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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24시] 재해 속 이례적 독립기념일…향후 4년간 실업률 최소 6% 전망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미국의 일부 재해 지역을 중심으로 불꽃놀이 없는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공화당 대권 주자인 미트 롬니 후보가 연방 건강보험 개혁법의 벌금 규정은 세금이 맞다는 주장을 펴서 말바꾸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밖에 앞으로 4년간 실업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과 지난달 미국의 각종 경제 지표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지난 4일, 미국에서는 바로 어제가 독립기념일이었는데, 최대 행사인 불꽃놀이가 취소된 곳이 적지 않았죠?

답) 그렇습니다. 이미 예고가 됐었는데요. 그래도 막상 행사 당일이 되자 일부 정전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동부 지역은 물론이고요. 무려 20개 주에 속한 크고 작은 도시들에서 불꽃놀이 행사 없이 독립기념일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해마다 화려한 불꽃놀이와 소풍으로 독립기념일을 즐기던 미국인들이 올해는 폭풍 등 재해의 여파로 이처럼 어두운 휴일을 보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 미 동부 지역의 경우 좀처럼 자연 재해를 겪지 않던 곳인데, 무척 이례적인 독립기념일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답) 맞습니다. 지난주 발생한 폭풍 피해로 모두 2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기에 한꺼번에 30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는데요. 완전한 전력 복구에 시간이 걸리면서 전기 없이 무더위를 나는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됐습니다. 때문에 메릴랜드주에서는 락빌과 게이더스버그, 몽고메리, 저먼타운 등 주요 도심에서 불꽃놀이 행사가 진행되지 못했고요. 버지니아주도 버지니아 비치와 서폭 등 해안가 지역은 물론이고요, 페어팩스와 알링턴 카운티도 경찰과 소방 인력의 원활한 긴급 복구를 위해 축제 행사를 일부 취소했습니다.
문) 전력 복구 상황은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답) 독립기념일인 4일 오전 까지만 해도 70만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전력 회사들은 휴일에도 아랑곳 없이 끊어진 전선을 잇고 고장난 변전기를 교체하는가 하면 쓰러진 나무를 치우는 작업을 계속 벌였습니다. 전력 회사들은 이제 90% 가량 복구가 이뤄졌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니까 아직도 30만 가구는 정전 상태라고 봐야 합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을 맞아 시민권을 받은 현역군인 25명을 초청하는 특별한 행사를 갖기도 했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일 백악관에 이들을 초대하고 이민은 미국을 더욱 강력하게, 또 풍요롭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오바마] "Immigration makes America stronger, immigration makes us more prosperous, and immigration positions America to lead in the twenty-first century -- and these young men and women are testaments to that."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민이 미국의 21세기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시민권을 받은 남녀들이 바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정치권 소식으로 가 보죠.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 관련 발언으로 주목을 받고 있군요?

답) 네. 이제 공화당의 정식 대통령 후보 지명만을 남겨 놓고 있는 미트 롬니 전 주지사가 건강보험 문제에 대한 입장 변화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롬니 전 주지사는 4일 CBS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서 건보개혁법에 포함된 보험 의무가입 조항, 특히 이를 위반했을 경우 부과하는 벌금은 세금으로 봐야 한다며 미 대법원의 결정과 같은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문) 롬니 전 주지사는 당초 대법원이 결정을 잘못했다면서 비판했던 것 같은데요?

답) 맞습니다. 지난달 28일이었죠? 미 연방대법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에 대해서 합헌 판결을 내놓았을 때 처음 롬니 전 주지사가 나타냈던 반응과는 사뭇 다른 양상입니다. 당시에는 대법원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건강보험 의무가입 위반자에 대한 벌금은 세금이 아니라 벌금이 맞다고 분명히 밝힌 적이 있었거든요? 롬니는 그러나 연방 대법원은 미국의 최고 법원이기 때문에, 대법원이 세금이라고 규정하면 그것은 세금이 맞다고 말했습니다.

문) 롬니 후보가 굳이 자신의 말까지 바꾸면서 벌금을 세금으로 인정하는 이유는 뭘까요?

답) 아무래도 세금 인상이나 추가 세금 부과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기본 노선을 따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됩니다. 사실 미 대법원의 합헌 판결이 나온 직후 공화당의 입장은 롬니와는 조금 달랐는데요. 벌금을 세금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국민들의 추가 부담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대법원의 결정을 정면으로 반박하기 보다는 그 결정에 따른 불합리성을 들고 나왔다고 봐야하겠는데요. 아무래도 롬니 측에서도 그쪽을 공략하는 것이 선거 정국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문) 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도전하는 후보가 쉽게 말바꾸기를 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답) 오바마 대통령 재선 진영에서 바로 그 점을 공략하고 나섰는데요. 롬니의 말바꾸기 행태를 즉각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미트 롬니 전 주지사의 경우 건강보험과 관련해 일종의 약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자신이 주지사로 있던 매사추세츠 주에서 이미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과 비슷한 법을 시행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도 건강보험 개혁법이 롬니 전 주지사의 정책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보니 롬니가 이에 비판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입니다. 그러니까 최근 이에 대한 비판은 결론적으로 자신이 과거 추진했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되고 만 겁니다. 따라서 롬니의 이 같은 태도 변화와 말바꾸기 행태가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한 대목입니다.

문)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서 여전히 암울한 전망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앞으로 최소한 4년동안은 미국 실업률이 6%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AP통신이 미국의 민간과 기업, 학계 전문가 등 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실업률 6%는 노동시장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그러니까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업 문제가 여전히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내다본 것입니다.

문) 그렇다면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도 실업 문제가 역시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결국 일자리 문제와 경제 상황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집권기나 혹은 롬니 후보의 첫 임기에서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직접적인 금융위기를 벗어난 뒤로도 7년간이나 고질적인 실업난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인데요. 또 만일 그렇다면 미국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오랫동안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문) 경제 관련 소식 몇가지 더 살펴보죠.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발표됐는데 어떻게 나왔습니까?

답) 네. 미국의 6월 다섯 째주, 그러니까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새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37만4천건인데요. 전주 38만8천건에서 1만4천건이나 감소한 것입니다. 그 만큼 실직자들이 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지난 5월 중순 이후 가장 적은 규모입니다.

문) 미국에서 민간 부문 고용도 적잖이 늘었다고 하죠?

답) 맞습니다. 지난 6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 폭이 당초 시장의 예측을 웃돌았는데요. 노동부 통계는 아니고요. 미국 고용분석업체 측은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이 17만6천명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1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꽤 많이 늘어난 것입니다. 또 전달인 5월의 13만 6천명보다도 훨씬 많습니다.

문) 고용 분야에서는 모두 반가운 소식들인데, 기업체들의 서비스업 전망 지수는 떨어졌군요?

답) 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지난 6월 서비스업 지수가 52.1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서비스업 지수는 5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을 보일 것이라는 의미이고요. 50보다 낮으면 악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항목별로는 신규 주문지수가 전달의 55.5에서 53.3으로 떨어졌지만 고용지수는 50.8에서 52.3으로 상승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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