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전문가들, “김정은 후계체제와 천안함 관련성 높다”


미국에서는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후계체제와 연관시켜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 세습의 토대를 다지기 위해 천안함 공격을 지시했다는 얘기인데요,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후계 체제와 연관시켜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씨는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 체제를 염두에 두고 천안함 공격을 지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아들 김정은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천안함을 공격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제임스 켈린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도 천안함 사건이 권력 승계와 모종의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 내부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됐다는 것입니다.

이와관련 워싱턴의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미국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 북한이 후계체제를 다지기 위해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관리들을 만나본 결과 천안함을 후계체제와 연관 지어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켄 고스 국장은 천안함 사건의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그 같은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물가는 오르고 민심은 나빠졌습니다. 권력 승계를 추진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그러자 북한 수뇌부는 천안함을 공격해 위기 상황을 조성해 체제 결속을 다진 후, 다시 권력 승계 작업을 추진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앞서 미국의 뉴욕 타임스 신문도 지난달 23일 미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16개 정보기관 사이에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의 셋째 아들 김정은에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확신이 커져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전문가들이 그 같은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 중앙정보국 출신인 헤리티지 재단의 부르스 클링너 연구원은 천안함 사건을 후계 문제와 연관 짓는 것을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부르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군이 지난해 11월 대청해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정찰총국이 천안함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보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노동당 35호실과 작전부를 인민무력부 정찰국과 통합해 ‘정찰총국’으로 확대, 개편했는데, 바로 이 부대가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4월25일 북한군 창건일에 정찰총국을 방문한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비약하는 그들의 진취적인 투쟁기풍을 높이 평가하시고 최고사령관의 특별감사를 주시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서강대 교수는 이는 정찰총국을 지휘하는 김영철 상장이 천안함 공격을 주도했다는 정황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정찰총국의)김영철 상장이 전투복장을 하고 김정일 위원장을 영접하고 이것이 북한 군부에 널리 알려진 것은 정찰총국의 위상을 높여주었다”

정찰총국은 또 대남 침투와 공작을 위해 잠수함을 여러 척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찰총국의 전신인 정찰국은 지난 1983년 버마에서 남한의 각료들을 살해한 아웅산 테러 사건을 일으킨 데 이어 1987년에는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을 저지른 바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