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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보고서 “미국, 북한과 미사일 협상 서둘러야”


서울 전쟁기념관의 북한 미사일 모형

서울 전쟁기념관의 북한 미사일 모형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북한과의 협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계획을 평화적 목적으로 전용시킬 수 있는 단계적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안인데요.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국제관계대학원 미-한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미국이 북한과 서둘러 미사일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핵 협상에 참여했던 조엘 위트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원과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 등 5명의 한반도.군축 전문가들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계획이 통제불능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1호와 2호 발사로 추진력을 향상시켰으며, 이어 장거리 로켓 은하2호를 시험발사 하는 등 위협적인 군사용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은하2호는 1천 kg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으며 3단으로 분리될 경우 사정거리가 1만에서 1만5백 km에 달해 미 50개 주 가운데 절반 가량이 공격범위 안에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미사일 기술을 파키스탄과 이란 등 나라에 활발히 수출하고 있는 점도 우려사안으로 꼽았습니다. 비록 북한의 미사일 수출이 최근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유엔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미사일 기술 확산에 연루돼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북한의 전방위적 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치밀한 협상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998년 당시 빌 클린턴 정부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마련했던 일명 ‘페리 프로세스’에서 협상의 실마리를 이어가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거의 성사 직전 단계까지 이르렀던 ‘페리 프로세스’는 북한이 미사일 개발과 생산, 발사 등을 유예하면 미국은 북한에 매년 3기의 인공위성 발사와 10억 달러 상당의 식량을 수년 간 지원키로 했던 협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페리 프로세스’의 불씨를 살리는 데 3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술에 중요한 진전이 있었으며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근거로 핵 억지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점이 과거 협상을 그대로 이어가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는 겁니다.

게다가 그동안 한국과 일본의 미사일 계획이 발전한 만큼 북한이 상호주의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이 군비 제한과 협력적위협감축 조치 (CTR), 그리고 평화적 우주협력 등 3가지 분야에서 3단계 협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우선 1단계에서 북한의 사정거리 3백 km 이상 미사일의 추가 개발과 수출을 제한하면서, 반대급부로 미-북 관계가 개선될 때까지 북한이 기존에 배치한 미사일은 계속 허용합니다. 동시에 중국이나 러시아가 최저 비용으로 북한에 위성발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주 이용과 관련한 국제회의 등에 북한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이후 2단계에서는 북한의 사정거리 3백km이상 미사일에 대한 실제 폐기작업에 착수합니다. 미사일 재고에 상한선을 적용하면서 일련의 감시체제를 마련하는 겁니다. 대신 남북간 우주협력 등을 통해 북한에 우주항법체계 지식을 전수하고 세계기상기구 회원국들이 각종 분석자료를 북한에 제공하는 등의 보상안을 제시합니다.

끝으로 3단계에서는 북한의 사정거리 3백km이상 미사일에 대한 폐기를 완료하면서 사정거리 3백km 이하 미사일에 대한 제한을 시도합니다. 여기에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까지 준수할 경우 미국과 한국 등이 북한의 마이크로 위성 발사 등 북한과 광범위한 우주협력에 나서 북한의 우주 이용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게 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고서에서 3단계 협상은 미-북간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남북이 재래식 무기감축에 합의하는 등 한반도 정치 여건이 크게 개선된 뒤에야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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