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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북한 배경 소설 낸, 아담 존슨 미 스탠포드대 교수


[인터뷰] 북한 배경 소설 낸, 아담 존슨 미 스탠포드대 교수

[인터뷰] 북한 배경 소설 낸, 아담 존슨 미 스탠포드대 교수

미국에서 출간된 북한 관련 소설이 미국 주류 언론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소설의 제목은 ‘고아원 원장의 아들 (The Orphan Master’s Son)’ 인데요,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서부 명문 스탠포드대학교 문예창작과의 아담 존슨 교수입니다. 존슨 교수를 인터뷰 한 유미정 교수로부터 소설 내용을 듣고 이어서, 존슨 교수와의 인터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유미정 기자. `고아원 원장의 아들’ 이라는 책 제목이 흥미로운데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소설의 주인공은 북한 청진의 한 고아원에서 자란 박준도라는 인물입니다. 그는 식량난으로 고아원이 문을 닫으면서 군에 차출돼 국가에서 주는 온갖 임무를 다하면서 살아가는데요, 비무장지대 DMZ에 북한이 파놓은 땅굴을 순찰하고, 이후에는 특수팀에서 일본 시민들을 납치하고, 또 영어 교육을 받고 어선에서 외국의 무전을 도청하며, 미국 상원의원 초청으로 텍사스를 방문하는 북한 사절단에 통역원으로 수행하는 일 등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준도는 텍사스 방문이 실패로 돌아가자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구요, 그 곳에서 국가적 영웅이자 그의 여배우 출신 아내 순문을 두고 북한 최고 권력자 김정일과 경쟁관계에 있는 무시무시한 가 사령관을 만나게 됩니다. 조금 설득력이 부족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준도는 격투 끝에 가 사령관을 사살하고 그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는데요, 결국 가 사령관의 아내 순문을 사랑하게 된 준도는 그녀와 자녀들을 북한 밖으로 탈출시키려 한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상당히 흥미로운데요, 그러면 저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볼까요.

문) 존슨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배경으로 한 영어 소설이 많지 않은데요, 어떻게 북한 관련 소설을 쓸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답) 저는 일반 독자로서 북한이라는 주제에 아주 매료됐습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실제에 기초한 북한 관련 논픽션들을 많이 읽었는데요, 탈북자 강철환 씨의 ‘평양의 어항’,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흥미로운 대북 관점 등을 접했습니다. 갈수록 북한의 지리, 한반도의 역사, 한국인들의 역경, 북한 정권의 어두운 부조리 (absurdity), 또 탈북자들이 겪은 경험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어요. 지금까지 북한을 주제로 한 문학작품이 많이 없다는 것이 제겐 오히려 놀랍습니다.

문) 교수님의 소설이 지금 미국에서 아주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북한은 놀라울 정도로 격리되고 동질화 된 사회입니다. 또 정치범 수용소의 암울한 현실 등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아주 독특한 곳이죠. 또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한 정권 교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큰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문) 소설을 쓰기 위해 북한에 대한 연구, 조사를 상당히 많이 하신 것 같은데요, 북한에도 직접 다녀오셨지요?

답) 네, 2007년 일주일간 관광비자로 들어 가서 아리랑 축제를 관람했습니다. 그 이전에 이미 몇 년간 북한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 상태였는데요, 한국 하나원의 탈북자들을 통해서 북한의 지방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평양에 대해서는 감이 잘 안잡혔어요. 그래서 평양을 제대로 보겠다고 갔는데, 결국 돌아다니는 것이 아주 통제돼서 제대로 보지는 못했죠. 하지만 표면적이기는 했지만 건물 색깔, 도로에 소화전이나 쓰레기통은 있는지 등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서 실제 가본 것이 아주 유용했습니다.

문) 그러면 소설의 내용에 대해 몇 가지 질문하겠습니다. 먼저 고아원 출신의 박준도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답) 북한사회의 모든 계층을 생생하게 소설 속에서 구체화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권력의 핵심인 수도 평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청진, 그리고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인 고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그런 다음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 어부, 군인, 공장 노동자, 관리, 상위층 그리고 궁극적으로 최고 권력자 김정일의 모습까지를 소설에 담은 것이죠. 주인공 준도의 이름은 영어의 신원미상의 인물 아무개를 말하는 존 도 (John Doe)를 본 딴 것인데요, 준도는 소설이 전개되면서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해 갑니다.

문) 소설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 했나요?

답) 북한에는 각 개인이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자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운명은 자신의 출신, 그리고 가족의 출신성분과 전과 등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죠. 미국 등 서구에서는 어려서부터 희망에 따라 인생의 목표를 정하라고 교육받지요. 그러면서 개인이 자기 인생의 중심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북한은 최고 지도자가 중심 인물이 되고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부차적인 대역을 맡는 하나의 이야기와 대본만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은 끊임없는 선전과 감시로 개인의 일탈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 소설에는 감시와 처벌 때문에 항상 거짓말을 만들어내야 하는 북한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는데요, 예를 들어 준도가 어선에서 정보 도청을 할 때, 동료 선원이 탈북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준도와 선원들은 수용소에 보내 질 것을 우려해 상부에 보고할 거짓말을 만들어 내는데 고심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설득력 있는 거짓말을 만들기 위해 살아있는 상어에 준도의 팔을 물리게까지 하지 않습니까?

답) 북한의 수용소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장치입니다. 그것이 정당하든 아니든 반혁명적 사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어도 교화소나 집단 비판, 정치범 수용소의 처벌을 받습니다.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감시하게 됩니다. 이처럼 생존을 위한 자기 감시(self censorship)야 말로 진정한 공포인 것입니다.

문) 그러면 소설이 북한에 대해서 얼마나 정확하게 묘사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북한 사람들이 소설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답) 실제로 얼마나 근접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저의 임무는 작가적 상상력을 활용해 독자들이 북한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소설에 대한 반응은 청진의 공장 노동자나 원산의 어부 등 계층에 따라 다를 것으로 봅니다. 현재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사람들은 제 소설의 묘사가 약하다고 할 것이고, 자신이나 가족의 생존에 당장의 위협이 없는 평양의 중간급 관리라면 소설 속의 북한은 실제와 다르다고 하겠죠.

문) 김정일 위원장 사망 후 북한에는 새 지도부가 들어섰는데요. 북한을 오래 연구하신 분으로써 북한이 변화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시는지요?

답) 제가 이 분야의 전문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에는 3세대 동안 친애하는 아버지 수령이 완전 통제하는 하나의 이야기 밖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계속 세뇌해 왔던 60년간의 이야기를 하루아침에 모두 없었던 걸로 하자, 이렇게 하기는 어렵겠지요.언제가 북한에 자유가 찾아와 소설가들이 정권이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를 쓸 수 있고, 그래서 “‘고아원장의 아들’의 얘기는 정말 틀린 것이다”라고 반박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진행자) 네, 지금까지 북한 관련 소설 ‘고아원 원장의 아들’의 저자 아담 존슨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인터뷰에 유미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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