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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km 대장정” 남북 대학생 하나 됐던 4박 5일


북한인권과 안보를 주제로 하는 남북 대학생 자전거 행진이 펼쳐졌습니다.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해 임진각까지 자전거를 타고 남북 분단의 현장을 따라 240km를 달리는 여정이었는데요. 4박5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 도착한 남북 대학생들을 한상미 기자가 만났습니다.

지난 7월 2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남한 대학생과 탈북 대학생들이 함께 하는 ‘남북 대학생 자전거 행진’ 발대식이 열렸습니다.

‘지치지 않는 젊음, 대한민국을 달리다’라는 부제 아래,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과 북한인권학생연대, 그리고 고려대학교 북한연구21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진에는 짧지 않은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150여 명의 남북 대학생들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출발해 인제와 화천, 철원, 임진각 일대를 자전거를 타고 행진하며 4박 5일간 함께 생활함으로써 북한인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진솔한 대화를 통해 남북간 벽을 허문다는 취지로 기획됐습니다.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백요셉 학생입니다.

“한국 대학생들이 아직도 통일과 북한인권에 대해 시각이 올바르지 않은 것 같아요. 이런 계기를 통해서 남한 대학생들이 탈북 대학생과 함께 분단의 아픔을 되새겨 보고 통일과 국가 안보, 더 나아가 북한인권에 대해서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었으면 좋겠고.”

총 240km의 대장정 동안 참가자들은 현재 남북간의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DMZ 인근 GOP를 견학하고 탈북자와의 대화, 인권 실태를 담은 동영상 관람, 안보전적지를 탐방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4박 5일 동안 남북 대학생들은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가까워졌습니다. 총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 활동을 함으로써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경기대학교에 재학 중인 탈북자 김하나 학생입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이런 시간이 계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이런 자리를 통해서 조금 더 서로 이질감을 없앤 거 같고 좋은 시간이었어요. 대화도 많이 하고. 남북한을 떠나서 그냥 친구처럼 재미나게 지냈어요.”

지난 해 탈북해 한국에 온 임지연 양은 아직은 낯설지만 남한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참여하길 잘했다고 말합니다.

“남한 학생들이 북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고 참여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사무치게 들어요. 친구들한테 팀원들한테 많이 얘기를 해줬어요. 팀원들이 너무 신기하다고 너무 몰랐다고..”

그 동안 북한에 대해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남한 대학생들도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바로 알게 되고 또 탈북 대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북한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원광대학교에 재학 중인 심승주 학생입니다.

“북한 인권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다들 하게 된 것 같아요. 장소보다는 옆에 있는 사람들의 말이나 소감들을 통해서 더 와 닿는 것 같아요. 이런 행사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폭우와 무더위를 견디며 4박 5일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친 150여 명의 참가자들은 오늘 파주 임진각에서 해단식을 가졌습니다.

올해 처음 열린 남북대학생 자전거 행진에 참가한 학생들은 내년에도 열릴 행진을 기대하며, 또 남과 북이 하나되는 그 날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면서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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