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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한 라선에 30억달러 투자’


북한 라선특구 지역의 나진항의 모습 (자료사진)
북한 라선특구 지역의 나진항의 모습 (자료사진)

북한이 라선경제특구 개발을 위해 중국과 대규모 투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부두와 비행장, 발전소, 철도 등 라선특구의 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3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과 중국이 지난 해 말 투자금 30억 달러 규모의 라선특구 기반시설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15일 서울과 베이징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라진항에4호 부두를 7만t 규모로 건설하고 50년 간 사용권을 갖게 됩니다. 또 라선특구 내에 화력발전소와 여객기와 화물기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장을 건설하는 한편, 지린성 투먼에서 라선특구까지 55km 구간에 철도를 새로 놓을 계획입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이 같은 1단계 투자를 완료한 뒤에 라진항의 5호와 6호 부두 건설에 나설 계획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와 중국 정부 간에 이 같은 계약이 체결됐지만, 양국 모두 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언론보도 내용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의 민간 연구단체인 기은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1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두 나라가 실제로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 사실은 작년에 합의됐던 사항이잖아요. 언제 실행할 것인가의 문제였는데 김정은이 들어서면서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되니까 중국하고 합의했던 사항들을 빨리 착수해야 되겠다, 이런 것들이 작용했던 것 같고요.”

조봉현 연구위원은 북한의 새 지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계약을 서둘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991년에 함경북도 라진시와 선봉군을 합친 지역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선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경제특구 개발을 위한 사회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제도적 법률적 뒷받침도 미흡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지난2009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라선 방문을 계기로 다시 라선특구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라선특구를 가공무역과 중계무역을 전담하는 국제 무역지구로 육성, 발전시키겠다며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라선시 인민위원회 황철남 부위원장의 말입니다.

[녹취: 황철남 라선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 “라선특구는 육상과 해상 교통의 요충지인 동시에 동북아시아의 무역과 투자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0년과 2011년 잇따라 이뤄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 차례 중국 방문 이후 중국과 북한 간 중앙정부 차원에서 라선특구 개발이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해 6월 라선특구에서 열린 북-중 공동개발 행사에는 북한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중국의 천더밍 상무부장이 참석해, 라선특구 공동개발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기은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중국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북3성의 개발을 위해 동해로 나가는 출로인 라진항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기은경제연구소] “ 중국의 입장에서도 북한을 도와주고 싶다는 개념이 아니고, 창지투를 통한 경제개발을 통해 동북3성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고, 그 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것이 북한이고, 북한이 필요하다 보니까 라진항이나 라선특구 이런 것들이 중요한 것이거든요.”

중국은 동북3성 지방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상하이 등 남방으로 운송하기 위해 2008년 북한으로부터 라진항 부두 사용권을 확보했고, 그 후 보수공사와 확장공사를 벌여 1백만 t 규모의 하역 능력을 갖췄습니다.

중국은 이어 2010년 6월에는 훈춘과 원정리를 잇는 두만강대교 보수공사를 마쳤습니다.

또한 지난 해4월에는 원정리에서 라진항까지53km의2차선 도로포장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지금까지 공사가 70% 정도 진행된 가운데 최근에 차량통행을 허용해서 북-중간 물자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해 1월 처음으로 석탄 1만7천t을 라진항에서 상하이로 운송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10만t 가까운 훈춘산 석탄을 남방으로 수송했습니다.

오는 6월에 원정리와 라진항 간 도로 공사가 모두 끝나면 운송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훈춘에서는 석탄 생산 설비를 대대적으로 증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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