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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에 이산가족 실무접촉 제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실무접촉 제의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 대한적십자사 유중근 총재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실무접촉 제의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 대한적십자사 유중근 총재

한국 정부가 오늘 (14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북한에 전격 제의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 온 남북 당국간 대화통로 구축을 위한 시도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14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고 북한에 제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날 오전 판문점 채널을 통해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북한 조선적십자회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유중근 총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제의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포함한 남북간 인도적 현안을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대한적십자사 유중근 총재] “전통문에는 오는 20일 개성이나 문산에서 실무접촉을 열자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번 제의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되고 나아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포함한 남북간 인도적 현안 문제를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유 총재는 이산가족 문제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제의하게 됐다며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3월쯤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번 제안은 그동안 강조해 온 남북 당국 간 대화통로 구축을 위한 시도로 풀이됩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여건 성숙과 관련해 북한의 수용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혀왔다는 점에서 남북 간에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직, 간접적 대화가 오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김천식 차관은 이날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을 고려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에 촉구해왔다”며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한국 통일부 김천식 차관] “우리의 이런 입장은 여러 차례로 북한으로 전달됐기 때문에 북한도 이 문제가 매우 필요하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정부로선 이 문제만큼은 정치적으로 보지 말고 다른 문제와 연관시키지 말고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 이번 제의가 미-한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을 시작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일성 주석의 생일, 한국의 총선 등 남북한 정치일정에 앞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적절한 대화 제의 시점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무접촉을 계기로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와 금강산 관광 문제 등 남북 간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지도 주목됩니다.

김천식 차관은 실무접촉을 계기로 대북 지원과 금강산 관광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남북 간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해 협의할 수 있고 협의가 되면 해결해 나간다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 정부의 제안을 수용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북한은 지난 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이후 한국 정부의 조문 태도를 문제 삼으며 더 이상 상종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북한은 이날 오후 현재까지 전통문을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 일대의 병충해 방제를 위한 당국간 실무접촉을 갖자는 한국 정부의 제의에 대해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산가족 상봉을 매개로 대북 식량 지원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논의할 경우 북한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대학교 김연수 교수입니다.

[녹취: 한국 국방대학교 김연수 교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려면 금강산 면회소에서 하니깐 금강산 관광 재개와 연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5.24조치에 대해 북한이 부분적 완화를 계속 얘기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면 북한도 협조해 올 가능성이 높죠. 북한도 안 받겠다 할 수도 있지만 내심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한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를 계기로 남북간 접점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특히 오는 23일에 있을 미-북간 3차 고위급 대화에서 성과가 나오고 남북 실무접촉이 이뤄지면 남북 간 경색국면도 풀릴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현 정부 들어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09년 9월과 2010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이산가족 상봉은 전면 중단된 상태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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