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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미 금융개혁 핵심기구 첫 수장 임명


소비자금융보호국 임시 수장으로 임명된 엘리자베스 와렌

소비자금융보호국 임시 수장으로 임명된 엘리자베스 와렌

미국 정부가 ‘소비자금융보호국’ 창설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관련 업무를 담당할 특별보좌관을 임명하면서 새 기구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금융업계는 이런 움직임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는 건지, 새 기구의 성격과 더불어 짚어 보겠습니다.

문) 오늘은 금융계 소식인데요. 물론 중요하긴 합니다만 이 분야 내용들이 어렵단 말이죠. 이 소비자금융 보호국이라는 기구도 감이 잘 안 오거든요. 어떻게 이해해야 되겠습니까?

답) 청취자 분들 뿐 아니구요. 금융이라는 분야가 어려운 건 미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집니다. 바로 그래서 소비자금융 보호국이라는 기구가 신설되는 거구요. 예를 들어 간단한 은행 대출상품 하나만 봐도 그 설명이 정말 까다롭거든요.

문) 약관 읽는데 만도 몇 시간씩 걸리잖아요.

답) 맞습니다. 이런 저런 조항들이 너무 길고 복잡해서 소비자들이 읽기도, 또 이해하기도 힘든 게 현실입니다. 이런 관행을 완전히 바꾸자, 다시 말해 어떤 금융상품이라도 일반인들이 몇 분 안에 읽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런 조치가 소비자금융보호국의 주요 임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쉽게 설명하느라고 그런 예를 들었습니다만, 새 기구가 그런 일만 하는 건 아니죠?

답) 예. 소비자에겐 친절하지만 금융업체엔 아주 엄한 잣대를 들이대게 됩니다. 금융업체들이 내세우는 이해할 수 없는 규정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엉뚱한 피해를 당하는 사례가 없도록 할 것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금융 소비자보호 규정의 제정과 개정을 담당하게 되구요. 자산 규모 1백억 달러 이상의 은행 등 금융업체에 대한 조사와 제재도 맡게 됩니다.

문) 그런 임무를 맡은 새 기구가 신설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죠?

답) 예. 지난 7월 금융개혁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하지 않았습니까? 소비자금융보호국은 바로 이 법에 따라 만들어지는 건데요.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계 관행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집니다. 필요할 때는 모든 연방 감독기구에 소비자 보호 관련 연구조사 정보를 요청할 수 있구요, 의회의 승인 없이 연간 5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집행할 수도 있습니다.

문) 권한이 막강하네요. 당연히 관련업계엔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겠네요.

답) 행동을 제약하는 기구가 또 하나 생기는 것이니까 금융계 입장에서 반가울 리는 없겠죠. 금융회사들이 허튼짓 하지 못하게 강력한 감독과 통제를 하겠다, 새 기구의 설립 취지 자체가 그러니만큼 업계는 지금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소비자금융보호국의 임시 수장에 임명된 사람 때문에 또 한번 시끄럽더라구요. 업계에선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그 말은 곧 그만큼 소비자 보호를 지지해 온 인물이라는 뜻이기도 하구요. 엘리자베스 워런이라는 여성인데요. 미국 하버드대학교 법대 교수입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7천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그 계획의 실행 과정을 감독하는 미 의회 부실자산구제계획 감독위원장을 지낸 사람입니다.

문) 상당히 비타협적이다, 그런 평이 많더라구요. 그런 부분도 당장 감독을 받아야 하는 금융업계엔 껄끄럽게 느껴지겠죠.

답)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워런 특별보좌관은 맹렬한 소비자 권익운동가로 정평이 나 있으니까요. 그 동안 미 금융업계에 거침없는 비난을 서슴지 않아 왔습니다. 엄청난 부실 논란을 일으켰던 미국 최대 보험사 AIG에 대해선 모든 규정을 어긴 괴물 같은 존재라는 표현까지 썼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성향 때문에 시민단체와 진보진영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문) 호불호가 분명한 인물이기 때문에 임명권자인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고민이 분명이 있었을 것 같은데, 임명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답) 소비자금융보호국의 국장이 아니라 특별보좌관에 임명된 사실 자체가 바로 그 어려움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 오바마 대통령은 워런 교수를 새 기구의 초대 국장으로 임명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되면 상원 인준을 통과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 보수진영에선 당연히 반대하겠네요.

답) 그렇습니다. 극심한 당파적 대립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따라서 대통령으로서는 워런 교수를 국장 자리에 앉힐 경우 시간만 끌고 상원 인준을 받기가 여의치 않다는 판단을 한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공화당 측에선 이번 인선이 반기업적, 반시장적 성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맹렬히 비판하고 있으니까요.

문) 우여곡절 끝에 국장이 아니라 특별보좌관에 임명된 건데, 신설 기구라 관심을 많이 받고 있어요.

답) 그렇습니다. 금융개혁의 ‘백미’라고 할만한 기구이기 때문에 워런 신임 특보의 행보에 관심이 큽니다. 또 대형금융사의 부실이 시장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이미 경험한 사람이기 때문에 금융감독을 좀 더 철저히 해 선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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