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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안함 조사 결과에 여전히 유보적 입장


중국 정부는 오늘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여전히 평가,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1차적인 정보를 확보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는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중국 외교부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조사 결과에 대한 평가, 분석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마자오쉬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천안함 사건은 매우 복잡한 사건이라고 전제하고, 중국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1차적인 정보를 확보하고 있지 않으며, 한국 정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대해 여전히 진지하고 신중하게 연구하고 각 분야의 정보를 평가분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자오쉬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책임있는 국가로서 한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진행한 조사 결과와 각국의 반응을 매우 중시한다면서, 사건의 옳고 그름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한국 내 일각에서는 원자바오 총리가 서울 방문 중 한 발언을 놓고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변화와 진전이 있었다는 분석도 있었는데요, 중국 현지에서는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답) 중국 정부와 언론, 전문가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근본적인 입장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주말 한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압박에도 북한에 대한 비난에 공개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대북 제재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지도 않았다는 게 중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은 지난 30일 한-중-일 정상회의 폐막 소식을 전하면서 원자바오 총리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우선적으로 강조했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뽑아, 한국과 일본 언론의 보도와는 강조점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의 대북 제재 동참 요청에 원자바오 총리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원칙론을 편 것은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밖에 중국 관영 국제전문 신문인 `환구시보’가 어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동북아시아에서 과거 지위를 회복할 수 있으며 무기를 판매해 거액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 것도 현재 천안함 사태 국면을 보는 중국 내 분위기를 보여 주고 있는데요, 즉 중국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취하고 있는 입장에는 미국과의 경쟁구도에 대한 고려도 깔려 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문) 그런데, 중국 관영 언론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일본의 책임론을 폈다면서요?

답) 네, 관영 국제전문 신문인 세계신문보는 어제 천안함 사건 이후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 상황은 북한 혼자서 초래한 것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 일본도 상당한 원인 제공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과 미국 등은 천안함 사건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북한을 위협하고 이에 대해 북한도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현재로서는 한반도의 위기 상황에 해결책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규모와 역량이 적은 북한으로서는 물러설 공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역량이 강한 한국과 미국, 일본이 좀더 양보하는 것이 국면 전환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중국 정부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줄곧 1차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이것이 뭘 뜻하는지 궁금합니다.

답) 마자오쉬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확보하지 못한 1차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묻는 물음에 즉답을 피하고,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주 한국 방문 기간 중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1차 정보의 내용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1차 정보가 의미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천안함 침몰 전후의 항해 시간과 지점 등의 기록과 영상, 그리고 미국 쪽의 북한 군 영상 정보와 당시 북한 해군의 동향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문) 러시아가 한국에 천안함 사건 조사단을 파견하면서, 중국도 조사단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 있는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답) 마자오쉬 대변인은 오늘 중국이 러시아처럼 전문가 조사단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즉답을 하지 않고, 중국은 유관 당사국들과 밀접한 대화와 소통채널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채널은 늘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의 옳고 그름을 가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중국 외교부와 원자바오 총리의 발언에서는 조사단을 통해 천안함 침몰 원인과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를 따져 보자는 의미도 깔려 있는 것으로 중국의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정부로서는 자국 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만일 한국 정부의 발표와 다르게 나올 경우엔 한국의 입장과 중-한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그대로 공개하기가 난처할 것으로 중국 내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북한의 소행으로 기울 경우에도 지금까지 중국이 취해온 태도를 놓고 봤을 때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의 수위를 낮추려 할 것으로 중국의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는데, 양국이 천안함 사건도 논의하게 되겠죠.

답) 네. 중국 외교부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오는 4일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양제츠 부장과 국제와 지역 문제, 양국 문제와 관련한 공통 관심사항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중국 지도자들도 예방한다고 마자오쉬 대변인은 밝혔는데요, 이번 중-러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무엇보다 천안함 사건 대응과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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