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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24시] 중동부 폭풍·폭염 피해 심각…오바마 지지율 상승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오늘도 천일교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 와 있습니까?

답) 지난 주말 미국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폭풍 피해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적잖은 인명피해가 났고요. 아직까지 전기 공급이 끊긴 곳도 적지 않습니다. 전반적인 피해 상황 알아보고요. 콜로라도 주 산불이 어느 정도 진화에 성공하면서 이재민들이 잿더미로 변한 집과 삶의 터전을 되돌아봤습니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 합헌 판결을 둘러싼 여파, 뉴욕시에 대한 미 청량음료업계의 반란 소식 등도 전해드리겠습니다.

문) 그럼 먼저 미 동부 지역 폭풍 피해 소식부터 알아보죠. 상황이 어느 정도로 심각합니까?

답) 미국 재난 당국이 이번 기습 폭풍을 허리케인에 맛먹는 위력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강력한 비와 바람을 동반했고 피해가 컸다는 의미인데요. 지난달 29일밤과 30일 새벽에 몰아 닥친 강풍으로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지역을 비롯한 동부지역, 중부 일부 지역에 산발적인 피해가 났습니다. 특히 DC와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주, 그리고 동북부 지역인 오하이오주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문) 인명피해가 적지 않아서 더 안타까운 상황이죠?

답) 맞습니다. 지금까지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물론 폭풍으로 인한 피해뿐 아니고요. 지난 주말을 전후로 한 폭염 피해도 한몫 하고 있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상당수는 10살 미만의 어린이와 아기들로 밝혀져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문) 주로 어쩌다가 인명 피해가 난 겁니까?

답) 시간당 100킬로미터 안팎의 강풍이 불어대면서 가로수나 담장이 쓰러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숨진 사람들 대부분이 쓰러진 거목에 깔리거나 바람에 날아 든 나무 파편 등에 맞은 경우였습니다. 또 물이 잠긴 전기 시설에 발을 잘못 디뎠다가 감전사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버지니아 6명, 메릴랜드 2명, 웨스터버지니아와 오하이오, 뉴저지 주에서도 한 두명씩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여기에 실종자도 일부 보고되고 있어서 정확한 집계는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문) 또 이번에 심각한 것이 정전피해인데, 지금 어느 정도나 복구가 이뤄졌습니까?

답) 기습적으로 몰아닥친 폭풍에 주요 전력회사들의 전기 공급 시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주로 가로수들이 전선을 덮쳐 끊어버리는 바람에 단전되는 경우가 많았고요. 변압기 시설이 폭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4개 주에서 거의 400만 가구에 한꺼번에 전기 공급이 끊겼습니다. 주요 전력 회사들이 긴급 복구 인력을 투입해 몇일째 밤샘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200만 가구 가까이에 전기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워싱턴 일원만 해도 펩코와 도미니언 일레트릭 등이 열심히 복구작업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거의 5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전기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문) 가뜩이나 무더위가 이어져서 불편이 말이 아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정전이 되면 기본적으로 냉방기가 가동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 연일 섭씨 40도까지 오르는 무더위를 집안에서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고요. 각종 음식을 보관해 둔 냉장고도 무용지물이 돼서 음식물이 상해 버리기 쉽습니다. 이밖에도 기본적인 취사와 목욕 등 여러 불편으로 인해 아예 집을 떠나서, 피해가 없는 지인들의 집으로 피난을 가거나 공공 시설로 대거 몰린 상황입니다.

문) 또 한때 전화까지 불통이어서 역시 불편이 만만치 않았죠?

답) 맞습니다. 정전으로 인해 통신 중계기들까지 작동이 중단되면서 30일 하루 이동 전화 불통으로 인한 불편이 적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전기 공급이 끊긴 지역에서는 상점들 뿐 아니라 주유소들도 영업을 하지 못했고요. 통신 장애 때문인지 전기가 공급되는 지역에서도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폭풍으로 집중 피해를 입은 메릴랜드주의 마틴 오말리 주지사는 차라리 허리케인이었다면 대비 기간은 있었을 텐데, 이번에는 그럴 여유가 전혀 없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문) 또 어떤 피해들이 있었습니까?

답) 30일 뉴욕을 출발해서 시카고로 향하던 미국의 대륙횡단열차 암트랙이 폭풍 피해로 중간에 운행을 중단하면서 승객 250여명이 20여 시간 동안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또 교통 신호기도 작동이 중단되면서 특히 주요 교차로 등에서 차량 통행에 애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오는 4일 독립기념일에 또 한차례 강한 폭풍이 예보돼 있어서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문) 다음 뉴스도 역시 재난 관련 소식인데요. 콜로라도주 산불 피해 상황은 현재 어떻습니까?

답) 불길이 좀 잦아들고는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도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진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잠시 둘러볼 수 있도록 경찰이 1일 하루 일시적으로 허가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잿더미로 변한 집과 시설들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망연자실한 표정이 텔레비전 뉴스 등을 통해 방영됐는데요. 이번 불로 콜로라도 스프링스 주변 왈도 캐년에서만 70여 제곱킬로미터 면적이 불에 탔고요. 주택 346채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문) 아직도 불길이 계속 번지고 있습니까?

답) 소방 당국은 다행히 큰 불줄기는 잡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11곳에 계속 불씨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벌써 몇 주째 소방 대원과 주 방위군 등이 동원돼서 진화 작업에 애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폭염이 계속되면서 말라붙은 나무들로 삽시간이 불길이 번지고 있어서요. 진화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법이 지난주 미 연방 대법원으로부터 합헌 판결을 받았는데,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요?

답) 지난 주말과 휴일, 미국 각 텔레비전들의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역시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법의 합헌 결정을 둘러싼 현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는데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공화당과 민주당, 또 백악관 당국자들간의 설전이 뜨거웠습니다.

문) 그럼 우선 백악관 측의 입장을 들어볼까요.

답) 네. 잭 류 백악관 비서실장이 CNN 텔레비전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요. 국민들은 이제 정치권이 논란을 끝내고 법을 이행하기 원한다면서 공화당 측의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류 비서실장은 또 ABC와 폭스 뉴스 등에도 잇달아 출연해서 건강보험 개혁법의 기본 취지와 이점 등을 소개하며 홍보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문) 공화당 측의 주장은 뭔가요?

답) 공화당은 건강보험 개혁법이 이미 국민들의 절반 이상이 반대하고 있던 인기 없는 법이라며 결국 보수층 유권자들의 반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마침 대법원이 보험 의무 가입 규정에 담긴 벌금 조항을 세금으로 정의하자, 세금 반대 운동과 결부시키고 있는데요.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서 국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은 뿌리째 제거해야 한다면서 법을 폐기한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그런데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나온 뒤로 국민들의 여론도 찬성쪽으로 상당수 기운 것으로 조사됐죠?

답) 맞습니다.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가 최근 공동으로 시행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이번 건강보험 개혁법에 찬성하는 유권자들의 비율이 48%로 나타났습니다. 판결을 앞둔 지난주 같은 조사에서는 43%만이 찬성 입장을 나타내서 반대 의견보다 적었는데요. 대법원 이번 결정으로 5% 가량의 응답자들이 생각을 바꾼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뉴욕시 당국이 건강을 이유로 청량음료 판매 제한 시책을 내놨었는데, 음료 업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군요?

답) 물론입니다. 뉴욕시 당국이 시민들의 건강권을 이유로 당분 등이 많이 섭취된 청량음료의 대량 판매를 제안하기로 했는데요. 식당이나 극장, 가판대 등에서 내년 3월부터 큰 컵 사이즈의 탄산음료나 청량음료 판매를 전면 금지할 계획입니다. 40온스 이상의 판매를 금지한 건데요. 40온스는 1리터가 넘는 양입니다. 어느 정도인지 아마 가늠이 되실 겁니다. 따라서 미국 청량음료업계가 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문) 음료 업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벌이고 있습니까?

답) 미국 청량음료업계는 뉴욕시의 이번 조치가 관련 기업들의 생존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우선 코카콜라 사 등은 단체를 구성하고 길거리 서명운동을 벌이는 있습니다. 물론 시장 후보와 시 의원 등 주요 정치인들을 상대로 한 설득작업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또 음료 선택의 자유를 강조하는 광고와 선전물도 등장했는데요. ‘40온스의 자유’라는 문구도 눈에 띕니다. 하지만 뉴욕시의 이번 발표 이후 로스앤젤레스와 뉴저지주, 매사추세츠주 등도 비슷한 조치를 내놓는 등 행정당국의 규제는 더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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