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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중간선거 패인, 경제 문제가 핵심


문)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답) 경제 문제가 가장 큰 몫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유권자들은 집권 민주당에 큰 실망감을 보였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8천억 달러 이상을 쏟아 부었지만, 경제가 회복될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업률이 줄곧 10%대에 육박하고 있고 주택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 하지만 민주당도 나름대로 할 말이 있지 않겠습니까?

답) 물론입니다. 무엇보다 경제 위기가 조지 부시 전 공화당 행정부에서 비롯된 것이고,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뒤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겁니다. 국민들이 흡족할 만큼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참고 기다리면 나아질 것이라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문) 민주당의 전략이 유권자들을 움직이지 못한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주장이 객관적으로 볼 때 사실일지는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별로 호소력이 없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온 국민이 경제 문제에 골몰해 있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개혁과 기후변화 같은 전통적인 민주당의 국정과제에 힘을 쏟은 것도 유권자들의 불만을 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멕시코 만의 석유 유출 사건을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한 점도 유권자들에게는 큰 감점 요인이 됐습니다.

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문제도 이번 선거에서 큰 논란이 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의료개혁법이 시행되면 재정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더 커질 것이라는 비판이 공화당을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됐습니다.

문) 하지만 재정적자 문제는 공화당도 자유로울 수 없는 사안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전임 부시 행정부 때부터 다시 늘어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에 들어와서 공화당은 재정적자를 이유로 민주당의 경기부양 법안에 줄곧 반대해왔습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물론 있었지만, 공화당은 이런 전략을 통해 재정적자 문제에서 정치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문) 공화당의 ‘티 파티’ 운동이 큰 세력을 얻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 였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보수 풀뿌리 운동인 ‘티 파티’가 재정적자를 반대하고 작은 정부를 주장하면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경기 침체에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겁니다. ‘티 파티’ 운동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민주당 정치인과 지역구민들이 만나는 자리에 몰려가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티 파티’가 지지하는 후보들이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 후보들로 뽑히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들의 주장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상원에서도 민주당과 의석 수 차이가 크게 나지 않게 된 만큼 앞으로 공화당의 목소리가 더 커지지 않을까요?

답) 물론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정과제들이 의회에서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공화당과의 타협이 불가피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자신의 국정과제들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 봤다면서 공화당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미국 국민들이 경제 상황에 대해 매우 실망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다고 인정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그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겠군요.

답) 공화당이 일자리를 없애는 세금 인상을 모두 중단시키겠다고 공약해왔기 때문에 세제 개편을 비롯해서 재정적자 해결 방안을 다시 검토해야 할 겁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지지하고 있는 의료개혁법에 대해 공화당 지도부가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왔는데요, 이 문제를 둘러싸고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 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의료개혁법의 일부 수정 가능성을 내비치기는 했지만 의료개혁법 자체를 처음부터 재검토할 뜻은 없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문) 민주당과 공화당이 의회에서 대립각을 더 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던데요.

답) 그런 관측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 중도 성향의 정치인들이 줄어든 대신에 민주당에서는 진보 성향이 강한 정치인들이, 그리고 공화당에서는 ‘티 파티’와 연계된 정치인들이 더 힘을 얻게 됐습니다. 따라서 정치적 타협보다는 대립이 만연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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