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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당 대표자회 대규모 물갈이 인사 이뤄질 듯”

  • 최원기

북한이 이달 상순으로 예고했던 노동당 대표자회를 오는 28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의 등장 여부가 관심사입니다. 44년 만에 열리는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를 최원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문) 북한이 당초 이달 상순으로 예정했던 노동당 대표자회를 28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지요?

답)네,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 준비위원회는 당 대표자회를 오는 28일 평양에서 열겠다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준비위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표자회 대표로 추대했다며 이같이 밝혔는데요. 그러나 당초 9월 상순에 열겠다고 했다가 왜 연기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문)그동안 ‘노동당 대회’라는 말은 들어 봤어도, ‘당 대표자회’는 다소 생소한데요. 먼저 당 대표자회가 무엇인지 좀 설명해 주시죠?

답)네, 북한의 당 대표자회는 이번에 44년 만에 열리는 것이어서 다소 생소한 행사입니다. 당 대표자회는 당 대회가 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 대표자들이 모여 정책과 인사 등 당면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회의입니다. 1차 당 대표자회는 지난 1958년에 열렸고, 2차 당 대표자회는 1966년에 열렸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열리는 것은 3차 당 대표자회가 됩니다.

문)궁금한 것은 노동당의 노선과 인사 문제를 결정하려면 최고지도 기관인 당 대회를 열면 될 것을, 왜 굳이 당 대표자회를 여는가 하는 것인데요?

답)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두 가지 대답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당 대회를 열게 되면 지난 30년 간의 정책을 총화하고 평가해야 하는데요. 지난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통해 북한 주민 수 십만 명이 굶어 죽은 것을 감안할 때, 이 평가 부문은 북한 당국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 인제대학교 진희관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당 대회라는 게 지난 당 대회부터 최근까지 모든 당의 또는 북한사회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평가하는 것인데, 과거에는 김일성 주석이 총화보고를 했는데, 그런데 30년 간 자랑할 만한 결과를 보고하기가 어렵죠.”

문)또 다른 이유는 뭡니까?

답)’축제 분위기’입니다. 과거 당 대회가 열릴 때는 외국에서 경축 사절이 오고, 국내적으로는 주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등 축제 분위기가 조성됐었는데요, 이번에는 경제난 등으로 그런 준비가 덜 돼, 당 대표자회를 연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문)그렇군요. 이번 당 대표자회에 참가하는 대표자가 얼마나 되고, 또 대회가 며칠간 열리게 됩니까?

답)전문가들은 이번 당 대표자회에 1천3백 명이 넘는 대표들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북한은 지금까지 두 차례 당 대표자회를 열었는데요. 기록에 따르면 2차 당 대표자회에는 1천3백 여 명의 대표가 참가했습니다. 그 동안 노동당원 수도 증가했을 테니까, 적어도 1천3백 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정은 1차 대회의 경우는 나흘, 2차의 경우는 8일간 열렸습니다. 이로 미뤄볼 때, 이번 대회도 며칠간은 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문)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는 어떤 문제가 논의됩니까?

답)북한은 이번에 당 대표자회를 소집하면서 ‘당의 최고지도 기관을 선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동당의 최고지도기관은 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검사위원회, 그리고 당 중앙군사 위원회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 중앙위원회 산하에 정치국과 비서국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년 간 당 대회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당 중앙위원회에 공석이 많이 있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1980년 6차 당 대회 때 1백45명의 중앙위원이 뽑혔는데, 그 동안 사망한 사람이 많아 지금은 그 절반도 안 되는 60여명만 생존해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당 중앙위원회만 해도 1백40명 이상의 인사를 교체하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 정치국도 인사를 해야죠?

답)네, 북한은 지난 93년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김일성과 오진우, 그리고 김정일 3명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김정일 위원장만 유일하게 생존해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국과 비서국도 인사 필요가 있는 상황입니다.

문)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는 아무래도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셋째 아들 김정은이 등장할지, 또 그럴 경우 어떤 직책을 맡을지 여부 아닙니까?

답)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아직 안개에 휩싸여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1974년 김정일 위원장이 아버지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을 때, 먼저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된 점을 감안할 때, 김정은도 당 중앙위원회 위원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정은 후계자가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으로 선출될 것은 확실하고 다만 어떤 보직을 맡을지가 초점입니다. 조직지도부의 보직을 맡을지, 아니면 당 군사부장을 맡을지 관측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문)김정은 뿐아니라 김정일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이 어떤 직책을 맡을지도 궁금한데요?

답)네, 만일 김정은이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이 된다면 장성택을 비롯한 김정은의 후견세력들도 대거 당 중앙위원회에 진입할 공산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당 중앙위원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문)이번 대회에서는 후계자 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난 타개를 위한 당의 노선 문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그 동안 북한 당국은 오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는데요. 현재 북한은 식량난과 에너지난, 외화난에 시달리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는 남북관계와 핵 문제를 비롯한 대외 현안, 그리고 경제난 타개를 위한 새로운 정책 노선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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