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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 북한대사관 조문에서 김정은 지지


중국 북경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애도하며 조기를 올리는 모습 (자료사진)
중국 북경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애도하며 조기를 올리는 모습 (자료사진)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20일 중국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조의를 표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지도체제에 대한 지지 의사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을 했군요?

답) 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이곳 시간으로 오늘 오전 베이징 차오양구에 북한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조문을 했다고 ‘중앙TV’와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중국 권력서열 2위인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 서열 5위인 리창춘 공산당 중앙 상무위원,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시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 등도 후진타오 주석과 함께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조문했습니다. 궈보슝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양제츠 외교부장, 링지화 당 중앙서기처 서기 등도 동행해 조문했습니다. 후 주석과 지도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영정이 걸린 분향소에서 묵념하고 난 뒤 박명호 북한 공사에게 중국 당과 정부는 김정일 동지의 서거에 비통한 심정이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중앙TV는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도 후 주석 등 현 지도부와 함께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며 화면과 함께 전했습니다. 원자바오 총리를 비롯한 나머지 중국 당•정•군의 주요 인사들도 29일까지 이어지는 김 위원장 애도기간에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중국 지도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발표된 어제 조전을 보낸 데 이어 오늘은 직접 조문을 하는 등 신속한 모습을 보이고 있군요?

답) 네. 중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발표 당일 김정은으로의 후계를 인정하는 내용의 조전을 발표하고 다음 날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직접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조문을 하는 등 비교적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이는 북-중간 우호관계가 굳건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한편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북한의 혼란을 막고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은 조기를 내걸었고, 류홍차이 중국대사 일행은 오늘 오전 평양 만수대에서 헌화하고 북한에 중국이 보낸 조전을 전달했습니다.

문) 중국 지도부가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조문하는 것과는 별도로 조문단을 북한에 파견할지도 관심거리인데요, 어떻게 예상되고 있나요?

답) 중국 정부는 조문단을 북한에 파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은 오늘 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에 조문단을 보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외국의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고 답했습니다. 류 대변인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입장을 존중해 중국도 북한에 조문단을 따로 파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따라 현재로선 중국 정부가 조문단을 보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과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감안하면 중국의 조문단 파견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문) 중국은 어제 발표한 조문에서 김정은 후계 체제를 인정한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김정은 지도체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언급하고 있군요?

답) 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조문한 뒤 박명호 북한 공사에게 북한 인민이 “김정일 동지의 유지를 받들어 노동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김정은 동지의 영도 아래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과 한반도의 장기적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후 주석의 이런 발언은 어제 중국 당•정•군 4개 기관이 북한에 보낸 조전의 내용을 재차 강조한 것입니다. 류웨이민 외교부 대변인도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김정은 동지의 영도 아래 노동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고 한반도의 장기적인 안정과 평화를 위해 전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발언은 어제 중국이 당•정•군 4개 기관이 북한에 보낸 조전의 내용을 거듭 강조한 것입니다. 또한 류웨이민 대변인은 북한의 새 지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중국과 북한 쌍방은 고위층 왕래를 유지해오고 있다며 북한의 영도자가 편리한 시기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은 김정은 지도체제에 대해 어떤 보도 태도를 취하고 있나요?

답)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대표적 관영매체들은 오늘부터 김정은 부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을 찾아 참배했다고 머리기사로 전하는 등 김정은 부위원장을 눈에 띄게 부각시키는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국영 방송 중앙TV(CCTV)는 오늘 오전부터 ‘뉴스인물’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은 부위원장의 약력을 내보내는 등 김정은 부위원장에 초점을 맞추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또 인민일보의 국제뉴스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오늘 보도에서 ‘중국은 과도기의 북한이 기댈 수 있는 후견인’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김정은이 젊다는 점에서 일부 국가들이 앞으로 북한의 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을 ‘위대한 계승자’라고 표현했다며 북한이 김정은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김 위원장 장례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더 알아보죠. 지재룡 중국주재 북한대사가 평양에 급히 귀국했다가 오늘 중국으로 되돌아 왔다면서요?

답) 네, 지난 주말부터 어제까지 행방이 묘연했던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오늘 오전 11시 40분쯤 북한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해 곧장 북한대사관으로 향했습니다. 지재룡 대사는 김 위원장의 사망이 확인된 17일 낮 급거 귀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이 19일 지재룡 대사가 아닌 주중 북한대사관의 차석인 박명호 공사를 외교부로 불러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조전을 전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 대사가 김 위원장 사망이라는 중대 사태를 맞아 북-중간 협력의 필요성에 따라 급거 귀국했고, 중국 내에서 조문단을 맞이 하기 위해 서둘러 임지로 돌아온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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