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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독재자들에게 최악의 해"


지난 21일 평양 하나음악정보센터에 걸린 김정일 위원장의 대형 영정 앞에서 주민들이 조의를 표하고 있다.

지난 21일 평양 하나음악정보센터에 걸린 김정일 위원장의 대형 영정 앞에서 주민들이 조의를 표하고 있다.

2011년은 전세계 독재자들에게 최악의 해로 기록됐습니다.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그리고 북한의 김정일 등 철권통치로 권력을 독점했던 독재자들이 권력에서 축출되거나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올들어 가장 먼저 비운의 주인공이 된 독재자는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이었습니다. 지난 1987 년 대통령에 당선돼 23년간 장기집권했던 벤 알리는 이른바 ‘재스민 시민 혁명’으로 권력에서 축출됐습니다.

지난 해 12월 튀니지에서 대학졸업 후 직장을 구하지 못했던 한 청과물 노점상 청년이 무허가 단속에 걸려 과일과 매대 등을 모두 빼앗겼습니다. 생계를 위해 당국에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자 그는 청사 앞에서 휘발유를 온몸에 붓고 분신자살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높은 실업률과 물가로 고통받던 튀니지 국민들의 분노가 촉발됐습니다. 벤 알리 대통령은 시위대를 잔인하게 무력 탄압하며 권력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올 1월 사우디아라비아로 야반도주 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은 ‘아랍의 봄’으로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 다른 독재자들의 몰락을 가져왔습니다.

30년 동안 철권통치하며 ‘현대판 파라오’로 군림해 왔던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도 시민혁명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 광장에는 연일 수 백만 명이 집결해 무바라크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30년 통치도 모자라 둘째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려 했던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결국 지난 2월 사퇴를 발표하고 물러났으며, 현재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유혈진압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1978년부터 33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왔던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도 지난 11월 퇴진했습니다. 살레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헌법으로 규정된 대통령 연임제를 폐지하고 종신집권을 노렸지만, 국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유혈진압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국내외의 사퇴 압박은 강력했습니다. 살레 전 대통령은 결국 국민의 의지에 굴복해 올 11월 퇴진 내용이 담긴 권력 이양안에 서명하고 물러났습니다.

올해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독재자는 리비아의 전 국가원수인 무아마르 가다피입니다.

가다피는 지난1969년 27살의 나이로 쿠데타를 일으켜 왕정을 무너뜨린 후 42년간 아랍권의 최장수 통치자로 군림했습니다. 가다피 체제 아래서 리비아는 오랫동안 인권 탄압과 테러 지원 등으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난과 경제 제재 조치를 받았습니다.

결국 가다피도 아랍의 봄을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리비아의 반 가다피 시민군은 미국과 영국 등 다국적군의 지원을 받아 6개월간의 내전에서 승리했습니다.

“끝까지 싸우겠다”며 해외로 망명하지 않고 버티던 가다피는 결국 지난 10월 도피 중 시민군에 붙잡혀 살해되고, 그 시신은 정육점에 전시되는 등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2011년을 마감하는 12월. 또 한 명의 독재자가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졌습니다.

수많은 북한 주민들을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하고 고난의 행군 기간 중 수 백만 명을 아사시켜 매년 세계 언론과 종교, 인권단체들이 뽑는 최악의 독재자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돼 왔던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17일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 공식적으로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으며, 후계자로 내정된 1974년부터 37년간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이어 지난 해 자신의 셋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정함으로써 전세계 어디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3대 권력 세습을 추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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