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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마-북한 군사협력 계속 우려'


버마 정부가 북한과 무기를 거래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버마 방문을 계기로 나온 발언인데요, 그동안 어떤 문제들이 제기돼왔는지 김연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버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이명박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더 이상 재래식 무기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북한과 무기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도 시인했습니다.

버마와 북한의 군사협력 문제는 지난 2009년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1874호가 채택되면서 특히 주목을 받았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전문가패널은 지난 2010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와 이란, 버마 등에 핵과 미사일 기술을 수출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기회있을 때마다 버마와 북한의 군사협력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지난 해 3월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입니다.

[녹취: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They have increased...”

북한이 버마에 넘기고 있는 재래식 무기 기술이 크게 증가했다는 겁니다.

캠벨 차관보는 북한이 무기 거래선을 중동에서 버마로 옮겼다며, 소형무기와 미사일 부품을 주요 품목으로 꼽았습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익명의 국무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가 채택된 이후 북한의 무기 수출에서 버마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공화당 중진의원들은 지난 해 4월 공동 발의한 결의안에서 북한이 다연장 로켓포, 미사일, 레이다 시스템, 땅굴 기술을 버마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은 버마와 북한이2000년대 초반부터 무기 거래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몇 년 전까지도 이에 대한 정보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래리 닉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I don’t think ...”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가 채택되기 전까지 버마는 주로 인권 문제의 대상이었지 미국 정보당국의 우선적인 관심 대상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이 주로 선박을 이용해 버마에 무기를 수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철저한 감시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에는 북한 화물선 강남호가 버마로 향하다 미 해군 구축함의 추적을 받았습니다. 대량살상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을 받은 강남호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입항을 거부 당해 결국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 해 5월에도 북한 선박 라이트 호가 미 해군의 제지를 받고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시 미국은 라이트 호가 미사일 관련 물자를 싣고 버마로 향하던 것으로 보고 구축함을 급파해 검색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라이트 호는 이를 거부하다 결국 북한으로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미국이 버마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데는 핵 협력 의혹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2010년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녹취: ] “Burma may be...”

버마가 북한으로부터 핵 개발과 관련한 지원을 받으려 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상원 외교위원회의 리처드 루거 의원도 지난 해 말 클린턴 장관이 버마를 방문하기 직전에 발표한 성명에서 버마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었다고 밝혔습니다. 루거 의원은 지난 2006년 관련 정보를 입수해 미국 정부 당국에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폭로 전문 인터넷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버마 주재 미국대사관의 전문에도 버마와 북한의 핵 협력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지난 2009년 8월 전문에는 버마가 평화적 목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도움을 받아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다는 정보원의 증언이 실려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장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찰스 앨런 씨입니다.

[녹취: 찰스 앨런, 전 미 중앙정보국장 특별보좌관] “There was indication...”

버마 군부가 핵 개발에 관심이 있다는 징후가 있었고 북한은 이미 핵실험을 한 나라인 만큼, 북한과 버마가 핵 협력을 해 온 것으로 의심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버마의 핵 협력 사실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편 테인 세인 버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과거 10 메가와트 급 러시아 교육용 원자로 2기를 추진하려 했지만 역량이 부족해 결국 포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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