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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T 검토회의, 북한의 조약상 지위 논의”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는 오늘 (3일)부터 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가 열립니다. 이달 말까지 계속될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핵 군축과 핵 확산 방지, 평화적인 핵 에너지 이용 등인데요,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한 북한의 조약상 지위도 논의될 예정입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가 5월 한달 동안 계속 주목 받을 것 같군요.

답) 그럴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이달 28일까지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가 열립니다. 5개 핵 보유국을 포함해서1백89개 조약 서명국 대부분이 참가하기 때문에 유엔총회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회의는 첫 주에 전체회의를 열어 주요 국가들의 입장을 들은 뒤에 나머지 3주 동안 분과위원회 별로 회의를 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문) 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 구체적으로 무얼 논의하는 회의입니까?

답) 핵확산금지조약은 핵 군축, 핵 확산 방지, 평화적인 핵 에너지 이용, 이 세 가지를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요, 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에서는 조약의 이행 성과를 평가하고 조약 내용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 지난 1970년 핵확산금지조약이 발효된 뒤 5년마다 검토회의가 열렸습니다.

문) 이번 검토회의에서는 어떤 주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됩니까?

답) 지난 2005년 검토회의에서는 회원국들 간의 의견 대립으로 의제설정조차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의제를 다루기로 합의가 됐습니다. 우선 핵 군축과 관련해서는 핵확산금지조약 6조에 나와있는 대로 조속한 시일 안에 핵무기 경쟁을 멈출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모색합니다. 그리고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는 핵 공격이나 핵 공격 위협을 하지 않을 것임을 보장하는 국제 제도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합니다. 미국이 이미 지난달 이런 내용을 담은 새 핵 정책을 발표하고 러시아와 전략무기감축협정의 후속협정까지 체결했기 때문에 이번 검토회의에서는 핵 군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핵 확산 문제도 주요 현안이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핵 물질과 기술을 핵무기 제조에 전용하지 않기로 약속한 나라들에 대해서 감시와 검증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핵 테러 문제도 현안인데요, 테러집단이 핵무기와 핵 물질을 탈취하거나 불법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예방하는 데 필요한 조치들이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문제는 이미 지난 달 워싱턴에서 열린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논의됐기 때문에, 합의를 이루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입니다.

문) 평화적인 핵 에너지 이용 문제는 아무래도 개발도상국들 사이에서 현안이 되고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핵 확산 방지에 협조하는 대신 평화적인 목적의 핵 에너지 이용과 연구개발에서 차별대우를 받지 않고 선진국들의 지원을 얻어내는 방안이 개발도상국들 사이에서 제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핵무기 보유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중동 국가들의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핵확산금지조약은 전세계 모든 나라의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가입을 계속 거부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 서명국 가운데 유일하게 탈퇴를 선언했는데, 이 문제도 다뤄지는 겁니까?

답) 이번 회의에서 조약 탈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고 유엔이 밝히고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가 안 나올 수 없을 겁니다. 이번 회의를 주관하고 있는 유엔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탈퇴에 관해 조약 서명국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문) 어떤 논란이 있습니까?

답) 핵확산금지조약 10조는 조약 탈퇴에 앞서 3개월 전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다른 모든 조약 서명국들에 탈퇴 의사를 밝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 2003년 조약 탈퇴를 선언할 때 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유엔 관계자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상 어떤 지위에 있는가는 유엔이 아니라 조약 서명국들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이번 회의에서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문) 이 문제에 대해서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답) 미국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에 앞서 지난 주 특별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조약 탈퇴 문제도 언급했습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의 말입니다.

핵확산금지조약에 보장된 핵 지원을 모색하다가 조약 위반이 문제가 되니까 탈퇴하는 사례는 없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탈퇴 조항 자체를 없애자는 건 아닙니다. 이 조항을 그대로 두되 조약 위반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한 탈퇴, 그러니까 탈퇴 조항의 악용을 막자는 겁니다.

문) 이미 탈퇴한 북한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답)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백악관의 수전 버크 비확산 담당 특별대표가 미국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제법적으로 조약 위반국은 탈퇴선언을 해도 그 책임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위반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문) 이란도 현재 핵 문제로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는데, 이번 회의에서 이란 문제는 어떻게 다뤄질 전망입니까?

답) 이란과 관련해서는 핵 물질과 기술의 군사 전용이 핵심 사안입니다. 이란은 평화적인 핵 개발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이란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 이란의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참석하는 만큼 이 문제를 둘러싼 외교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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