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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정부 대학 학자금 지원 대폭증가


미국에서 경기 침체의 여파로 대학 등록금이 빠른 속도로 인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정부가 그 보다 더 큰 폭으로 학자금 지원을 하고 있어 학생들이 실제로 내는 등록금은 5년 전보다 적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먼저 미국 대학 등록금이 어느 정도 올랐는지 알아볼까요?

답)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대학협의회, 일명 칼리지보드가 지난 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4년제 공립대학교의 올해 등록금은 지난 해에 비해 7.9 % 올라 평균 7천6백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다가 기숙사비 등을 더하면 학자금 총액은 1년에 1만6천1백40달러로 급등하는데요,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24% 인상된 수치입니다.

문) 미국 사립대학들은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한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답) 미국 사립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4.5%로 공립대학 보다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학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까 등록금 평균 액수는 2만7천2백93달러로 공립대학의 약 3배에 달하구요, 여기다 기숙사비 등을 합치면 연간 3만 7천 달러에 이릅니다.

문) 미국은 현재 몇 년째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 아닙니까? 그런데도 대학 등록금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네, 역설적이게도 경기 침체가 주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공립대학들은 주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데요, 경기 침체로 주민들로부터 걷어 들이는 세금이 줄어들게 됐고, 이에 따라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립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도 줄어들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공립대학들은 주 정부의 지원이 줄어든 만큼 등록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들을 예로 들면, 주 정부가 재정난에 봉착하면서 지난 2년간 주립대 지원금이 20% 감소한 반면, 수업료는 몇 년간 연 10% 정도 인상됐습니다. 사립학교들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경기 침체로 기부금 등이 줄어들자 등록금을 올리게 된 것입니다.

문) 미국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라구요?

답) 그렇습니다. 등록금이 빠른 속도로 오른 만큼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학자금 지원액도 증가해서 학생들이나 부모들이 실제로 내는 등록금은 오히려 5년 전 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연방정부가 얼마나 많은 지원을 했길래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인가요?

답) 미국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학자금 지원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펠 그랜트’ 입니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정액의 학비를 무상으로 보조해 주는 프로그램인데요, 2009년과 2010년 사이 연방정부로부터 펠 그랜트를 받은 학생이 7백70만 명으로, 금액은 무려 2백8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1년 전에 비해 1백억 달러나 늘어난 규모입니다.

문) 펠 그랜트가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중산층 학생들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답) 그렇지 않습니다. 연방정부는 세금 공제를 통해 중산층 학생들을 돕고 있는데요, 세금을 많이 낼수록 돌려받는 금액도 늘어나게 됩니다.

문) 하지만, 모든 미국 학생들이 다 이 같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요?

답) 그렇습니다. 전체 미국 대학생의 3분의 1 정도는 등록금 전액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하는데요, 해마다 가파르게 인상되는 등록금에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문) 좀 더 구체적으로 학생 1인당 어느 정도의 혜택을 받는 것인지 궁금하군요?

답) 펠 그랜트와 세금 공제 혜택 등을 모두 고려하면, 주립대학 학생들이 지원받는 액수는 약 6천1백 달러 입니다. 사립대학의 경우에는 그 액수가 1만 6천 달러입니다.

문) 그러니까, 미국 대학의 등록금이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지만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액수가 그만큼 크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적은 돈을 내고 있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주립대학을 예로 들면, 등록금 평균 7천6백 달러에서 지원받는 액수 6천1백 달러를 빼면 실제로 내는 등록금은 1천5백 달러 정도인데요, 이 액수는 물가인상률을 고려하면 5년 전에 내던 등록금 보다 적은 액수라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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