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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 최고위원회, 본격 정치개혁 착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이집트 공공 교통분야 근로자들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이집트 공공 교통분야 근로자들

시민혁명으로 30년 독재정권이 무너진 이집트 정국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권력을 넘겨받은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는 의회 해산 등 본격적인 정치개혁에 착수하는 한편, 무바라크 전 대통령 일가의 은닉 재산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습니다. 유미정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가 시위대의 요구대로 의회를 해산하고 헌법을 개정하기로 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군 최고위원회는 어제 (1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의회 상원과 하원을 해산하고 현행 헌법의 효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군 최고위원회는 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이 치러질 때까지 6개월 동안만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위대는 그동안 친 무바라크 인사들이 의석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 해산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현행 헌법 역시 야권 인사의 대선 출마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야당의 창당도 규제하고 있어서, 시위대는 효력 중단을 요구했었습니다.

문) 헌법 개정은 어떻게 이뤄집니까?

답) 개헌위원회가 앞으로 열흘 안에 헌법 개정안을 마무리하면 이에 대한 국민투표가 두 달 안에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이집트 시민혁명에 기여한 사이버 활동가들이 군 최고위원회 지도자들을 면담했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문) 네, 이번 시민혁명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부상한 와엘 그호님 구글 임원과 블로거 아므르 살라마를 포함한 8명이 군 최고위원회의 마흐무드 헤가지 장군과 압델 파타 장군 등 2명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호님과 살라마는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군부가 이집트를 통치하지 않을 것이고, 민간 정부로 향하는 길로 매진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문) 그런가 하면 부패로 얼룩진 무바라크 정권에 대한 전방위 조사가 착수됐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답) 군 최고위원회와 과도내각 주도로 무바라크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 비리와 부패 혐의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총 은닉재산 규모는 해외 부동산과 국영기업 민영화 대가로 받은 비자금 등을 합쳐 총 7백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 무바라크 정권 하에서 충실한 심복 노릇을 해온 최측근들에 대해서도 부정부패 혐의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문) 군 최고위원회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이 같은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어떤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답) 야당 지도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야당 지도자인 아이만 누르 알-가드당 대표는 군 최고위원회의 조치가 시위대를 만족시킬 것이라며, 이는 혁명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러면 시민들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이집트 시내가 많이 정상화 됐는지요?

답)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로 부상한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 일대에는 시위 이후 처음으로 어제 (13일) 차량통행이 재개됐습니다. 시민들은 광장 주변에 설치했던 텐트를 철거하고 보도를 정비하거나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이집트에 완전한 민주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광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그 동안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환경에 시달려온 공공 부문 근로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일상 복귀를 촉구하는 군부와 마찰이 예상된다고요?

답) 네, 그렇습니다. 국영은행인 이집트국민은행(NBE) 본점 직원들이 오늘 (14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는데요, 이에 맞서 이집트 중앙은행은 전국 은행을 대상으로 휴무를 지시했습니다. 이집트 군부는 오늘 (14일) 노동조합의 모임을 금지하고, 혼동과 무질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을 경고할 것이라고 군 소식통은 전하고 있습니다. 어제 (13일)도 카이로 국영기관과 알렉산드리아 항구 등에서 일하는 공공 근로자들이 자신들이 속한 기관의 임원 사퇴를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구요, 경찰관 수백 명도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민혁명으로 30년간 장기집권 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된 이집트에서 군 최고위원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정치개혁이 시작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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