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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북한에 현금 원조한 적 없어’


북한의 최대 지원국인 중국 정부가 대외원조 백서를 발간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백서에서, 북한에 원조를 주면서 현금을 제공한 적은 없다면서, 물자와 기반시설 건설 등의 형태로 원조를 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원조 내용을 밝혔군요. 매우 이례적인 것 같은데요. 먼저 그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답) 네, 중국 국무원 뉴스사무실은 오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의 대외원조 (中国的对外援助)’ 백서 발간 등과 관련한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오늘 발표회에서 푸즈잉 상무부 부부장 (차관)은 백서 내용을 설명했는데요, 중국의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원조 금액과 수치를 밝힐 수 있느냐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북한에 원조를 주면서 현금을 제공한 적은 없으며, 물자와 기반시설 건설 등의 형태로 원조를 해 왔다고 답했습니다.

푸즈잉 중국 상무부 부부장 “중국의 북한에 대한 원조는 물자와 건설 형태로 제공돼 왔고 현금을 제공한 적은 없습니다”

푸즈잉 부부장은 이어 중국과 북한은 이웃나라이고 오랜 교류의 역사와 전통적인 우의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대외원조 60년 역사는 바로 북한에 대한 원조에서 시작돼 이어졌고, 중국의 첫 번째 대외원조는 북한에 제공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북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원조가 매우 뿌리깊은 일이라는 설명인 것 같은데요. 중국 정부는 북한에 제공해온 원조 분야와 품목에 대해서는 뭐라고 밝혔나요?

답) 푸즈잉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이 오랜 기간 북한에 제공해온 원조는 주로 공업과 농업 등의 생산 분야에 집중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부 기반시설의 건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푸즈잉 부부장은 이어 중국은 북한이 농업생산 조건을 개선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고 화학비료와 경유를 원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상무부 백서와 푸즈잉 부부장이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무상원조의 내용물 중에서는 식량 원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문) 중국 정부는 북한의 기반시설 건설에도 원조를 제공해 왔다고 밝혔는데, 어떤 기반시설들에 원조를 제공했나요?

답) 푸즈잉 부부장은 북한에 대한 사회기반시설 건설 원조의 한 예로 평양의 지하철 역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원조는 모두 물자와 공정 프로젝트의 건설 형태로 제공돼 왔고 여태껏 북한에 현금을 제공한 적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굳이 북한에 현금 원조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이유는 뭔가요?

답) 북한의 오랜 동맹국인 중국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는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 상무 부부장의 발언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차 정부의 언급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문) 사실 중국이 북한에 현금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오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국제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경제난을 극복하고 부족한 물자를 외부에서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중국에 물자 원조 외에도 현금 지원을 요청해 왔다는 분석이 중국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북한이 외화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외화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 시진핑 국가부주석 등 고위 지도자들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나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마다 빠짐없이 대규모 현금 원조설이 신빙성 있게 제기돼 왔습니다. 북한 쪽은 이 같은 기회를 통해 중국에 무상원조와 함께 위안화 차관을 요구했다는 견해가 중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배적입니다.

문) 사실 그동안 중국 지도자들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현금을 제공했다는 관측이 많았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선물 형식으로 무상원조를 제공할 때 액수는 고위 지도자들의 직위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게 관례입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지난 2005년 북한 방문 때 시찰한 평안남도 대안친선유리공장은 중국이 무상 원조한 2천400만 달러를 들여 건설된 것입니다. 또 차기 중국 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2008년 6월 평양 방문 때 선물로 북한에 항공유 5천t과 1억 위안을 북한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당시 환율로 1천500만 달러 규모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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