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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도서관, 북한 자료 전산화 작업 박차


미국 의회도서관이 북한의 정기간행물 전산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1만 권이 넘는 북한 관련 희귀 자료를 컴퓨터로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푸른 빛깔이 도는 낡은 표지 위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기관지라는 표시가 눈에 띕니다.

북한 내각의 관영매체인 `민주조선’을 발행하는 민주조선사가 무려 62년 전 발행한 ‘인민’지 1949년 11월호입니다.

그 옆에는 북한의 조선미술가동맹이 펴낸 ‘미술’지 1956년 1월 호와 조선의학사가 1958년 1월 발행한 ‘조선약학’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출판사 이름 옆에는 평양이라는 글씨가 선명합니다.

모두 미국 의회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2백 종류의 북한 정기간행물 1만 권 중 일부입니다. 도서관 내 한국과 서가에는 6.25 전쟁 이전 북한에서 발행된 전문 잡지 뿐아니라 최근 나온 다양한 분야의 간행물들이 빽빽이 꽂혀있습니다.

미 의회도서관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북한 간행물 정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방대한 양의 북한 관련 자료가 제대로 분류돼 있지 않아 이용자들이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의회도서관 한국과는 당시 한국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3만9천 달러를 지원 받아 보유하고 있는 북한 간행물들의 분류와 컴퓨터 입력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미 의회도서관 한국과 소냐 리 수석 사서의 설명입니다.

“한국에도 없는 자료들이 저희가 많아요. 한국전쟁 중에 소실됐던 자료들이 저희가 있다는 건데요. 북한 자료에 대한 검색 도구나 색인 같은 게 세계적으로 없어요.”

의회도서관의 북한 간행물 분류 작업은 현재 미 의회의 도서관 지원 예산 일부를 할당 받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다시 소냐 리 수석 사서입니다.

“첫 해는 코리아 파운데이션에서 그랜트를 받아서 했구요, 그 다음에 2년 째는 저희 도서관의 예산을 받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올 봄으로 해서 펀드가 없어질 것 같아요.”

소냐 리 수석 사서는 자료 분류와 전산화 작업에 앞으로도 6~7년이 더 걸릴 것이라며, 긴축예산을 내세우고 있는 미 의회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외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의회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북한 자료에 대한 수요는 현재 월 평균 25건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소냐 리 수석 사서는 북한 정기간행물의 전산화가 완료되면 미 의회나 정부기관들의 자료 요청 횟수가 현재 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북한학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들도 그렇고, 미 의회 의원들,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하시는 분들한테도 그렇고, 미 정부 기관에서 북한에 대한 정책결정과 관련해 중요하게 일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도 저희가 도움이 돼야 되는데…”

미 의원들이 도서관 측에 그 동안 요청한 북한 관련 자료는 북한과 중국간 탈북자 관련 협약, 북한의 외교관계, 북한의 헌법과 각종 통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정부 기관과 북한 전문가들의 요청은 더 다양합니다. 북한의 기념탑 사진과 해설, 천리마 운동, 영양학, 위생 상황과 규범 등 관련 부처와 전문 분야에 따라 주제도 광범위합니다.

미 의회도서관 한국과는 북한 간행물 전산화 작업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올해 중순부터 외부 지원 확보에 진력할 계획입니다.

미 의회도서관은 무려 3천만 권의 서적과 전세계에서 발행되는 각종 정기간행물 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도서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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