begin to allow North Korea to integrate itself for the first time…”
 
미국의 제안, 북한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동아시아 경제에 접목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진단입니다. 또 미국기업연구소 (AEI) 니컬러스 에버스타드 선임연구원은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으로 북한 재정 상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내다 봤구요.
 
진행자)하지만 미국이 내민 손을 북한이 잡아야 그런 혜택이 뒤따른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기자)그렇긴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 전망도 대체로 회의적입니다. 미 해군 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 얘길 들어보시죠.
 
<Obama’s Asia Trip SWB 11/21 ACT 7> [녹취: 켄 고스 국장] “What North Korea takes more of an example is…”
 
가령 북한 지도부에겐 버마 보다 리비아 사례가 더 중요한 교훈으로 남아 있다, 그런 지적입니다. 핵 포기 선언하고 미국이 내민 손을 잡았는데도 결국 가다피 몰락으로 이어지지 않았냐, 북한으로선 그런 측면에 더 눈이 간다는 거죠. 또 버마 방식의 개방이 가져다 줄 혜택을 누리기 위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인가, 그 부분도 부정적인 분석이 많구요.
 
진행자)역시 핵 문제가 걸리는 군요. 오바마 대통령, 마지막 일정은 캄보디아 방문이었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행사에 참석했죠?
 
기자)예.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정상회의가 그 곳에서 열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지역 각국 정상들을 두루 만나 미국의 아시아 중시 방향을 더욱 선명히 했는데요. 훈 센 캄보디아 총리와 단독회담에선 정치범들을 석방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버마와는 달리 캄보디아는 냉랭하게 오바마를 맞이했다, 그런 평가도 있었습니다.
 
진행자)그렇게 사흘간 이뤄진 오바마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오바마가 재집권에 성공한 뒤 아시아 중시 외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역시 그런 해석이 가능하겠죠?
 
기자)그런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오바마 대통령 자신도 사흘 일정 동안 내내 그런 입장을 밝혔구요. 그만큼 미국의 외교 중심축이 중동 등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건데요. 오바마로서는 이 지역에서 기회를 봤을 수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에겐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줄 수 있고 민주화를 촉진시킬 수도 있습니다. 또 군사력을 유지하면서 중국 부상에 따른 두려움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는 겁니다. 오바마가 2번째 임기에서 아시아를 여러 차례 방문할 것이라는 걸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예. 오바마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과 그 의미, 백성원 기자와 함께 결산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