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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대표자회 `김정일 이후 북한 체제 밑그림 보여줄 것’


이달 초순 열릴 예정인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는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체제가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를 가늠해 볼 수 있게 할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 내부 뿐아니라 한국과 6자회담 당사국 등 국제사회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44년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어떤 의제들이 다뤄질지 미리 짚어봤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이번에 열릴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 북한체제의 밑그림을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어떤 직함으로 당 조직에 등장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북한 노동당은 1993년 12월 이후 공식 행사를 열지 않아 당 중앙위원회 산하 정치국이나 정치국 상무위원회, 비서국 구성원들의 충원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세 명이었던 정치국 상무위원은 현재 김정일 위원장 한 명 뿐이며 13 명이었던 정치국 위원은 4 명이 전부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44년 만에 여는 이번 회의를 통해 당 조직을 정비하고 인사를 하면서 김정은의 권력승계를 위한 정지작업이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평화문제연구소 장용석 연구실장입니다.

“이번에 김정은이 정치국에 명함을 내밀 것 같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위원회에 포진해 있는 장성택, 오극렬 등과 관계를 맺고 이들을 끌어나가려면 이번에 요직에 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정은이 이번 회의에서 당의 핵심 요직으로 권력서열 2위의 자리라고 꼽히는 조직담당 비서에 선출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이 자리를 통해 공식 등장해 후계자로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김정은이 이 같은 고위직에 곧바로 등장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1백50 명의 당 중앙위원 가운데 한 명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조직담당 비서를 맡아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후계구도 안정화의 기반을 닦아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번째 관심사는 당의 조직정비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을지입니다. 상무위원에는 김정일과 장성택 외에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최영림 내각총리 등이 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새로운 당 강령이 나올지도 주목됩니다.

북한 통일전선부 출신인 장진성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김일성 혁명사상 주체사상으로 돼 있는 당 강령에 선군정치를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 4월 헌법 수정을 통해 통치지침으로 선군 사상을 추가했습니다.

경제 문제 역시 당 대표자회의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전격적인 개혁 조치를 발표하지는 않겠지만 오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앞두고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서라도 경제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센터장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목적에 둔 북한은 이번 회의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권위를 다시 세우려 할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내외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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