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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감독, "남북합동 연주 정례화 추진"


기자회견을 갖는 정명훈 감독
기자회견을 갖는 정명훈 감독

나흘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서울시립교향악단 정명훈 예술감독이 오늘(16일) 남북 합동으로 교향악단 연주회를 정례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연이 성사될 경우 지난 2002년 이후 9년 만에 남북 합동 공연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합동 교향악단이 서울과 평양에서 정례적인 연주회를 여는 방안이 추진됩니다.

서울시향 정명훈 예술감독은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조선예술교류협회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남북 합동교향악단은 서울시향과 북한 음악인들을 같은 수로 구성한 뒤, 오는 연말 먼저 서울에서 공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명훈 감독입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2가지인데 우선 시립교향악단단원들과 북한 음악가들을 만나게 해주는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제 마음으로썬 이번 연말에 남북이 연주를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하는 베토벤 심포니 제9번을 연주하고 싶어요."

정 감독은 아직 양측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승인을 받진 못했지만,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측에선 하길 원합니다. 그렇게 확인을 받아왔고 우리 쪽에선 반대한다는 소식은 못 들었어요 음악 발전에 도움이 될 남북이 같이 하는 프로젝트를 하려고 생각하고 지금 봐서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 감독은 또 조선예술교류협회와 함께 북한의 젊고 유망한 음악가들을 발굴하기 위한 육성사업을 추진한다는 데도 합의했습니다.

서울시향측은 이번 방북은 순수한 문화적 교류를 위한 방문으로 정부 차원의 메시지나 교류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방북 기간 동안 정 감독은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 관현악단을 방문해 베토벤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등을 직접 지휘하고, 은하수 관현악단의 단원 7명을 대상으로 오디션도 진행했습니다. 또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공연도 관람했습니다.

정 감독은 북한 음악가들의 예술 수준이 매우 높고 음악으로 서로 통하는 점을 느꼈다고 방북 소감을 전했습니다.

방북 배경에 대해선 프랑스의 자크 랑 전 문화부 장관 소개로 북측 관계자를 만나 방북을 추진하게 됐다며 북측 입장에선 북한 교향악단에 대한 평가와 음악인 교류를 원해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앞으로 북측과 구체적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안다며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 지가 결정되면 합동 공연 개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공연이 성사될 경우 지난 2002년 한국의 KBS교향악단과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합동 공연 이후 9년 만에 이뤄지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 7대 종단 대표들도 다음 주 평양 방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7대 종단 종교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측은 북측 조선종교인협의회와 협의를 통해 7대 종단 대표들의 방북에 합의했습니다.

이번 방북은 남북간 종교 교류를 통해 남북간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종단 대표들은 오는 21일쯤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통해 평양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한국 종교계를 총망라하는 종단 대표들이 한꺼번에 방북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분위기가 바뀌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됩니다.

7대 종단 대표들은 지난달 16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종교계 역할을 강조하면서 방북 승인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방북 신청이 들어오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최근에 조계종의 방북이 있었고 그리고 정명훈 유니세프 국제친선대사의 방북승인을 하면서 우리가 5.24조치의 원칙과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방북과 관련해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방북의 목적, 취지, 내용 등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서 방북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7대 종단을 대표하는 수장들이 한꺼번에 방북하는 것은 처음으로, 만일 방북이 이뤄질 경우 어떤 식으로든 한국 정부의 입장이 간접적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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