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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 비협조로 1970년대 대남 혁명노선 실패’


지난 1970년대 북한의 대남 혁명노선이 실패한 것은 중국의 비협조와 남한 정세에 대한 오판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우드로 윌슨 센터 연구원이 분석한 내용을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1970년대 베트남 사태에 고무돼 ‘남조선 혁명’을 시도했지만 남한 정세를 오판해 실패했다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우드로 윌슨 센터의 번드 쉐퍼 연구원이 밝혔습니다.

쉐퍼 연구원은 옛 동독의 외교문서를 입수해 분석한 논문에서, 김일성이 1970년대 베트남 사태와 미국과 중국간 화해 분위기에 고무돼 일련의 대남 평화공세를 펼쳤다고 밝혔습니다. 쉐퍼 연구원의 말입니다.

쉐퍼 연구원은 북한이 ‘70년부터 군사적 노선보다는 남한 내부의 정치적 변화를 통한 연방제 통일을 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971년4월 최고인민회의 제4기5차 회의에서 연방제 통일 방안과 주한미군 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8개항의 대남 통일 제안을 내놨습니다. 이어 그 해 9월 판문점에서 남북 적십자회담이 열렸습니다.

이듬해인 1972년 5월에는 남한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평양을 방문한 데 이어 북한의 박성철 부수상이 서울을 방문합니다. 그 후 남북한은 7.4 공동성명을 발표합니다.

7.4 공동성명은 남북한이 이념을 초월해 자주적, 평화적으로 통일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목적은 ‘남조선 혁명’에 있었습니다.

7.4 공동성명이 발표된 직후인 7월17일 북한 외무성의 이만석 부상은 평양 주재 동구권 대사관을 상대로 한 설명회에서 ‘7.4 공동성명은 남한을 미국과 일본에서 떼어놓는 한편 남한의 이른바 민주세력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쉐퍼 연구원은 북한의 진정한 의도는 항상 남한을 적화통일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1973년7월 평양주재 폴란드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통일을 이루려면 남조선을 혁명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남한의 정세를 오판했거나 의도적으로 왜곡했던 것이 밝혀졌습니다. 북한 외무성의 김재석은 당시 동구권 외교관에게 남북회담을 설명하면서, `남한의 1백만 주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북한 대표단을 맞았으며, 남한의 주민과 지식인들이 김일성을 열렬히 존경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외교전문에 들어 있습니다.

1975년 4월 베트남이 패망하자 김일성 주석은 베이징으로 달려가 중국의 마오쩌둥 주석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일성은 ‘아시아에 혁명의 물결이 높아가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경우 잃을 것은 휴전선이며 얻는 것은 통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마오쩌둥 주석은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대답을 하는 선에서 그칩니다.

쉐퍼 연구원은 당시 중국은 한반도에 또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결론적으로 1970년대 북한 김일성의 대남 혁명노선은 남한 정세에 대한 오판과 중국의 비협조로 인해 실패했다고 쉐퍼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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