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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훈통치 바탕으로 한 김정은 체제 선언


김정일 위원장 추도대회가 열린 김일성 광장
김정일 위원장 추도대회가 열린 김일성 광장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의 마지막 순서인 대규모 추도대회가 오늘 (29일) 평양에서 열렸습니다. 북한은 추도대회를 통해 김 위원장의 유훈통치를 바탕으로 한 김정은 체제의 개막을 선언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추모하기 위한 중앙추도대회가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습니다.

평양 주민 10만 여 명이 모인 가운데 김 위원장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추도대회는 북한 언론매체를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주석단 중앙에는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자리했고, 옆으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 당과 군부의 주요 인사들이 함께 섰습니다.

추도사는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때와 마찬가지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맡았습니다.

김영남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김정은 부위원장을 김정일 위원장의 사상과 영도를 이어받은 최고 영도자라고 호칭했습니다.

“경외하는 김정은 동지는 위대한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영도 인격과 덕망 담력과 배짱을 그대로 이어받으신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최고 영도자이십니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다른 참석자들도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을 잇는 영도자라며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입니다.

“우리는 우리 당과 인민의 최고 영도자이신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오늘의 슬픔을 천 백 배의 힘과 용기로 바꾸어…”

참석자들은 또 김 위원장의 유훈으로 선군정치와 강성국가 건설, 핵 보유국을 재차 강조하며, 김 위원장의 유훈을 바탕으로 통치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추도대회는 평양을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일제히 열렸습니다. 추도대회에 이어 정오엔 평양시와 각 도 소재지에서 조포를 쏘고 북한 전역에 사이렌이 울려 펴진 가운데 3분간 묵념도 이뤄졌습니다.

북한은 이날 추도대회를 끝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장례 절차를 모두 마쳤습니다.

북한은 또 전날 김 위원장의 영결식에서 영구차를 호위한 7명이 김정은 시대를 이끌 새 지도부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홈페이지에 김 부위원장과 장성택, 리영호 등 북한 지도부 8명이 영구차를 호위하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별도의 설명은 없었지만, 사진을 인쇄하면 '김정은 시대를 이끌 당 군 주요 인물'이라는 설명이 나와 사실상 이들이 김정은 체제를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 새 지도부가 강성대국 건설과 선군 노선을 따르는 유훈통치로 권력 기반을 다져 나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소 통일연구원 전현준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입니다.

“김기남을 포함해 장성택, 군부의 리영호 김영춘 김정각 등이 당 군의 대표로 참관했고 이들이 핵심 실세가 돼 김정은을 잘 보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큰 변동 없이 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대내외 정책에 있어서도 유훈통치를 강조했으므로 김 위원장의 노선을 그대로 답습할 것으로 보입니다. 핵 문제나 남북관계도 김정일 시대의 기조를 갖고 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김정은 부위원장은 아버지가 6개월에서 1년6개월 만에 받은 ‘수반’과 ‘위대한 영도자’라는 호칭을 김 위원장의 사망 불과 나흘 만에 받는 등 권력승계를 압축적으로 진행해왔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 부위원장을 최고사령관과 당 중앙위원회 수반으로 언급하고 있어 김 부위원장이 사실상 최고사령관과 당 비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다음 달 1일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김정은 시대의 정책을 큰 틀에서 제시하고, 미국과의 접촉 등 본격적인 국정운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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