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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후계체제 안착할 수 있을까?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 김정은이 9.28 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사실상의 후계자’로 등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김정은이 ‘사실상의 후계자’에서 ‘공식 후계자’ 가 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문)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가 지난 주 막을 내렸는데, 이제는 김정은을 ‘후계자’로 불러도 될까요?

답) 그렇게 불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김정은은 지난 9.28 노동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김정은은 이 대회에서 ‘인민군 대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당 중앙위원’ 등 세 개의 칭호를 거머쥐면서 사실상의 후계자로 떠올랐습니다.

문)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김정은이 ‘사실상 후계자’에서 ‘공식적인 후계자’가 되는 것일 텐데요. 김정은이 언제쯤 공식 후계자가 될까요?

답) 현재 북한 당국이 이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를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관측통들은 김정은이 오는 2012년을 기해 공식 후계자가 될 공산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김일성 주석의 1백 주년 생일이 있는데다,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고 선전해 왔기 때문에 이 때가 유력하다는 것입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2012년까지 북한이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라고 했으니까, 그 때까지는 군사위원회 위원장이든, 최고사령관이든 총비서든 3 가지 중 한 가지는 넘겨받을 것입니다.”

문) 그 때가 되면 과연 김정은이 순조롭게 권력을 물려받을 수 있을까요?

답)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후계자 위치를 굳히기까지 적지 않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27살에 불과한 김정은이 과연 군부를 장악할 수 있을지,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민심을 어떻게 다독여 나갈지, 모두 만만치 않은 과제라는 겁니다.

문)하나씩 짚어봤으면 좋겠는데요. 우선,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없다는 것이 김정은의 가장 큰 약점이 아닌가 싶은데요?

답)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 노동당 조직지도부 지도원과 선전 담당 비서, 정치국 상무위원 등의 자리를 단계적으로 거치면서 49살인 1991년에 인민군 최고사령관직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이제 겨우 27살에 불과한데다 정치적, 군사적 경험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과연 군부를 장악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국장은 군부에는 70-80대 장군과 차수들이 수두룩하다며, 이들이 27살에 불과한 김정은의 명령을 따를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방금 얘기가 나왔지만 후계자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데, 전문가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습니까?

답)전문가들은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과거 김정일이 군부를 장악한 사례와 노동당의 군부 장악력, 그리고 군부의 후견 세력 등을 감안할 때 다소 어려움은 있어도 결국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 국민대학교 정창현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정은이 이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를 얻었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활동을 하고, 70-80대 원로들을 예우하는 한편 나름대로 50-60대 자기와 같이 갈 사람들을 등용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문)경제 문제는 어떻습니까? 김정은이 민심을 얻으려면 경제난을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요?

답)경제난 역시 후계자 김정은이 해결해야 할 큰 과제입니다. 북한 당국은 오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는데요. 북한이 그때까지 식량난과 외화난, 그리고 물가 오름세 등을 해결하면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김정은의 앞날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문) 일부에서는 경제 문제가 김정은 후계체제에 그리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구요?

답)네,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후계자가 되는데 경제 문제는 그리 큰 걸림돌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북한이 지난 20년 넘게 경제난을 겪어왔기 때문에 주민들의 기대치가 낮고, 무엇보다 북한의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겁니다.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북한 전문가인 퀴노네스 씨는 중국의 대북 투자 등으로 북한 경제 사정이 그리 나쁜 편은 아니라며 경제적 요인이 후계체제를 좌우할 핵심 요인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문)그렇다 해도, 과거와 달리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접하게 된 것도 김정은 후계체제의 새로운 변수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답)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70-80년대 김일성이 김정일에 권력을 넘겨줄 때만 해도 북한 주민들은 외부 정보에 깜깜했습니다. 반면 지금은 북한 주민들이 그때와 달리 어느 정도 외부 사정과 김정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고 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김정은 후계체제의 성패는 외부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문) 김정은 후계체제의 최대 변수는 역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답)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하고 경제난을 해결해 민심을 얻는 권력 승계 시나리오는 김정일 위원장이 적어도 5년 이상 생존해, 김정은의 든든한 바람막이가 된다는 전제 하에 세워진 것입니다. 따라서 만일 김정일 위원장이 그 이전에 사망할 경우 김정은 후계체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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