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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미국 새 예산 감축안에 민주당 반발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 정부의 부채와 예산 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가운데 민주당 측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예산 문제로 한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위한 의회 논의 일정이 연기됐습니다. 이밖에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미식프로축구연맹(NFL)의 협상 중재안 마련, 천연 생태계의 보고 하와이를 위협하는 뱀의 출현, 미 전역을 달구는 무더위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이 조금 전 메릴랜드 주립대학교에서 강연한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답) 네. 22일 메릴랜드 주립대학교 강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무엇보다 하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타협의지를 보이라고 강하게 주문했습니다. 연방 예산 지출의 삭감과 부유층과 대기업들에 대한 세금인상 등을 포함하는 대 타협안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내달 2일 부채 상한선 조정 마감 시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학생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타협의 미덕을 강조했습니다.

) 그런데 미 상원의 초당파 ‘6인 모임’에서 제안한 재정 감축안에서 해법을 마련하려던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에 또 다시 제동이 걸렸군요. 이번에는 민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6인 모임에서 최근 제안한 10년간 3조 7천억 달러 예산 감축안에는 그 동안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 오던 부유층에 대한 감세 중단은 언급되지 않은 채 사회보장분야, 즉 메디케어와 소셜시큐리티 같은 사회 안전망 예산 감축 계획이 포함돼 있습니다. 물론 지방정부 예산 지출을 줄이고 재정을 확립한다는 내용이어서 결과적으로 연방 재정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하더라도 민주당 측의 양보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 오바마 대통령이 21일 민주당 지도부와 장시간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아는데, 어떤 정치인들이 참여했습니까?

답) 네. 상원에서는 거의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과 스텐리 호이어 원내총무와 면담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사회보장분야 예산의 일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하원 민주당 지도부가 발끈하고 나섰는데요.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The US Government cannot default on its obligations. How we proceed must show…”

펠로시 의원은 미국 정부가 채무 불이행으로 파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미국의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떤 타협안도 자신은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그렇다면 상대 정당인 공화당 측에서는 이번 감축안에 대해 찬성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답) 이 부분에서 언론들의 보도가 엇갈리는데요. 우선 눈 여겨 볼 대목은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는 8월2일 전까지는 반드시 미국의 부채 상한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점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베이너 의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It would be irresponsible on behalf of Congress and the president not to be…”

베이너 의장은 의회와 대통령이 미국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무책임한 행동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이너 의장은 나아가 타협안이 하루 빨리 나올 수 있도록 현재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CNN 등 일부 언론들은 백악관에서 6인 모임 감축안에 세금 인상안을 포함시키려 하는데 대해 공화당 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들을 하고 있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래서 그런지 한때 합의가 이뤄졌다는 보도도 나왔었죠?

답) 맞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의장이 합의했다는 내용인데요. 하지만 백악관이 사실 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아쉽게도 합의된 것은 전혀 없다는 내용입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There is no deal. We are not close to a deal. We are, obviously the president is…”

카니 대변인은 타협이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을뿐더러 이에 근접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여전히 의회 지도부들과의 협상을 통해 대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 측은 아울러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단기 부채 조정안에 동의한다면 이는 대 타협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아직도 타협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고 있어서 이대로 가다가는 8월 2일 협상 마감 시한을 지킬 수 있을 지 의문이군요?

답) 의회 안팎에서는 이제 8월 2일 안에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당장 합의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법안 마련과 논의에 필요한 절대 시간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더구나 사회보장예산과 부유층 세금 인상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이어서 해법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다만 어떻게 든 타협이 이뤄진다면 급한 데로 부채 상한선을 단기로 조정해 놓고 절차에 따라 사후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또 한가지, 양당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오던 이른바 균형 예산 법안은 예상대로 상원에서 부결됐군요?

답) 맞습니다. 연방 상원이 22일 행정부가 세수입 이상은 지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른바 균형 예산 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는데요. 반대 51대 찬성 46표로 부결시켰습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전원 찬성표를 던졌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의 세를 꺾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결과에 대한 양당 지도부의 반응을 차례로 들어보시죠. 먼저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There is simply no more time to waste debating and voting on measures…”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법안은 절대로 법제화 될 수 없는 법안이었고 표결을 벌이느라 시간 끌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고 악평했습니다.

다음은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입니다.

“Too many Democrats refuse to admit that Washington has a spending problem…”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의 요구에 매사에 거부 입장만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이 14조 달러의 부채에 허덕이는 것은 정부가 돈 쓰기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파나마, 콜롬비아 등 세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미국 의회 비준 절차가 진행 중인데, 정치권에서 예산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이에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죠?

답) 맞습니다. 한국과 파나마, 콜롬비아 등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대상 국가들은 그 동안 지지부진하게 끌어 온 협정 비준동의안이 여름철 휴회 이전인 8월까지는 통과될 것으로 잔뜩 기대했었는데요. 미국의 재정 적자와 부채 등 예산 문제로 의회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결국 어려운 처지에 놓였습니다. 게다가 당초 자유무역협정에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보여 오던 공화당 의원들이 다시 신중한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공화당 의원들이 어떤 입장을 나타냈습니까?

답) 미국의 근로자들이 국제 경쟁에서 피해를 입게 될 경우 이들을 지원하도록 하는 조항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높은 미국의 고급 인력을 지원하는 일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비단 미국의 근로자들뿐 아니라 협정국인 한국 등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미국 연방 정부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 다음 소식 살펴보죠. 그 동안 미국프로축구리그(NFL)가 노사간 대립으로 파행을 겪어 왔는데, 이번에 법원이 마련한 중재안에 구단주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미식축구 하면 미국에서 일반 축구보다도 훨씬 인기가 많은 인기 스포츠인데요. 미국프로축구연맹, NFL이 노사 갈등으로 진통을 겪어 왔습니다. 구단주들이 무려 4개월간이나 훈련장을 폐쇄했었는데요. 급기야 법원이 중재에 나섰고 어제 31개 구단주들이 이번 중재안에 만장일치로 찬성했습니다.

) 법원 중재안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까?

답) 그 동안 노조 측인 선수단과 사측인 구단주들은 이익금 배당 문제와 선수들의 처우 개선 요구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었는데요. 이번 중재안은 일단 선수들이 구단 측과 우선 10년간 한시적으로 단체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단체 협상이 가능해 지면 아무래도 선수들의 요구에 그 만큼 힘이 실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후보군 등 선수 규모를 더 늘리고 시즌이 아닐 경우 훈련 기간을 줄이는 대신 새로 입단한 신참 선수에 대한 첫 해 연봉에는 제한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 아직 선수단의 찬반 투표가 남아 있는데요. 완전히 타결될 가능성은 있습니까?

답) 이번 중재안에는 선수들의 의견이 비교적 반영돼 있다는 평가입니다. 또 그 동안 훈련장 폐쇄 철회를 강력히 요구해 온 선수들의 입장에서 당장 시즌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시점도 중재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96억 달러의 이익금 배분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만큼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중재안에 대한 합의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당초 8월 7일로 예정돼 있던 세인트 루이스와 시카고 팀의 첫 경기는 취소됐습니다.

) 다음 소식인데요. 지금 미국에서는 한창 여름휴가 여행철인데, 전 세계적인 최고의 휴양지로 하와이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최근 뱀이 잇달아 발견돼서 생태계 위협이 우려되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하와이는 뱀의 유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지역인데요. 천혜의 생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섬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일 뱀을 반입할 경우 최고 20만 달러의 벌금과 3년 징역형에 처해질 정도로 철저히 규제해 오고 있는데요. 최근 잇달아 2마리의 뱀이 발견돼 하와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 이번에 어떤 뱀들이 발견됐습니까?

답) 네. 한번은 길거리에서 우연히 보아뱀이 발견됐고요.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해 열대산 비단뱀 한 마리도 포획했습니다. 이들 애완용 뱀이 어떻게 하와이에 유입됐는지 여부는 조사가 진행 중인데요. 하와이에서는 애완용 뱀을 기르는 게 금지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자 상거래를 통해 우편으로 불법 유입되는 경우도 있고 미국령 괌 섬에서 선박에 실려와 불법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 괌의 경우도 뱀의 유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난 세계 2차 대전 이후 결국 뱀의 유입을 통제하는데 실패했는데요. 이로써 괌에는 각종 조류들이 사라지고 정글에 거미와 같은 각종 곤충 떼들이 증가하는 등 생태계 교란이 일어났습니다. 괌과 하와이는 약 6천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지만 선박을 통해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감시대상이 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최근 정부 예산이 줄면서 감시 활동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하와이에는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34종의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하와이 희귀 생물들도 뱀의 위협에 노출돼 있습니다.

)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미국의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가 심각하죠?

답) 맞습니다.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근 연이어 섭씨 4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가 이어지면서 최근 2주 사이 2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더위를 먹은 열상 환자들에 대한 구급대의 출동 건수도 예년 여름에 비해 20% 가량 늘었습니다. 중서부와 남부에 걸쳐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최근에는 동부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요즘 미국의 날씨는 습도까지 높아 체감 기온은 거의 50도에 육박할 정도여서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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