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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신 5억 회분 국제 지원"...바이든, 중국 앱 금지 행정명령 철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여사가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 남서부 콘월 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여사가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 남서부 콘월 공항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에 나선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국제 지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백악관은 역사적인 지원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중국이 ‘반외국 제재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엘살바도르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또 국제 사회에 지원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이 화이자 백신 5억 회 분량을 내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 92개 저소득 국가에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백악관은 10일 보도문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 많은 분량은 어떻게 확보하는 건가요?

기자) 미국 정부가 화이자사로부터 백신을 사서 제공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내년 상반기라고 했는데, 좀 더 자세한 일정표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올해 말까지 2억 회분을 전달하고요. 나머지 3억 회분은 내년 6월까지 제공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백신을 지원하거나,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나라는 아직 없죠?

기자) 맞습니다. 백악관은 단일 국가로서는 가장 큰 규모의 지원이라면서, 이는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전 세계인들을 보호하려는 미국민의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주요 매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맞춰 미국의 리더쉽 복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조처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에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영국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밀덴홀 공군기지를 찾았습니다. 현지에 주둔 중인 미군 장병과 가족들을 만나 격려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하면서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복귀를 다시 한번 알렸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돌아왔다”는 선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일성이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서 탈피해 동맹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고 미국의 글로벌 리더쉽을 회복하는 것을 외교 정책의 기조로 삼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9일) 장병들에게 행한 연설에서도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힘을 합쳐, 다 함께 힘든 도전을 이기고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라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과 유럽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 썩 매끄럽지는 못합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의 오랜 동맹의 근간이 되어온 군사동맹체 ‘나토 무용론’부터 관세 갈등에 이르기까지 마찰을 빚으면서 균열음이 생겼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기회로, 유럽 국가들과의 동맹을 복원하고, 민주 진영의 공동 전선을 형성해 중국, 러시아 견제를 강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을 맞이하는 유럽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상당히 우호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달리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도 큰데요. 하지만 중국에 대한 입장은 회원국 간에도 온도 차가 있어 이번 순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원하는 수위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또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은 강압이나 위협이 아니라 민주주의라는 이념 위에 만들어졌다”면서 “어떤 나라도 혼자서 모든 도전 과제에 대응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환대서양 동맹은 미국과 유럽, 영국에 필수적인 힘의 원천이며 ‘아티클 5(Article 5)’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티클5’라는 게 뭔가요?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조약 5조를 말합니다. 회원국 간의 집단 방위를 규정하고 있는 건데요. 한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받으면 모든 조약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유럽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이 자동개입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경고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순방 마지막 여정에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정 마지막 날인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9일)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이 알아야 할 것을 알려주기 위해 회담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러시아가 해로운 활동에 관여할 경우 강력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해 쉽지 않은 회담이 될 전망입니다.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회의가 열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중국이 중요한 법안을 가결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10일, ‘반외국 제재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반외국 제재법안이라는 게 뭐죠?

기자) 다른 나라가 홍콩 자치 문제나 신장 소수민족 인권 문제, 기술이나 교역과 관련해 제재를 가하는 것에 맞서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하지만 법안의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은 지금 바로 그 문제 때문에 중국에 제재를 단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EU를 비롯해 호주, 캐나다, 영국 등 여러 서방 국가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나 인권 문제, 홍콩 자치권 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고 있는데요.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서방의 제재에 대해 맞설 법적 기반을 마련한 겁니다.

진행자) 중국이 이런 법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움직임은 전부터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주권과 국익, 안보를 수호할 법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고요. 지난 3월 전인대에서 외국의 개입과 제재 위협에 맞서 보다 강력한 법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법안 처리가 빠르게 진행됐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기자) 네. 중국도 공식적으로 보통 법안을 처리할 때 3독회를 하는데요. 지난 4월 비밀리에 1독회를 했고요.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법안 2독회를 하겠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에 3독회를 건너뛰고 통과시켰다고 발표한 겁니다. 조에르그 위트케 중국 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매우 서두른 것처럼 보인다며 기업들이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 있다면서, 이는 외국의 투자 유치나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군요?

기자) 네. 백악관이 9일, 틱톡과 위챗 등 중국 앱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정부는 틱톡과 위챗 사용을 왜 금지한 거죠?

기자) 중국의 기술 기업과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앱을 통해 미국인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고,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전격 금지할 것이라고 선언한 이래 틱톡, 위챗 등 중국 앱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잇달아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바이든 정부는 안보 우려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조처를 하는 거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상무부에 중국과 연계된 앱의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 자체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상무부는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앱을 감시할 권고안을 마련해야 하고요. 또 적대적인 외국이 통제하는 기업이 입수하거나 접근할 수 있는 미국의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한 권고안도 제출해야 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조처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긍정적인 조처라며 환영했습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 기업을 공정하게 대우하고, 무역과 경제 문제를 정치화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긍정적 조처라고 말했습니다.

8일 엘살바도르 칠티우판의 한 상점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
8일 엘살바도르 칠티우판의 한 상점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미에 있는 나라인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했군요?

기자) 네. 엘살바도르 의회가 지난 8일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제출한 비트코인 법정통화 승인안을 표결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은 미국 달러화와 함께 법정통화로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간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삼은 나라가 있었습니까?

기자) 없었습니다. 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입니다. 이제 비트코인은 90일 안에 엘살바도르에서 법정통화가 됩니다.

진행자) 비트코인이라면 ‘가상화폐’의 일종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상화폐란 간단하게 설명하면 실제 시장에서 사용하는 실물화폐가 아니라 가상 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말합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이런 가상화폐가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엘살바도르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만드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부켈레 대통령이 8일 의회 표결을 앞두고 인터넷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요. 그는 이 글에서 “비트코인 도입이 엘살바도르에 금융 접근성과 투자, 관광, 혁신 그리고 경제개발을 가져올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외에 있는 엘살바도르인들이 모국에 돈을 보내는 것이 쉬워질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비트코인을 도입하면 해외에서 엘살바도르로 돈을 보내기가 쉬워진다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엘살바도르 국민 가운데 70%가 은행 계좌가 없습니다. 그래서 해외에서 보내주는 돈을 받기가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받는 데는 은행 계좌가 필요하지 않은데요. 그래서 비트코인 도입으로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들이 금융서비스에 접근하기가 수월해집니다.

진행자) 엘살바도르가 가난한 나라라 외국에 나간 국민들이 보내는 돈이 나라 경제에 상당히 중요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200만 명 이상의 엘살바도르인들이 외국에 나가 있는데요. 이들이 보내는 돈이 매년 40억 달러 이상입니다. 그런데 이런 돈이 엘살바도르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20% 차지합니다.

진행자) 비트코인이 법정통화가 되면 이제 엘살바도르에서는 사업체들이 달러처럼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꼭 받아야 하는 겁니까?

기자) 네. 사업체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쓰는 것을 반드시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기술을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국가개발은행에 신탁을 만들어서 비트코인을 달러로 바꾸는 것을 보증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부켈레 대통령 앞서 설명한 것처럼 비트코인 도입이 엘살바도르 경제에 전기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몇몇 전문가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가상화폐가 가진 위험성에 관해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는 엘살바도르 경제같이 달러화된 경제에 가상화폐 도입이 물가 폭등 같은 큰 위험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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