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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샤프 전 사령관 "한·일군사협정 무산, 한국에 큰 손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 (자료사진)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 (자료사진)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는 신년을 맞아 전 주한미군사령관들로부터 한반도 안보상황과 북한의 군사역량, 그리고 미군의 대북 전략 등을 짚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과의 인터뷰를 전해 드립니다. 샤프 전 사령관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해 유엔군사령관 겸 미한연합사 사령관을 지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먼저 북한의 로켓 역량이 어느 수준까지 온 것으로 판단하고 계신가요?

샤프 전 사령관) “They have greatly advanced their rocket technology over the last several years…”

북한이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한 걸 보면 지난 몇 년간 관련 기술을 크게 향상시킨 걸로 보입니다. 로켓을 미국까지 날려보내 어느 표적이든 정확히 조준하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난 해 4월 로켓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짧은 시간안에 이 정도 개선을 이룬 걸로 미루어 기술 개발에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습니다. 상당히 우수한 과학 인력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 같구요. 물론 북한 로켓이 미국에 닿을 수 있는지 여부가 관심 사안이긴 합니다만, 더 중요한 건 북한이 그런 미사일을 보유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자) 북한이 로켓 발사를 연기할 듯 하다가 갑작스럽게 강행해 버리면서 관련국들의 허를 찔렀습니다. 미국과 한국 정보당국이 로켓 발사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읽지 못한 걸까요?

샤프 전 사령관) “What has become very clear is that North Korea is becoming very sophisticated on their ability…”

북한은 미국이 위성을 통해 어떤 움직임을 감지하는지 잘 알게 됐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의 목적은 탑재물을 궤도에 올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닙니다. 발사 의도와 시점을 미국과 한국이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목적도 있었던 겁니다. 제가 기밀정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 상황은 알 수 없지만, 북한의 로켓 발사가 어느 정도 갑작스럽게 이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기밀 수단을 통해 발사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위험 요소는 북한이 이번 경우 처럼 고정 발사대에서 쏘는 것도 감출 수 있다면, 이동식 발사대 이용시엔 발사 여부를 예견하기 더욱 어렵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랐고, 신속히 발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사 준비가 끝날 때가지 감출 수 있게 됐다는 게 위험한 겁니다.

기자) 그런 현실을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샤프 전 사령관) “I think that it will make the both the Obama administration and hopefully Ms. Park’s administration also…"

오바마 행정부 뿐 아니라 한국의 박근혜 차기 정부에게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준 계기가 될 겁니다. 김일성, 김정일 시대의 노선을 변경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도 포함해서요. 따라서 미국과 한국이 과거 대북정책과 전략을 면밀히 재검토한 뒤, 밀접한 공조하에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맞설 수 있는 전략 조정을 이뤄내길 기대합니다.

기자) 박근혜 정부가 다음 달 출범합니다. 그 시기에 맞춰 북한의 도발을 점치는 관측도 있구요. 사령관께선 어떻게 예측하시죠?

샤프 전 사령관) “I definitely think that North Korea will test both the new administration in Korea, Ms. Park and the government of Korea and also the government here in the United States…”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새 정부를 시험하려 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미국에선 오바마가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몇 달간 국무.국방 장관을 비롯한 많은 최고위층 인사가 교체됩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미국과 한국 정부가 각각 어떻게 반응하는지, 또 두 나라가 어떤 식의 공동 대응에 나설지 시험해 볼 겁니다. 새로 출범하는 양국 정부간 분열 조짐은 없는지, 두 동맹국 전력이 약화될 기미는 없는지 알고 싶어할 거구요. 또 양국 관계를 이간질하려 할 겁니다.

기자) 그런 시도에 핵실험도 포함될 걸로 보십니까?

샤프 전 사령관) “As to whether it’s going to be a nuclear test, who knows? I think that they have announced they will continue to develop nuclear capability…”

혹시 모를일입니다. 북한이 이미 핵기술 개발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려면 반드시 추가 핵실험이 필요한 상황이구요. 따라서 북한이 미국과 한국 정부를 시험해 보기 위한 도발로 핵실험을 선택할지, 가능한 일입니다만, 다른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이 그런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미국과 한국이 어떤 대응을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샤프 전 사령관) “I believe that all of these actions of Kim Jong-un has clearly shown to me that the North Korean government and Kim Jong-un himself is not going to change…”

지금까지 김정은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 그와 북한 당국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여전히 선군정치를 내세우면서 인권을 경시할 것이구요. 외부에서는 반대급부를 얻기위해, 또 내부에서는 강성대국이라는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도발을 계속할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도발하기 전부터 두 나라가 대북정책과 전략을 재검토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안정과 현상유지만을 위한 전략이 아니라, 북한 정권을 교체하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전략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기자) 미국과 한국 차기 정부가 그런 논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현재의 우호적 관계를 계승할 수 있겠군요.

샤프 전 사령관) “Things will be always different when you get a new president in the Republic of Korea even though that she is aligned, I think, a lot of things that President Lee has done…”

한국 대통령이 교체되면 상황이 언제나 바뀝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과 비슷한 기조를 보인다해도 말이죠. 국방장관을 비롯한 주요 요직에 누굴 앉힐 건지, 또 그들이 미국의 국무.국방 장관, 오바마 대통령과 현재처럼 끈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등이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한 동맹은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더 굳건해졌던 전례가 있습니다. 불행히도 북한은 또다시 도전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2013년 미-한 관계는 더욱 강력해질 겁니다.

기자) 미국이 아시아 중시 전략을 추구하면서 한국의 전략적 역할 분담 역시 커졌는데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사이에 끼어 한국의 입지가 어려워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샤프 전 사령관) “The ROK-U.S. alliance is an alliance born in to desired to have security and stability in North East Asia…”

미-한 동맹은 동북아시아 안보와 안정이 목적입니다. 그런 목적을 달성키 위해선 사실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이 모두 협력하는 게 이상적입니다.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네 나라가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 뿐 아니라 전 세계 안보와 안정을 위해 공조하길 바랍니다. 물론 미국의 국방 예산 운용이 쉽지 않지만, 미국의 동북아시아 지역을 전략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국과 한국이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미-한 연합사령부 해체에 대비해 새로운 동맹 지휘구조를 연구키로 했는데요. 이를 통해 작전 지휘기능을 갖춘 일종의 ‘미니연합사’가 신설하게 되면 전시 작작권 전환 취지가 퇴색된다, 그런 지적이 있습니다. 이런 대체기구를 만드는 게 과연 현실적인 대안일까요?

샤프 전 사령관) “I think that we need to look at this from a couple of different perspectives…”

몇 가지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2015년이면 한국군이 전시작전권을 넘겨받게 됩니다. 전력과 기술적 측면 모두 매우 뛰어난 한국군이 스스로의 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겁니다. 둘째, 미국은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작전계획 5027과 개념계획 5029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을 지원하게 됩니다. 미국의 이 같은 공약은 전작권 전환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든 변함이 없을 겁니다. 셋째, 전시작전권 전환과 미-한 연합사령부 해체 이후 만들어질 새 연합 지휘구조는 전시뿐 아니라 일상적인 작전 운용에서 북한의 도발 상황까지 모두 상정하고 있습니다. 이 지휘구조는 평시에서 전시로 상황이 바뀔 때 원활히 적용돼야 하며 위기 발생 중에 갑자기 바뀌어선 안된다는 겁니다. 저는 미-한 안보협의회(SCM)에서 합의한 대로 양국이 최선의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믿습니다.

기자) 미-한 안보협의회를 언급하셨는데요. 그 자리에서 미 국방장관이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참여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했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독자적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구요. 이 문제에 대해 양국간 이견이 있는 건가요?

샤프 전 사령관) “I really don’t know where both of our governments stand right now for ballistic missile defense versus Korean Air and Missile Defense in where the two intersect and where they don’t. I have been a firm believer for a long time that I’ve advocated for strong missile defense…”

탄도미사일 방어와 한국형 미사일방어가 어떤 면이 겹치고, 어떤 면이 다른지 잘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전 한일간 군사정보 공유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오랫동안 믿어왔습니다. 한일군사정보협정 체결이 마지막 순간 좌초되지 않았습니까? 이건 일본 보다 한국에 막대한 손실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한국, 일본 정부는 확고한 정보 공유 구조와 미사일 방어체제를 갖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뿐 아니라 단거리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서울, 부산, 대구 등의 도시를 지금보다 더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자) 정보 능력 향상과 관련해선 미 국방부가 한국에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판매할 계획입니다. 한국의 안보 현실에 부합하는 기종이라고 판단하시는지요?

샤프 전 사령관) “There is a clear need for continuing assets on the peninsula, dedicated to the peninsula to watch what’s going on in North Korea…”

북한의 동향을 관찰할 수 있는 자산이 한반도에 배치돼야 할 필요성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작전계획 5027과 5029를 운용해야 할 상황이 닥친다면, 효과적으로 비행해 북한의 깊숙한 곳까지 정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글로벌호크는 매우 우수한 정찰기입니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 기종을 성공적으로 이용했구요. 따라서 글로벌호크는 한국이 동맹국들과 긴밀한 공조하에 작전을 펼치면서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을 관찰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북한이 무기와 공격시기 등을 감출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협은 더 커졌고, 거기에 대처하기 위해 정보력 향상이 더욱 필요합니다.

신년을 맞아 보내드리는 전 주한미군사령관 인터뷰 시리즈, 오늘은 월터 샤프 전 사령관이었습니다. 다음 이 시간엔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과의 인터뷰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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